타임 매직 - 시간을 투자했으면 성과를 내라
리 코커렐 지음, 배윤신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일구는데 시간을 쏟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원치 않는 삶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례자들의 안식처, 에르미타를 찾아서 - 스페인에서 만난 순결한 고독과 위로
지은경 지음, 세바스티안 슈티제 사진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세상에 하찮은 만남이란 없는 것이다. 이 넓고 넓은 우주 한가운데, 지구라는 작은 행성, 거기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 그리고 같은 시간대를 지나는 우리를 위해 거대한 인연의 끈으로 묶인 소중한 이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박영자 지음 / 한길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한 신문기사를 보면 2014년 우리나라 성인 1인당 평균 341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한국사 제44권에 "1892년 구미 제국들과 수호조약이 체결되면서 커피를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기록이 있고, 고종이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관에 있는 동안 커피에 익숙해져 아주 좋아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하면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지 약 120년 가량 되었는데 이 길지 않은 기간에 소위 국민음료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이보다 더한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영국입니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인이 하루에 마시는 차의 총량이 대략 1억 2천만 잔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4잔은 기본이고, 많게는 7~8잔을 마신다고 하네요. 차가 영국에 들어온 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660년 왕위에 오른 찰스 2세와 혼인을 한 포르투갈 공주인 캐서린 베르간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캐서린 베르간자는 한 덩어리의 차와 설탕을 함께 가져왔다고 하는데요, 이 때부터 영국 왕실에 티타임 문화가 전해졌다고 합니다. 메리 여왕과 앤 여왕은 손에서 차를 내려놓지 않을 정도로 차에 중독되었다는군요.


이후 홍차는 영국의 역사와 문화, 일상생활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학창시절 배운 ‘보스턴 차 사건’과 연관해 미국 독립전쟁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고, 아편전쟁이 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18세기 초 영국에서는 '시계가 오후 4시를 치면 6시까지 영국 내의 모든 가정의 주전자가 한꺼번에 펄펄 즐겁게 소리를 내고, 도자기 찻잔에 설탕을 넣어 짤그랑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고, 현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하루도 홍차를 마시며 신문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차를 즐기는 영국인의 모습은 회화, 문학, 영화,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죠. 국내에서 많은 인기을 얻은 영국드라마 셜록에서는 심지어 셜록과 모리아티가 마주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책은 영국이 홍차를 처음 접한 17세기부터 빅토리아 시대까지를 중심으로 영국과 영국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1장 ‘홍차 아우라: 감성’, 2장 ‘홍차 스파이: 욕망’, 3장 ‘홍차 중독자: 미식’으로 구분한 23개의 꼭지 속에서 영국인의 의식주, 역사, 전통, 예술, 산업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홍차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차를 일상적으로 마시기 전 영국인들은 주로 맥주를 마셨습니다. 술이 좋아서 마신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마셨습니다. 물을 정화하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살균효과가 있는 술을 마신거죠. 술독에 빠진 영국을 구한 게 바로 차입니다. 또한 차의 천연 항 박테리아 성분 덕분에 술독에 빠진 노동자, 질병에 걸린 어린이, 조산 위험에 처한 임산부의 삶이 개선됩니다. 영국의 산업혁명 또한 차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홍차는 노동자들이 술에 취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맑은 정신으로 일할 수 있는 훌륭한 음료니까요.


영국인들이 커피나 다른 음료가 아닌 홍차를 택한 것은 영국의 날씨도 한 몫 했다고 합니다. 1년 중 200여일을 비와 안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차갑고 눅눅한 상태를 벗어나 몸을 따뜻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홍차가 적격이라는 거죠. 


하지만 커피 또한 몸을 따뜻하게 유지시켜 줍니다. 실제로 1650년 영국 최초의 커피하우스인 옥스퍼드가, 1652년에는 런던 최초의 커피하우스인 파스콰로제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왜 유독 홍차를 좋아하는 걸까요?



