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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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영단어를 외우기 위해 나는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고작 영단어 외우는 데에 사투를 벌일 것까지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의 기억력이 정말 부러울 뿐입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았던 나는 영단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무작정 노트에 단어를 적어가며 단어를 외우기도 했고 스스로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하며 강제로 머릿속에 각인시키려고 했다. 유사한 발음이나 비교적 쉬운 단어들을 연상시켜 외우는 방법도 시도해 보았다.
그나마 시도한 방법 중에 조금 효과적인 방식은 단어의 어원을 구분하여 암기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많은 어원을 다 외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어원들을 이용해 새로운 단어를 마주했을 때 정확한 뜻은 몰라도 어떤 어감으로 사용되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영어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를 이처럼 '언어 공부광'으로 만들어준 작은 깨달음은 바로 '언어는 사람 공부'라는 것이었다. 단어를 외우는 동안 단어 하나하나에 인간의 희로애락이 스며들어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단어 배우는 것이 그림이나 음악 감상 이상으로 흥미진진해진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에 남녀와 가족 간의 사랑·배신·갈등, 전쟁의 잔인함과 영웅들의 발자취, 예술과 문학의 원천이 숨어있기 때문에 단어 공부야말로 더없이 재미있는 사람 공부다. (p. 4)

언어 공부가 사람 공부라니!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영어 단어들의 유래를 풀어내며 누구나 쉽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부르는 모든 학문들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치들을 말하고 있는데(p.334) 저자 조승연은 그 답을 영어 단어의 뿌리에서 찾는다. 사람들이 왜(why), 어떻게(how) 그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를 풀어내며 그 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은 '욕망'과 '유혹'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사랑'과 '가족'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인간 사회'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예술'과 '여가'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전쟁'과 '계급'으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 '인간 심리'로 알아본 이야기 인문학으로 총 6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파생된 단어들끼리의 연관성, 비슷한 성격의 단어들로 엮어 이야기를 계속 이어 진행하기 때문에 한 번 책을 들면 다음 내용이 궁금해 다시 책을 내려놓기 어려워진다.
언어에는 크게 6가지(기호성,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규칙성, 창조성)의 특성이 있는데,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은 일정한 내용을 일정한 형식으로 나타내는 기호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역사성,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약속인 사회성에 주목하여 단어를 파헤쳐 간다.
예를 들어,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불리던 카사노바 casanova는 원래 여자들의 적이 아니라 질투 많고 가부장적인 남자, 여자의 마음을 구속하려고 억지 부리는 남편의 적이었다는 사실, 샴페인 champagne, 캠퍼스 campus, 캠핑 camping, 캠페인 champaign, 챔피언 champion이 모두 '시골', '밭'을 뜻하는 라틴어 '캄파니아'에서 파생되었다는 사실, 수도승이 입었던 의복에서 비롯한 카푸치노 cappuccino, 지금과는 정 반대의 뜻으로 사용되었던 pretty, luxury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 파생되고 변화된 단어들의 유래는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언어는 그런 역사와 동반 성장해왔다. 우리가 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하늘로 고개를 치켜든 인간의 자부심과 존엄성이 배어있으니, 그 의미만 제대로 알고 사용해도 인간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p. 339)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듯한 언어학, 역사학, 사회학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하며 이 모든 학문들이 하나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언어를 통해 "사람"을 배운다는 조승연의 신선하고 독특한 관점은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것처럼 작용한다.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언어들을 만나게 된다면 앞으로 언어를 배우는 일이 즐거울 것 같다. 흠흠, 다시 영어 공부를 재밌게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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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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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몽에서 깨어나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 모든 것이 꿈이어서 다행이라고. 이내 언제 악몽을 꾸었냐는 듯 다시 잠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뒤숭숭함에 다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모든 게 허상에 지나지 않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이런 느낌 때문일까, 우리는 차라리 꿈이었으면 싶은 끔찍한 상황을 '악몽'이라고 표현한다. '차라리 꿈이었으면'이라는 가정은 더욱 그 현실을 더 끔찍하고 비참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패트릭은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바늘이 어깨뼈 밑으로 슬쩍 들어가 가슴으로 나오는 것을 느꼈지만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굵은 실이 낡은 자루처럼 폐를 꿰매 숨을 쉴 수 없었다. 얼굴에 말벌이 어른거리는 것 같은 공포에 홱 머리를 숙이고 몸을 비틀고 허공을 휘저었다. (p. 209)

