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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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다는 아직 사십 대잖나.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마음 편하게 혼자 살지.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_p.77

  오카다 다다시는 아내와 이혼을 하고 오래된 단독 주택으로 이사하게 된다. 오랜 세월에 휘고 뒤틀렸을 손잡이와 옛날식 판유리가 끼워진 창, 특유의 간장과 된장, 장아찌가 뒤섞인, 습기 있는 냄새가 풍기며 할머니 고양이 후미가 반겨주는 오래된 집. "웰컴 투 킹덤 오브 소로." 소노다 씨는 집에 발을 들인 다다시에게 그런 인사를 건넸다.
  퇴근 이후 단독 주택을 자신의 취향대로 꾸며가고, 고양이 후미의 먹이를 챙겨주고, 집에서 원하는 요리를 해 먹는 일상을 살게 된 다다시는 우아한 삶을 살게 되었다. 어느 저녁, 오랜만에 방문한 국숫집에서 자신의 옛 연인 가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가나가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가나와 좋은 관계를 다시 형성할 즈음, 가나의 아버지가 부정맥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된다. 다다시는 아버지를 간호해야 되는 가나의 곁에서 도움을 주게 된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은 청춘의 격정이 지나간 자리에 선 중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성한 아들은 MBA를 공부하겠다며 미국으로 건너갔고, 아내와는 이혼한 뒤 오래된 단독 주택에서 살아가는 마흔여덟의 다다시의 청춘이 지나간 지는 오래다.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은 오래된 단독 주택, 그 중심에 놓여 있는 벽난로는 마치 다다시의 삶처럼 느껴진다.
  
  이 집에 군림하는 왕은 텔레비전이 아니라, 하물며 라디오도 아니고, 벽난로일 터였다. 불을 피우면 저절로 시선이 모이는 위치에 무게 있게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불을 잊은 벽난로는 지금은 차갑게 식어 커다란 입을 벌린 채 죽은 것 같은 상태다. 그래도 불이 뻘겋게 타오르면 되살아날 것이다. 그럴 터……였다. _p.179 

  다다시에게도 뜨겁게 불을 태우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 열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흐른 벽난로는 적절하게 마른 장작을 사용했음에도 연기를 내뿜는다. 예전처럼 장작을 빠르게 태울 수 없다. 빨래가 더러워졌느니 냄새나느니 이웃에서 당장 항의가 들어올 수 있어 낮에는 때지도 못한다. 나로 하여금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어 자꾸만 수그러진다. 그래서 그 벽난로는 청춘을 다한 뒤, 삶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타인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이 되는 삶. 누군가 불을 붙여줘도 확실하게 불이 뻘겋게 타오를지 확신할 수 없는 삶.
  그래서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가 가나에게 벽난로에 불을 붙여주는 기술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혼자서 여유를 즐기며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한 다다시는 자신의 인생에 가나의 재등장으로 인해 유한한 삶의 끝에 타인이 있는 삶을 그려낸다. 가나가 불붙인 벽난로는 연기를 내뿜지 않고 활활 잘 타올라 집 안을 따스히 만들어준다. 그로 인해 다다시는 우아한 삶을 살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오래된 단독주택의 주인인 소노다 씨의 삶은 또 다르게 다가온다. 슬픔의 왕국의 여왕 폐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칠십 대 후반의 소노다 씨는 유창한 영어는 물론,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매우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고 메일까지 쓸 줄 안다. 그녀의 벽난로는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굉장히 의연해 보인다.

  수명이 다했을지도 몰라요. 오카다 씨가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수컷 꽁무니를 쫓거나 쫓기거나 할 나이는 아닐 테니까 제 나름대로 죽을 때가 된 걸 깨달았다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부디 마음 쓰지 마시길. 혹시 쓸쓸하다면 있는 힘껏 쓸쓸함을 느껴주세요. 그럼 어디서 훌쩍 나타날지도 몰라요. 진짜로요. (생략) 모처럼 벽난로를 고쳐주셨으니까 독거노인(이라고 한다죠? 기왕이면 동거 노인이 나으려나)으로서 불을 어떻게 다룰지 잘 생각해보렵니다. _p.233