우선 동인도무역을 통해 커피보다 홍차의 수입이 더 수월했다는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이를 문화인류학의 시각으로 접근한 해석이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타고난 수줍음으로 중증에 가까운 대인기피증, 이른바 사교불면증을 가지고 있는데 사교적인 상황에서 불편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차끓이기가 적격이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 일부 사회학자들은 영국인의 차갑고 과묵한 기질상 커피보다는 평온함을 주는 홍차가 더 적합했을 거라고도 합니다. 영국인의 기질을 이렇게 하나로 묶어 해석하는 게 맞나 싶지만, 작가 시드니 스미스는 “차를 우리에게 내려주신 신께 감사하라! 차가 없었다면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했을 정도라니 말그대로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또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차나무가 자라지 않는 영국이 어떻게 차의 나라가 되었을까요? 당시 유럽사람들은 차나무가 중국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중국 또한 차의 종자와 묘목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독점으로 차를 수입하는 기간이 끝나자 영국정부는 차 재배지로 인도를 염두해 두고, 탐험가이자 식물학자인 로버트 브루스 소령을 인도 아삼지방의 밀림으로 보내 차나무 재배를 연구합니다. 인도에서 차 재배가 성공하자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게 되죠. 이와 함께 중국의 차 재배 비법을 빼오기 위해 스파이까지 투입해 결국 수천년간 중국이 지켜온 차의 비밀을 도둑질하기에 이릅니다.


차가 뭐길래 스파이까지 투입하나 싶기도 하고, 식민지 사람들을 얼마나 착취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결과 인도는 현재 세계 1위의 홍차 생산국이 되었고, 영국의 식민지였던 대부분의 나라는 영국의 홍차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변형해 정착시켰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즐기는 홍차 속에는 과거의 아픔도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부터 내려오는 티타임의 종류는 이른 아침 침대에서 마시는 얼리티, 아침식사와 함께하는 브렉퍼스트티, 오전일과 중에 일레븐스티, 오후에 간식과 즐기는 애프터눈티, 저녁 식사 때 하이티, 저녁식사 후 느긋한 가운데 애프터디너티,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이트티 등이라고 합니다. 영국인들에게 홍차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도 없겠구나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모든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계층은 한정적이었겠지만, 노동자 계층 또한 나름대로의 홍차 문화를 즐겼고 홍차는 그들에게 가장 저렴하게 섭취할 수 있는 삶의 위안제가 되어 주었습니다.



‘영어로 쓴 가장 뛰어난 소설’ 중 하나로 평가되는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에는 “오후에 차를 마시는 의식에 소요된 시간보다 더 기분 좋은 시간을 삶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는 대목이 나옵니다. 사실 저도 주로 커피를 마시고 홍차는 아주 간간이 마셔왔을 뿐이라 아직 홍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홍차를 더 자주 마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레스트 검프>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면 역사속 사건들과 주인공의 행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재미를 자아냅니다. 이 책은 말하자면 홍차버전 포레스트 검프랄까요? 영국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 속에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홍차의 활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중간 중간 수록된 그림들은 눈을 즐겁게 함과 동시에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해줍니다.


이 책과 함께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리수)>, <런던 미술관 산책(시공아트)>을 함께 읽으시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매력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향긋한 홍차 한 잔이 함께 한다면 더욱더 좋지 않을까요?


“맙소사! 차 마실 시간이군. 큰 사건이건 말건 차 마실 시간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박성혁 지음 / 다산3.0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MBC의 한 프로그램에서 14세에서 73세의 대한민국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당신의 인생에 가장 후회되는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여러가지 답변이 있었지만, 놀랍게도 남자 10대부터 50대까지, 여자 10대부터 40대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후회된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연령대를 살펴보면 남자 60대와 70대에서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답변이 각각 4위와 3위를 차지했고, 여자 50대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후회된다'는 답변이 3위를, 60대와 70대에서는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답변이 각각 2위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공부는 사회적 지위나 성취는 물론이고 개인의 자부심이나 내적 만족감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결과이자, 많은 사람을 후회하게 만드는 강력한 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실 평생 공부를 합니다. 평생교육이라는 말도 많이 쓰이고 있죠.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16년 간 학교에 몸을 담고,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공부는 끝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시중에 공부법에 관한 책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란 대체로 인내심을 요구하고 재미를 느끼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은 조금 특별한 책인데요, 공부에 대한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공부는 ‘머리’나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마음’의 문제라 지적합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면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다니!’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의 소제목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라 적혀 있지만 청소년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은 자주 하지만 진정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으니까요.


