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치료가 가능한 한 깔끔하기를 원한다. 뒷간이 화장실이 되면서 똥오줌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위생권력은 불균질한 것을 혐오한다. 불균질한 것은 더럽고, 더러운 것은 미개하다는 미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 토하고 땀을 내고, 싸는 것은 하나같이 미개한 짓이다. 아울러 치유의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체력적 소모와 통증을 견디려고 하지 않는다. 치료는 무조건 통증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인해서다. 진통제가 일반화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병을 치유하는 것이라기보다 병을 망각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