  청춘의 격정이 지나가고 유한한 삶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의 삶이 우아한지 어떤지는 아무도 모른다.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모습이 우아해 보일 수도 있고, 삶의 끝을 따뜻하게 빛내주는 타인이 있는 모습이 우아해 보일 수도 있다. 글쎄, 아직은 청춘의 격정을 겪고 있는 내가 어떻게 그 감정을 모두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나의 청춘의 격정이 다 지나간 뒤에,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을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야 나는 이 모든 감정들을 다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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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2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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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곰과 솜사탕을 닮은 대형견 사모예드 '솜이'와의 유쾌한 동거 이야기를 담은 마일로 작가의 ≪극한견주1≫의 단행본을 읽고 솜이와 다시 만날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극한견주2≫ 단행본이 나왔다! ≪극한견주1≫에서는 착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할 때는 언제고, 화장실 신발을 물어뜯고 음식이라면 뭐든 먹어버리는 활발한 식성의 솜이의 귀여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면, ≪극한견주2≫에서는 솜이의 귀여운 개춘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개춘기 시절의 솜이는 어땠을까?
  ≪극한견주2≫는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일로 작가의 솜이 육아 일기와도 같은 ≪극한견주2≫를 보다 보면, 내가 처음 우리 집 강아지를 키우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강아지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도 비슷해 그런 일들을 하지 않는 게 좋았음에도, 그 당시에는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으헝ㅠㅠ 내가 미안해...) 마일로 작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보였던 걸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솜이처럼 우리 집 강아지도 매우 활발했다. 몸은 조그마한 것이 어디서 그런 강철 체력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1~2살 때는 매일 산책을 해줘도 모자랄 만큼 힘이 넘치던 아이였고, 하루에 한 시간씩 달리기를 하고 와도 30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래의 체력을 회복하더라. 그래서 우리 가족은 3~4살이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 강아지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그즈음이 되면 강아지가 조금은 얌전해진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체력은 여전했고, 사고도 많이 치고, 늘 우리의 생각에서는 한 끗 벗어나 행동했다. 마일로 작가가 들려주는 솜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리 집 개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하면서 나름 안심(?)이 되었다.

 

 

 

 

  ≪극한견주2≫를 읽으면서 계속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마일로 작가의 모습에서 보이던 내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쩜,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똑같은지. 솜이는 마일로 작가의 첫 반려견이기 때문에, 확실히 강아지에 대한 상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마일로 작가가 말했듯이, 몇 년 전만 해도 강형욱 훈련사님이 등장하는 EBS <세상의 나쁜 개는 없다>라는 '강아지의 모든 것'을 담은 좋은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나마 정보를 얻을 수 있던 것이 SBS <TV 동물농장>에서 문제견들이 등장하고 늘 현명한 솔루션을 내려줬던 이웅종 소장님이 전부였다. (그때는 정말 이웅종 소장님이 우리 가족의 구세주였다.) 
  특히나 강아지 '유치'에 대한 부분은 마일로 작가와 똑같은 상황을 겪었기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터그놀이(장난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반려견과 서로 줄다리기를 하듯 잡아당기는 것)'이라는 단어조차도 몰랐던 나와 동생은 우리 집 강아지랑 베개싸움(?)을 하던 중이었다. 아무래도 강아지가 온 힘을 다해서 당겨대니, 더 신나게 놀아줘야 된다는 생각에 세게 잡아당겼고 바닥에 떨어진 이를 보고 식겁했었다. 강아지를 안고서 엄마에게 '얘는 평생 이렇게 이 없이 살아야 되냐'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음 날, 동물병원에 가서 '이갈이'시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형견의 경우에는 흔들리던 유치가 사료와 함께 삼켜질 수도 있으니 깔끔하게 발치했었다. 그리고 우리 집 강아지는 딱딱한 개껌 따위 쿨하게 씹어주시는 무적의 치아를 얻었다고 한다.