  에드워드 세인트 오번의 자전적 소설 패트릭 멜로즈 5부작, 그 첫 번째 이야기인 《괜찮아》는 주인공 패트릭의 유년 시절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패트릭에게는 악몽 같은 끔찍한 하루를 통해 그가 즐겁고 유쾌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괜찮아》는 단순히 패트릭 멜로즈의 불우한 유년시절뿐만 아니라 아버지 데이비드 멜로즈와 그의 지인과의 관계 속에서 뒤틀린 영국 상류층의 모습을 묘사한다. 인물들이 서로에게 숨기고 있는 속내와 그 사이에서 생기는 경멸, 혐오, 두려움 등의 감정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으로 다다르게 된다.

  앤을 지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그런 가치관에 대한 빅터의 상반된 태도였다. 앤은 빅터가 이중 스파이인지, 빛바랜 상류층의 본보기일 뿐인 멜로즈 부부 앞에서 자기가 그들의 무위도식하는 인생을 헌신적으로 흠모하는 사람인 체하는 진지한 작가인지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앤에게는 그들 세계의 주변부에 편입되는 뇌물을 받아먹지 않은 체하는 삼중 스파이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p. 148)






여기 있으면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해.


  아버지는 왜 그랬을까?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안 될 텐데, 패트릭은 생각했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안 될 텐데. (p. 45)

  5살 패트릭의 악몽 같은 하루는 그의 아버지 데이비드로부터 시작된다. 데이비드는 아들 패트릭에게 교육을 이유로, 굉장히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아버지의 부름에 두려워하는 패트릭의 모습을 보면 평소에도 그가 결코 아들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데이비드는 패트릭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그에게 서슴없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5살 남자아이는 그날,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데이비드는 아내 엘리너도 소유한 것처럼 대하는데, 결혼 초에 그녀에게 느끼고 있었던 정복욕을 실현시키고는 이내 시시함을 느낀다. 엘리너는 영국의 이류 속물들과는 다른 듯한 데이비드의 매력에 빠져 그와 결혼을 했지만, 점차 자신을 험하게 다루는 데이비드 모습에 술과 약을 선택하며 몽롱하게 살아가기로 한다. 아버지의 냉담과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서 패트릭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

   데이비드는 밤늦게 돌아와 계단에 앉아 있는 패트릭을 발견하면 육아실로 가라고 명령하곤 했다. 그러나 잠자리에 든 뒤 층계참 나무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었다. 그러면 패트릭이 몰래 제 엄마 방에 갔다는 걸 알았다. 인사불성이 되어 몸을 웅크리고 침대 가장자리에 누운 엄마의 무감각한 등에서 위로를 얻으려 할 것이란걸.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그들은 대기실치곤 사치스러운 방의 피난민 같았다. (p. 156)







  패트릭은 도마뱀붙이를 향해 자신을 투척했다. 두 주먹을 꼭 쥐고, 정신 집중이 자기와 도마뱀붙이를 연결하는 전화선 같아질 때까지 정신을 집중하고 도마뱀붙이 몸속으로 사라졌다. (p. 112)

  《괜찮아》를 읽으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드워드 세인트 오번이 패트릭의 감정들을 동물에 투영시킨다는 점이었다.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던 패트릭은 열린 창문의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도마뱀에 자신의 영혼을 투영시킨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픈 자신의 간절한 마음은 도마뱀붙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비 온 뒤 달팽이를 으깨 죽이는 건 공평하지 않았다. 달팽이는 물방울을 흘리는 잎 아래 생긴 작은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뿔을 뻗고 놀기 위해 나올 따름이었으니까. 뿔에 손을 대면 달팽이는 뿔을 움츠렸고 패트릭고 덩달아 손을 움츠렸다. 달팽이에게 패트릭은 어른과 같았다. (p. 31)