저자의 이력이 독특합니다. 깡촌 시골마을에서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며 주변사람들에게 "쯧쯧, 저놈 대학이나 가겠나."하는 말을 밥 먹듯 듣고 자랐습니다. 중학교 시절을 교과과정을 이해할 수 없어 초등학생용 문제집을 사서 풀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의 관심과 지도 아래 먼저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공부해 매진해 결국 서울대 법대, 연세대 경영대, 동신대 한의대에 동시 합격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순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재미없고 지루한 단계가 이어지죠. 이 단계에서 ‘이기는 사람’은 잘하게 되려면 고생을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지는 사람‘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단계가 영원한 줄로 착각하고 지레 겁을 먹습니다. 그러다보니 재미있어지는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포기해버리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취미를 시도하다 금방 열정이 시들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 같습니다. 시작할 때는 일정 수준 이상에 다다른 자신을 상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장비도 준비하고 의욕적으로 도전하지만, 기본기를 다지기 위한 지루한 시간을 못 견디고 금새 포기해 버리죠. 그 단계를 뛰어넘고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면서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 능력부족이 아니라 노력부족이라는 저자의 말이 절 뜨끔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기적의 순간은 결전의 순간이 아니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건이나 스포츠 등에서 기적을 말하지만, 그만큼 준비했기에 우리 눈에는 기적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자기 자신과 경쟁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읽은 다른 책에도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의 차별화가 아니라 나와 나의 차별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야 하며 내일의 나는 또다시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한 번은 원하는 인생을 살아라/윤태성 지음)”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이 책에도 같은 맥락의 문장이 등장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


“끊임없이 어제의 나를 이기고자 하는 겁니다. 남과 비교하면 조건에 주목하게 돼 불행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 성장에 주목하게 돼 뿌듯해져요. 내 마음 바깥에 머물던 나의 관심을 내 마음속으로 되돌릴 수 있거든요.”



저자도 한 가지 법칙을 소개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언어학과 존 그라인더 교수와 심리학자인 리처드 밴들러의 'NLP 이론'에 근거한 ‘21일의 법칙‘인데요, 많은 책에서 이미 소개된 법칙이기도 합니다. 다수의 뇌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뇌는 처음 시작한지 21일이 되지 않는 행동에 거부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 행동을 입력해놓을 기억 세포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즉 우리가 하는 행동을 뇌가 받아들이고, 그 행동을 습관으로 저장하는데 21일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찾아보니 21일의 법칙을 활용하는 사례가 꽤 많습니다. 한 스포츠업체에서는 21일 트레이닝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한 식품 업체는 21일간 저지방우유를 마시는 건강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한 의약업체에서는 21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1일을 전면에 내세운 수험서도 많습니다. 마케팅에 이용되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그만큼 뇌에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겠죠. 작은 습관부터 하나씩 도전해 보는 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대학 합격을 위한 비법서도 아니고, 공부의 목표가 단지 대학에 가는 것만도 아닙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뻔한 얘기의 반복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데 8년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돌려 말하면 유행에 맞춰 출간되는 공부 방법 책과는 많이 다르다는 얘기죠. 무엇이든 본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겠죠. 저자가 말하는 공부의 본질을 되새겨봅니다.


“잘 생각해보면, 공부의 본질은 '점수 몇 점', '등수 몇 등'이 아니에요. 그것보다는 일찍이 이 세상을 거쳐 간 무수한 사람들이 몸으로 부딪히고, 느끼고, 깨달아 겨우겨우 알아낸 지식과 지혜를 마침내 '내가 갖게 되는 것'이 바로 공부의 본질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그들이 지식과 지혜를 남겨둔 덕분입니다.“