 

 

 

 

  ≪극한견주2≫에서는 유독 솜이의 어린 시절 사진이 많이 들어있다. 아무래도 솜이의 개춘기 시절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보니 독자들이 궁금해했던 어린 솜이 사진을 많이 실어주신 것 같다. 반려견과 함께 하다 보면, 하루라도 바람 잘 날 없다지만 그럼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해지는 것 같다. ≪극한견주2≫ 덕분에 우리 집 반려견과 있었던 일들을 모두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늘 유쾌한 마일로 작가의 솜이 사랑을 계속해서 만나보고 싶다. ≪극한견주≫의 다음 단행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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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일주일 지갑 - 1만 명 이상의 마이너스 인생을 플러스로 바꾼 기적의 습관
요코야마 미츠아키 지음, 정세영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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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여러 기적을 바라왔다. 오늘 이렇게 벼락치기한 내용이 내일 시험에 나오게 해달라든지, 길을 걷다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한번이라도 실물영접할 수 있게라든지, 막히는 고속도로가 금방 뚫려 내가 지각을 면할 수 있게 해달라든지 등등 많은 기적을 바라왔지만 그것이 전부 이뤄지지는 않았다. 여러 기적 중에 내가 정말 간절히 바란 기적은 '하루만이라도 내 지갑을 풍족하게 만들어주세요.' 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신이 아니라 나에게 달린 기적이었다.
  월급은 늘지 않고 로또에 당첨되는 것도 아니고 물가만 오르는데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나는 풍족한 지갑을 가질 수 있을까. ≪미라크 일주일 지갑≫이 그 기적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줄지도 모른다. 1만 명 이상의 마이너스 인생을 사는 고객을 플러스 인생으로 탈출시킨 일본의 전설적인 재테크 컨설턴트인 ≪미라클 일주일 지갑≫의 저자 요코야마 미쓰아키는 풍족한 지갑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일주일 지갑'을 사용하라는 제안을 한다. 일주일 지갑은 일주일 치 현금을 지갑에 넣어두고 그 돈으로만 생활하면서 절약을 실천하는 가장 쉬운 재테크 비법이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내가 사용한 돈을 확인할 수 있으니 한 달 단위의 가계부보다 훨씬 편하게 돈 관리가 가능하다.

 

 

  지갑으로만 돈을 관리하기에 적절하고, 생활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절약 습관이 붙으면 다른 항목으로 확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 특정한 항목이란 바로 '식비'다. _p.13 

   일주일 지갑의 원칙은 사용량이 확실하게 보이는 '현금' 사용을 기본으로 한다. 가계부를 쓰지 않고도 지갑의 현재 상태를 보면 지출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가 사용한만큼 줄어드는 지갑의 두께를 보다보면, 눈물을 흘리며 돈 쓰는 일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일주일치 생활비(식비, 여가비, 각종 공과금 등)을 빵빵하게 지갑에 들고 다녀야 하는가?   저자 요코야마 미쓰아키는 돈 모으는 재미, 저축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식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식비 줄이기'에 도전해보았고, 나는 결국 실패했다. 나의 실패 과정을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부디 이 책을 읽고 도전하는 독자들은 이런 실수는 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정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1) 나의 재정 상태 파악 및 식비 범주화

  이 책을 읽고 만일 '그러고 보니 우리 집 가계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본 일이 없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우선 가계의 재정 상태부터 점검해보자. 가계부를 꾸준히 쓰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면 일주일지갑을 활용하기에 앞서 영수증을 모으는 작업부터 시작해보자. _p.195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한번도 나의 재정 상태를 파악해본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충 이만큼 사용하면 되겠지, 라는 어림잡아 파악했던 것이 전부였다. 나의 재정 상태에 대한 파악이 시급했다. 또, 일주일지갑을 실행하기 직전 단계는 '식비'에 대한 정정의다. 저자 요코야마 미쓰아키는 집밥을 기본으로 하여 식비를 계산하도록 만든다. 이 때, 전제 조건이 따르게 되는데 '주로 혹은 대부분 집에서 밥을 먹는 가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가정의 구성원 대부분이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잦고 주말에도 외식을 자주하기 때문에 가정이라는 전제에서 '나'에 대한 개인으로 범위를 좁혔다. 
  집밥을 식비의 기본으로 한다지만, 개인으로서는 집밥에 사용하는 비용보다 외식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에 나는 외식비 및 카페 음료값, 간식 구입비 등을 식비의 범위에 넣었다. (≪미라클 일주일 지갑≫에서는 상황에 따라 커피값을 '교제비'에 넣기도 하지만, 나는 내 일상의 일부나 다름없어 모두 식비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 결과, 내가 사용한 카드 내역서와 영수증들을 찾아보니 사용처들을 대부분 식비에 포함되어 있었다.  대략 5일간의 비용을 정산한 결과 카드 할인을 제외하고도 5만원 이상의 금액을 식비에 사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대략 5일간 5만원 이상을 식비로 사용한 흔적. 심지어 이 항목들을 제외하고, 더 많은 식비가 더해졌다고 한다.