  소설의 도입부에서 에드워드 세인트 오번은 달팽이를 통해 패트릭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암시한다. 그저 어린아이에 불과한 패트릭에게 부모의 냉담과 무관심은 마치 우산으로 짓이겨진 달팽이와 같은 처지로 전락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아버지의 부름에 두려워하며 다가가던 패트릭의 모습은 마치 손을 대자 움츠리던 달팽이의 뿔 같아 보였고, 우산으로 짓이겨진 달팽이의 모습은 상처와 아픔으로 뒤덮여진 패트릭의 유년 시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괜찮아》라는 제목의 의미는 유년 시절을 어루만져 주지 않았던 어른들의 부재에 대한 위로가 아니었을까. 이 악몽 같은 하루에서 패트릭 멜로즈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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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 - 최고 중의 최고 엘리트 조직
제이슨 게위츠 지음, 윤세문 외 옮김, 윤종록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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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시작되었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정보가 개인의 자산이 되자 하드파워 중심의 세계는 소프트파워 중심의 세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소프트 웨어는 하드 웨어보다 훨씬 더 큰 가치와 힘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는 더 이상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를 얻기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전 세계는 또 하나의 지구, 디지털 세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세상은 국경이 없다. 초고속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비옥한 디지털 토양이 있으면 충분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하드파워를 대변하는 상징이라면 우연하게도 소프트파워 역시 다른 차원의 ICBM 원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무선 통신망의 4개 원소의 조합이다. 이제 우리 사회, 경제, 문화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 4가지의 원소를 적절히 결합하여 다양한 비타민을 만들어 역동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p. 178)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4차 산업 혁명의 성공 키워드로 '창의력'과 '상상력'을 꼽았다. 그에 따라 한국도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왜 한국에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 양성이 어려운 것일까?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의 저자 제이슨 게이츠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 양성 방법을 이스라엘 탈피오트 부대를 통해 제시한다.
  6일 전쟁의 승리에 도취해 있던 이스라엘은 욤 키푸르 전쟁에서 쓴맛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에는 없는 혁신적인 무기를 만들기 위해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로 혁신 방향을 바꾼다. 그들은 생물학적 나이인 20대에 정점을 찍는 창의력에 주목하게 된다. 창의적인 상상력, 방대한 지식과 깊은 이해를 요구하며 20대들의 도전 정신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한다. 탈피오트 부대를 창설한 이스라엘은 소프트파워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 '리더십'을 가진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스라엘 학생들은 일류 대학 입학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탈피오트 부대에 들어가기 위한 꿈을 가진다.






  "우리는 적어도 특정 시점까지는 학생들에게 정형화된 길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그들이 훗날 다양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처 가능한 능력과 가치를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탈피오트의 철학인 독립적인 사고, 호기심과 동기부여가 이러한 측면에서 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다." (p. 100)

  탈피오트 부대에 들어가기 위해 이스라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든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호기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교사들은 단순 지식이 아닌 배움의 과정을 훌륭히 도와주는 역할을 도맡아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설령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이른 시간에 그들의 방향이 틀렸음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방대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주입해 학생들이 처음 직면한 문제를 배우지 않았다며 기피하려고 하는 한국의 교육 현실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탈피오트 부대에 들어간 학생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에서 리더십을 배운다.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경쟁 사회 구도 속에 놓여 있음에도 리더십 발휘를 요구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친다. 탈피오트 부대에 들어가기 위한 자질을 판단하는 자리에서 그들은 '타인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는가? 그것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당신은 뒤처지는 당신의 동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가? 당신은 프로젝트나 활동들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동료들과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다양한 사고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학생들은 호기심을 자극받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사고의 '다름'에 대해 규정 받지 않기 때문에 타인과 다른 사고를 한다는 것에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정말로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것은, 군대에서 제대한 학생들이 좁은 이스라엘 땅에 갇혀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 자체에서 그들에게 1년 6개월의 시간 동안 세계 여행을 권장하며 영어와 모국어 외에도 또 다른 언어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학생들의 자기 계발을 위해 국가는 아낌없이 지원한다. 이 지원에 힘입어 탈피오트 출신 학생들은 제대 후 사회 여러 분야에서 공헌하게 된다. 그들은 군사, 우주, 항공, 기계, 기술, 의료분야, 소프트웨어 생산, 그리고 창업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탈피오트에서 배운 것들을 모조리 쏟아붓는다.