그리스어에는 시간을 뜻하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인데요, 크로노스는 ‘흘러가는 시간’ 자체를 말하고, 카이로스는 ‘내 존재의미를 느끼는 결정적 시간’을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는 24시간인데요, 나에게 그 하루는 크로노스인가, 카이로스인가를 생각하며 마음을 잡아야겠습니다. 그러면 저에게도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속의 세계사 - 인류의 문명을 바꾼 7가지 금속 이야기
김동환.배석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 , >에서 인류 문명을 바꾼 것 중 하나로 금속을 꼽습니다. 야심차게 <, , >를 읽으려다 그 두께에 잠시 책을 덮은 분들께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금속만으로 폭을 좁혀 금속에 얽힌 역사적 사건을 두루 살핍니다. 인류의 역사를 크게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나누는만큼 금속은 인류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현재까지 발견된 금속은 75개입니다. 그 중 인류의 역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일곱가지의 금속인 구리, , , , 주석, , 수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 순서는 각 금속과 관련된 최초의 유물이 발견된 순서라고 하네요.


 

구리는 인류 역사와 가장 오랜 인연을 맺어온 금속입니다. 현재 이라크 영토에 있는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된 구리 펜던트는 기원전 9500년경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요, 그 때도 멋을 위한 욕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구리는 집 곳곳에서도 찾을 수 있는 금속이죠. 동전이 구리로 만들어지니까요. 요즘엔 워낙 카드 사용이 많아지다 보니 동전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쓰임도 줄었지만, 구리는 예전부터 화폐로 많이 사용된 금속입니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10원짜리 동전을 만들기 위한 원가가 40원이 넘는다는 합니다. 구리의 매장량도 한계가 있으니 2000년 이후로 구리 가격이 330퍼센트나 올랐다고 하는데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되다보니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캐나다 등에서는 최소 단위 화폐 화페 발행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12월에 1원과 5원 동전 발행을 중단했는데요, 이사를 가거나 가구를 옮기다보면 가끔 나타나기도 하죠.

 

납은 터키 남동부 지역에서 기원전 6500년경에 사용된 유물이 최초의 유물이라 추정되는데요. 활판인쇄술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현재도 합급 재료나 방사능 노출을 방지하는 차폐재로 사용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하지만 납은 양면성을 지닌 금속이기도 합니다. 로마 제국의 귀족들이 납을 광적으로 좋아해서 수도배관, 건축물, 포도주 잔, 식기 등에 널리 사용하다보니 결국 납중독을 일으켜 로마 제국의 멸망을 초래한 원인이 된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화장품인 박가분도 납가루가 포함되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도 있죠. 2014년에는 국내의 한 도자기 업체 제품 표면에서 납성분이 많이 검출된다는 보도가 이슈가 됐었는데요, 납중독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뒤에서 말씀드릴 수은과 함께 특히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금속이기도 합니다.

 

은을 사용한 최초의 유물은 기원전 5000년경으로 추정되는데요, 납과 마찬가지로 터키 남동부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흥미롭게도 과거 이집트에서는 은이 금보다 귀하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금은 당시 이집트에서 자체 생산했지만 은은 소아시아로부터 수입하다보니 유물들을 차마 은으로 만들지 못하고 금으로 만들었는데요, 오히려 이 시대에는 금이 훨씬 큰 가치를 지니게 되었죠. 또 많은 시간이 지나면 지금 우리가 평가하는 금속의 가치가 역전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금은 우리나라 유물에도 많이 사용된 금속인데요. 학창시절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신 분이라면 신라의 금 유물을 보셨을 겁니다. 전 세계에서 발견된 고대 금관이 총 10개인데 그 중 6개가 신라의 금관이라 하는군요. 실제로 신라는 사금 채취를 통해 황금의 나라라 불릴 정도로 많은 금 제품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도중 KBS 뉴스를 보게 됐는데요, 신라의 많은 금을 어디서 채취했는지 밝혀냈다는 뉴스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링크( http://goo.gl/nYWfrb )를 클릭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석은 기원전 3300년경부터 사용되었는데요, 청동기 시대를 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금속입니다.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주석은 구리의 단점인 강도를 크게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주석 또한 역사 속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했는데요, 수메르 문명은 인류 최초로 구리와 주석을 섞어 사용한 민족이라고 하네요.