 

 -여기서 발견한 문제점-
① 현금보다는 카드 사용을 선호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는 죄책감없이 돈을 쓰도록 만들었다.)
②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학생이라 혼자 밥 먹는 시간이 많고, 그 시간을 대부분 외식으로 대체한다.
③ 그나마 먹는 집밥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될지 몰라 정확한 식비의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④ 지갑이 뚱뚱해진다는 이유로, 대체적으로 영수증을 잘 모으지 않는다.
⑤ 식비 외에도 화장품, 다이소 등에서 사용한 지출도 만만치않게 컸다.
참고로 여성은 생활용품 구입비가 쉽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윈도쇼핑을 즐기는 사람은 특별히 살게 없어도 드러그스토어에 들러 화장품 등을 둘러본다고 한다.(p.104) 그리고 그게 바로 나다.

2) 일주일 지갑 2주간 시행해보기

 

  잘못이라면, 여기서부터였다. 이 책을 읽고 며칠 뒤, 내가 이 지갑을 시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나는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무려 열흘 가까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까지 한국에 있던 시간보다 외국에 있던 시간이 더 길었다.) 물론 해외여행 비용이 모두 식비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사용한 대부분의 영수증은 모두 식비로부터 나왔다. 그리고 외화를 원화로 환전한 결과, 그곳의 물가가 더 저렴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식비를 줄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일주일치 식비로 1인당 한화 10만원이나 썼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해외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였을까. 나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최대한 카드 사용을 자제했다. 웬만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서 모든 식비를 충당하고자 노력했고, 지갑 속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행동을 통해 내가 사용한 금액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또한 사용한 금액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지갑의 두께는 상관하지 않고 내가 사용했던 식비의 모든 영수증을 모으게 되었고, 전체적으로 다시 보았을 때 사용한 식비에 대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결코 나의 방법이 책의 내용대로 바르게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지갑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다.

-깨달은 점-
①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절약을 자극한다.
② 아무리 지갑이 뚱뚱해지더라도 영수증은 반드시 모으는게 좋다. (그 두께만으로도 얼마나 먹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일주일 지갑을 시행할 때, 보완해야 하는 점-
① 해외여행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눈에 보일 땐 시행하지 않는다. ★★★★★
② 기존의 식비 통계를 내고 그 중 20%를 제외한 금액만을 지갑에 넣고 생활한다.
③ 식비에 성공한다면, 다음 타겟은 생활용품 구입비를 우선으로 한다. ★★★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풍족한 지갑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띠를 꽉 졸라맬 수 있는 나의 의지다. (모든 것을 쉽게 가지려는 요행은 좋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일주일지갑은 일주일 단위로 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심삼일에 그치는 우리라도 도전할 만하다. 일주일 지갑을 시행하면서 깨달은 점들을 보완하여 앞으로 나의 지갑을 꾸려 나간다면 충분히 지갑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될 수는 없어도 돈 모으는 재미, 저축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같이 먹는 데 돈을 많이 쓰는 사람, 또 정말로 불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데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도 날씬한 지갑을 뚱뚱하게 만드는 기적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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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백두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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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나는 24살이 되었다. 2018년의 3월도 절반 이상이 지났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내 나이의 숫자가 높아질 때마다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숫자가 높아질수록 나의 조급함도 배가 된다. 숫자가 1씩 증가할 때마다 그만큼 나는 달라져야 하는데, 여전히 나는 똑같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는 게으르고, 내 선택에 대한 후회도 많이 하고, 남들보다 잘하는 일도 그리 많지 않다. 슬프게도 달라진 것이라곤,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선택지는 점점 반비례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이보다도 슬픈 일이 더 있을까!)