   탈피오트는 계속해서 리더를 만듭니다. 탈피오트는 독창성에 역점을 둡니다. 탈피오트는 사람들에게 군의 어떤 부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게 한 뒤에 그들이라면 어떻게 다르게 일을 할 것인지 묻습니다. 그들은 항상 도전 과제를 부여합니다. 그것이 그 프로그램의 유전자 안에 있습니다. (p.385)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는 개개인이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났다. 탈피오트는 미래를 내다본 설계였고 그 결과 그들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소프트파워를 가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창의력', '상상력', '혁신'에 대한 대답은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에 있다. 이제 미래에 대한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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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 - 어떻게 최고의 커리어를 얻는가
이은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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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취업 전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매년 뉴스에서 날로 늘어간다는 취준생, 청년 구직자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남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취업 전선을 앞둔 심정으로서,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기적으로 나는 스스로에게 "과연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기업들이 좋아하는 인재형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언제나 대답은 '노 NO'였다.
  그러다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멍청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지 전에, 나는 이 질문을 먼저 물었어야만 했다. 가장 근본적이고 필요한 질문을.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본질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내포한다. 이 물음은 평생을 곱씹어도 대답하기 힘든 난제다. 한 사람 안에도 무수히 다양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고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존재다. 다는 지금도 나에게서 그간 몰랐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따라서 청년 시절에 이미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면 한 번쯤 그것이 정말 정답일지 의심해봐야 한다. (p. 25)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의 저자 이은영은 컨설팅 회사 맥킨지 입사를 앞두고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후 코넬대 대학원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그녀는 '경영'의 기역 자도 알지 못했지만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지원서를 제출한다. 지원서가 통과된 뒤 면접을 앞둔 그녀는 자신이 경영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작은 호기심'은 점점 크기를 키워 그녀가 커리어를 키워나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맥킨지에서 세계 최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로, 그리고 미국 모기지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엄청났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로, 글로벌 한국 기업으로 성장한 SK 그룹으로, 마지막으로 세계 10위 규모인 중국 안방 보험까지. 저자 이은영은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했고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커리어를 가지게 된다. 그녀가 최고의 커리어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갓 회사에 입사하거나 또는 입사를 앞둔 취준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결은 단순했다. 아주 작은 호기심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던 것,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뛰어들었던 것, 상대가 내민 손을 잡았던 것. 무엇보다 나의 한계를 미리부터 결정짓지 않았던 것. 만약 내가 맥킨지에 들어가려면 MBA 출신이어야 한다거나 경영학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면, 그곳에 지원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p. 23)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저자 이은영은 자기 자신을 하나로 규정짓지 않았다.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언어학이 아닌 경영을 선택했던 것처럼, 컨설턴트의 업무와는 비슷한 듯 달랐던 기업 금융 전문가로 이직을 선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인 새로운 영역의 경험들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발을 내디뎠다. 저자 이은영은 이 과정을 '점 뿌리기'라고 불렀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펙과는 무관했다. 그녀가 말하는 점 뿌리기는 그저 어떤 관심사가 생겼을 때 일단 시도해 보는 것, 관심과 영감을 무시하지 않고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에 가깝다. (p. 181)

  지금 내가 뿌린 이 점이 나중에 다른 점과 연결되어 선이 될지 혹은 아무런 선이 되지 않은 채 그냥 점으로 존재하고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점 하나만 있어도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 있다는 생각, 나는 이것이 점 뿌리기의 핵심이라고 본다. 이런 생각이 아니었다면 나는 중국에 가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을 때에야 비로소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p. 182)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일이 내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상관없이 나를 규정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물론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호기심과 끈기, 그리고 도전. 이 세 가지가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을 찾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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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여행자의 소지품 목록
필립 한든 지음, 김철호 옮김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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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살. 처음으로 떠나는 기차 여행. 이 두 단어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으로 배낭 안에 짐들을 넣기 시작했다. 여행 내내 갈아입을 옷, 잘 하지도 못하는 화장을 하겠다며 빵빵하게 가득 채운 파우치, 난생처음 갖게 된 DSLR 등등. 거북이 등껍질처럼 부풀어 오른 배낭을 메고 나는 호기롭게 여행을 떠났다. 7월의 한낮은 가만히 서 있어도 등을 타고 땀이 주르륵 흘렀다. 배낭을 메고 있는 부분은 통풍도 잘 되지 않아 더위를 고스란히 껴안고 있는 셈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지친 어깨와 목은 딱딱히 뭉치기 시작했다. 호기롭게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배낭 자체를 던져 버리고 싶어졌다. 그렇게 내 생의 첫 기차 여행은 배낭과의 씨름으로 기억되었다.
  그 이후의 여행도 다를 건 없었다. 여전히 나는 배낭이나 캐리어를 짐으로 가득 채웠고 여행 중에 '이 물건을 왜 가져왔을까'라는 의문을 남길 정도로 종종 쓸모없는 것들을 담기도 했다. (무언가에 대비해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은 가끔 너무 많은 것을 챙기도록 만든다.) 이번 상하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 손에 집어 든 《자유로운 여행자의 소지품 목록》은 나를 뜨끔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나는, 자유로운 여행자가 아니었다.