 

아울러 주석은 러시아와 프랑스의 전쟁, 남극탐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석은 영하 13.2도 이하로 내려가면 금방 부서져 가루가 될 정도로 상태가 변한다고 합니다. 이를 몰랐던 나폴레옹의 군대는 러시아의 매서운 추위로 인해 군복 상의의 백색 주석 단추가 가루가 되어 떨어져 나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고 이는 패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되죠.

아문센과 스콧의 남극탐험 경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료 보관용으로 제작한 깡통의 입구 성분에 주석이 섞여 있었고, 남극의 추위 때문에 주입구가 헐거워져 연료가 모두 새버리고 맙니다. 결국 스콧 탐험대는 남극점을 정복하긴 했지만 복귀하던 중 모두 동사하게 되죠

 

,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청동기시대 이전에도 구리, , , 금을 사용했는데, 왜 석기시대일까요? 학계에서도 '석기시대-청동기시대-철기시대'의 삼시대법에 대한 반대여론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삼시대법이 오랜 기간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왔고, 문화 발전의 양상이 확실치 않은 문화권을 연구할 때는 이미 보편화된 삼시대법을 적용하는 게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어 여전히 중요한 시대구분 이론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류가 청동을 발견하면서 돌도끼에 이별을 고하고 청동 도끼, 청동 검을 만들어 사용했으니 이전의 다른 금속과는 다른 대접을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인류는 이제 철기시대로 접어듭니다. 철이 사용된 최초의 유물은 기원전 21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철하면 떠오르는 제국이 있습니다. 바로 히타이트죠. 히타이트는 뛰어난 야금술로 철제 무기를 개발해 주변 여러 나라를 정복합니다. 기원전 1274년에 람세스2세의 이집트와 히타이트 간 벌어진 카데시 전투 또한 이집트의 기록과 달리 히타이트의 승리라고 여겨집니다. 이집트는 청동제 무기를 쓴 반면 히타이트는 강도가 훨씬 높은 철제 무기를 사용한 게 큰 이유입니다.

 

삼시대법으로 구분한다면 우리는 아직 철기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셈인데요, 지금과 같은 철광석 생산 추세가 계속 된다면 지구상의 모든 철광석은 64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철기시대 이후엔 어떤 시대가 올까요?

 

이제 일곱 가지 금속의 마지막 금속인 수은 차례입니다. 인류가 발견한 금속 중 유일하게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라는 수은은 트로이 유적 발굴로 유명한 슐리만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기원전 1500년경의 유물이라고 하네요.


수은은 중독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죠. 최근 있었던 수은 함유 참치도 수은중독의 위험성이 일상 생활과 동떨어진 게 아님을 상기시키는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이집트에서는 수은이 화장품의 원료로 애용되었고, 불로장생의 묘약을 사랑한 진시황도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고대 문명에서 수은이 영생과 관련 있는 물질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진시황 또한 이를 믿고 황제가 되기 전부터 수은을 복용하고 몸에도 발랐다고 하니 수은의 유해성을 알고 있는 우리에겐 정말 아찔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처럼 금속을 중심으로 구분 짓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류가 석기 시대를 벗어나게 해 준 최초의 금속이 무엇이었는지, 청동기 시대를 거치며 금속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철기 시대가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금속이 인간의 삶 속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역사 속 금속의 역할에 대해 너무나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 책은 금속의 세계사를 주목하고자 한다. 인류는 금속이 움직이는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금속을 아는 것이 역사를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서점 역사/문화사 코너에 가면 OO의 역사, OO의 문화사 등 하나의 테마에서 큰 이야기를 끌어내는 책이 많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역사는 작은 여러 가지가 함께 작용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속의 세계사>에 담긴 역사적 사건도 마찬가지겠죠. 단지 금속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역사는 아니지만, 저자의 말처럼 금속의 역할을 이해하면 역사에 대한 이해 또한 더 넓어질겁니다.

 

주변을 둘러보시죠.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금속이 있는지. 그리고 금속이 없는 생활을 상상해보면 금속의 발견이 얼마나 위대한 발견인지 짐작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 책이라 몇가지만 요약해도 글이 길어지네요. 역사에 관심 많은 일반 성인이 읽기에도 학생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