  20살이 되었을 때, 나는 내가 어른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면서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밤늦게 귀가하거나 청소년 시절보다 긴 방학을 맞이하였을 때는 제외하고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게 정녕 어른의 세계란 말인가.' 라면서 30살에는 완벽한 어른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는 백두리 작가가 느낀 어른의 세계를 보여준다. 누구도 혼내지 않는, 알아서 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어른의 세계는 묵직하게 느껴진다. 어른의 세계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바로 '책임'이라는 무게가 한 몫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는 '책임'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알지 못했지만, 머리가 커질수록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건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른의 세계는 재미도 없다. 익숙한 건 한없이 편하고 낯선 것은 끝없이 귀찮기 때문에 지루하기만 하다. 그래서 완벽한 어른은 없는 것같다.

  언제부터 호기심을 잃었을까?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게 오히려 해가 될 때가 있어서? 삶을 사는 데 별 도움이 안 돼서? 어차피 세상만사를 다 알 수는 없으니까? 돈 버는 일이랑 상관없어서? 무엇인가를 알아내는게 귀찮아서?
  다 귀찮아!
  피곤하고 귀찮아서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유력하게 들었다. 궁금함을 갖지 않으면 굳이 고민할 필요도 생각할 이유도 없다. 매일 똑같이 반복해오던 일상을 지속하면 된다. 
  호기심도 궁금함도 흥미도 없이 귀찮음만 가득해진 어른들의 세상은 살기에 편할지 몰라도, 확실히 재미는 없다.

  _p.47 '안 궁금해' 中

 

 

 

 

  어른이 반드시 완벽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에서는 여전히 서툰 어른들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프로듀스 101>을 보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덕질을 하거나 어려운 연애를 재치있게 표현하는 백두리 작가의 생각들은 서툰 어른들에게 공감되고 '서툴지만 괜찮아!'라는 위로의 손길을 건네기도 한다. 책 속 그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피식 웃을 수 있던 것이 바로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른 것들을 시도해볼 때, 원래의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 볼 때, 다른 계획에 손을 뻗을 때. 그 시도가 정답이 아닐 지라도 그것에서 분명히 자극을 받고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몇몇은 여전히 나를 철없게 10대 문화에 빠져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자극은 나를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 건 확실하다. _p.148 '덕질과 성찰' 中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작품에서 그 사랑 때문에 아프고 힘들어하는 조연은 언제나 무대 뒤에 숨죽이고 있다. 조연에게 그 작품은 새드엔딩일 뿐이다. 언젠가부터 조연의 마음에 더 신경이 쓰인다. 빛은, 내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보니까. 무대 뒤, 그늘 아래, 달의 뒷면에 마음이 더 간다. _p.213 '뒷면'

 

 

 

 

  솔직하게 말해서 지구의 종말이 일어나거나 내가 갑자기 로또에 당첨돼 부자가 되거나 내 인생을 다이내믹하게 바꿀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른이 되어가는 나의 길은 지금과 여전할 것 같다. 여전히 서툰 것 투성이겠지만, 그것에 슬퍼하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툰 것을 서툰대로 받아 들이는 자세도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까. (물론, 너무 심하게 자기보호적인 생각으로 받아 들이면 나는 발전이란 것이 없는 사람이 되겠지.) 그래서 나는 굳이 완벽한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완벽한 법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오늘의 나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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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븐틴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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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닫힌 방 안의 술래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미국에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에 대한 비난에서 시작된 미투(#METOO)운동이, 대한민국에서도 시작되었다. 문학계를 시작으로 연예계와 정치계에서, 성폭행 및 성추행을 피해 사실들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with_you 라는 해시태그로 지지하기도 했다. 닫힌 방 안의 술래들이 문을 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을까.