  '가볍게 떠나기'라는 말의 의미를 떠올려보자. 짐 없는 여행, 한 장 나뭇잎처럼 단아하게 걸어가는 인생길. 이런 것은 어떨까? 우리 인생 여정에서 함께하는 빛, 길을 밝혀주는 빛. 가벼운 여행길.
  한 장 나뭇잎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네 삶을 소박한 여행처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짐이 없고 복잡하지 않고 산만하지 않은 여행, 집중과 의식의 여행이란 무엇일까? 가벼움과 빛의 여행이란 무엇일까? (p. 13)

  《자유로운 여행자의 소지품 목록》은 저자 필립 한든이 여러 해 동안 '소박한 여행'과 관련한 목록들을 수집한 것들을 엮은 책이다. 그는 우리가 늘 생각하듯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것을 여행으로도 정의하지만 한 날에서 다른 날로 가는 것, 탄생에서 죽음으로 가는 것도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때로는 여행자들이 직접 가방에 들고 있던 것들을, 또는 여행자들이 머물렀던 공간, 여행자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것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놓는다. 필립 한든은 이 목록들을 그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처럼 적어 놓는다.

  페이지를 열 때마다 마치 잠든 아기에게 다가가듯 느리고 고요하게 다가가길 바란다. 이 책은 누구라도 하룻밤 새에 읽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얄팍하지만, 그러면 여러분이 마땅히 누려야 할 휴식을 잃고 만다. 이 책의 갈피갈피에는 여러분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고, 당신에게 던지는 물음이 있다. 우리의 여행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우리는 여행을 떠나며 무엇을 남겨놓는가?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떠나는가? 어떻게 하면 우리의 길을 찾을 수 있는가? (p. 16)

  필립 한든이 선정한 여행자들의 기준은 굉장히 다양하다. 실존했던 작가, 미술가, 순례자는 물론이고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가 뽑은 여행자에 해당된다. ('북극제비갈매기'는 사람으로 칠 순 없겠지만) 40여 명에 달하는 여행자들의 소지품 목록은 그만큼 제각각이다. 그들이 평소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필립 한든의 설명을 읽고 그들의 소지품 목록을 읽는 순간,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행자 개개인들의 성격은 고스란히 그들의 소지품 목록에서 드러난다.
  많은 여행자들의 소지품 목록을 보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르셸 뒤샹의 주말여행 소지품 목록이었다. 그 누구보다 간단했던 그의 소지품 목록은 '짐가방은 절대 사절 / 두 겹으로 껴입은 셔츠 / 재킷 주머니에 칫솔 하나(p. 30)'였다. 재킷 주머니에 칫솔 하나라니. 이보다 더 가벼운 여행 소지품 목록을 본 적은 없었다.

  "한 바퀴 도는 원은 완성되었지만, 나는 온전히 돌지 못했다. 나는 그 기나긴 여정을 통해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p. 112 윌리엄 '리스트 히트 문'의 소지품 목록 중)

  여행자들은 가벼운 짐만큼 자유로이 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가벼이 들고 간 가방에 자신이 여행에서 깨달은 것들을(그것이 구체적이지 않아도) 하나씩 담았다. 다음 여행에는 가벼운 짐을 들고 떠나볼까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깨달은 것들로 내 가방을 가득 채워야겠다. 일상의 소중함이라든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난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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