  자기 안의 소중한 뭔가를 잃어버린 사람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것이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심희진, 그 여자만의 언어가 아니었다. _P.113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올리메이드 여성 병원. 마치 고급스러운 호텔을 연상케하는 이 곳은 유방과 얼굴, 각선미에서 음부까지 여성들의 신체를 성형만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이 곳에서 동업자이지만 페이닥터 같이 일하고 있는 윤영은 환자들의 각선미와 음부를 새로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틀에 박힌 말투로, 환자들을 상담해주고 있던 윤영에게 심희진이라는 환자가 찾아오게 된다. 다른 환자들과 비슷했던 심희진은 윤영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툭- 내비쳤고, 윤영은 그녀의 말에 자신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아니,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을.
  열일곱.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있던 윤영은 떨어진 성적을 보완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한 뒤 하교하고 있었다. 비가 오는 그 날 밤, 윤영은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주던 남학생들로 하여금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얻게 된다. 이후 그녀는 그 기억을 잊어버리기 위해 감정이 없는 듯 살아오게 된다. 윤영은 가해자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동자였던 D는 찾지 못한 상태였다. 같은 고통을 겪었던 심희진의 고백으로 윤영은 다시금 그 날의 악몽을 떠올리고 다시 D를 찾아 나선다.

  처녀막을 재생하러 오는 환자들이나 다른 사람과의 성적 체험을 지금 상대에게 들킬까 봐 수술을 감행하는 여자들한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지? 남자들? 웃기지 말라 그래. 그자들이야말로 여자들이 느끼는 신체적 고통 따윈 아랑곳없이 자신의 쾌락에만 충실한 존재들이니까. _p.15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성(姓)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쉬쉬해왔다. 초등학교 성교육 시간은 굉장히 부끄러운 시간처럼 여겨져 왔고, 혹시라도 성과 관련된 말을 꺼내기라도 하면 놀림을 받기도 했다. 당당한 것과는 거리가 먼, 부끄럽고 감춰야 할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러니 닫힌 방 안의 술래들은 쉽게 말을 꺼낼 수 있었을까. 사회의 수많은 눈동자들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향해 있었다. 그 눈동자가 무서워 피해자들은 방문을 꼭꼭 걸어 잠글 수 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문고리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다만 저는, 이 세상 어딘가에, 끝까지 놈을 지켜보는 눈동자가 있다는 걸 분명히 알려주고 싶었던 것뿐이었으니까요. _p.299

   가해자들은 어땠는가. 그들은 자신의 잘못이 부끄러운지도 모른 채, 그 방문을 활짝 열고 돌아다니지 않았는가. 그래서 윤영의 행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든다. 끝내 그녀는 지난 날의 자신을 그렇게 만든 그에게 복수한다. 윤영처럼, 모든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에게 느꼈던 것들을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싶겠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른 아침 문을 연 인터네스이 바다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떠다닌다. 그러나 언제나 시끄러운 것만은 아니다.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그 속엔 언제나 '남의 일'들만 가득 차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것들은 윤영의 마음속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무관심의 눈으로 보면 세상의 모든 일은 나와 별 상관 없는 타인들의 아우성일 뿐, 그 어떤 인간적인 메아리나 감탄사도 기대할 필요가 없는 난장판 같기도 하다. _p.61

  ≪굿바이,세븐틴≫을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다. 나는 내가 닫힌 방 안의 술래였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던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알지 못하게 사회가 강요한 여성성에 대해 머물러 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미투 운동의 열기로 세상에 나온 피해자들의 심정은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던 것 같았다. 다행스럽지않게도 그것들은 내 마음속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들의 외침에 공감하는 것처럼 행동 하면서도, 어느새 나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무관심의 눈으로 타인들의 아우성이라고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더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말해야 한다. 그저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잊어버려도 되는 체험따윈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한 개인의 체험은 우리 모두의 체험이기도 하다. 내가 곧 타인이고 타인이 곧 나다. 이런 생각들이 우리를 연결해줄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미투 운동의 열기가 쉽게 사그라져서는 안된다. 여전히 용기 내지 못한 닫힌 방 안의 술래들은 많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닫힌 방 안의 술래였음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랬고, 너도 그랬고, 우리 모두가 그랬다. 오늘도 문고리를 잡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많은 닫힌 방 안의 술래들에게 함께한다고 말하고 싶다. Me too,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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