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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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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하늘을 나는 아이들, 동네 목욕탕에서 요구르트를 먹는 선녀님, 바쁜 엄마를 위해 아이를 돌보아주는 이상한 선녀님. 백희나의 그림책에는 항상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마법 속에 항상 따뜻한 가족애가 있고 힘든 일상을 위로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백희나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17년 백희나의 신작 <알사탕>(책읽는곰, 2017)은 쓸쓸한 놀이터 장면으로 시작된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과 공부에 밀려서 놀 시간이 없다. 동동이네 동네 놀이터에도 아이들은 없고 낙엽과 나뭇가지만 뒹굴어 다닌다.

 

 “나는 혼자 논다”. 동동이의 첫마디는 놀이터의 쓸쓸함과 합쳐져 보는 이의 마음을 하게 만든다. 혼자 구슬치기를 하며 놀던 동동이는 새 구슬을 사러 문방구에 간다. “, 못 보던 구슬이다”. 구슬 대신 알사탕을 사오는데 그 모양과 색깔이 가지각색이다. 첫 번째 사탕을 먹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거실에 있던 쇼파가 말을 한단다. “이거 정말 이상한 사탕이다!”. 두 번째 사탕은 늙은 개 구슬이를 닮았다. 까칠하게 생긴 세 번째 사탕은 잔소리꾼 아빠의 사탕인가보다. 그런데 아빠의 진심은 잔소리와는 다르게 들린다. 이렇게 시작된 사탕 마법은 그리운 할머니와도 만나게 하고 나무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마지막 남은 투명한 사탕. 동동이는 이 사탕으로 누구를 만나게 될까?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의 쓸쓸한 놀이터와 대비되어 동동이의 일상의 변화를 말해준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걸 어색해 한다. 특히 가족에겐 더욱 그렇다. 동동이는 마법의 사탕으로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진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까칠까칠한 수염과 말투로 한 페이지 가득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빠의 마음속 외침이 뭉클하다. 여학교때 친구들을 모두 만나 즐겁게 지내고 계실 할머니의 목소리를 언제든 듣기 위해 알사탕 속 풍선껌을 식탁 밑에 붙여 놓는 동동이의 마음이 참 이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 내 곁의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해보자. 아마 평소 들리지 않았던 상대방의 마음도 전해오지 않을까.

 

  독특한 작업스타일로 유명한 백희나는 2005<구름빵>으로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전에서 픽션 부문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장수탕 선녀님>으로 한국출판문화상과 창원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 작품으로 <이상한 엄마>, <꿈에서 맛본 똥파리>, <달 샤베트>, <어제 저녁>, <삐약이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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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소원 사계절 그림책
김상근 글.그림 / 사계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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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은 이미 3월의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지만 바람은 차가운 요즘. <두더지의 소원>에 나오는 눈이 아직 낯설지 않은 시기이다.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하얀 눈을 연상하게 한다. 띠지에 소개된 문구도 첫눈처럼 아름답고 설레는 동심의 세계이다. 빨간 모자와 장갑을 끼고 가방을 멘 두더지는 눈밭에 홀로 있는 눈뭉치를 바라보고 있다.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 보지만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눈덩이. 이 둘 사이에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첫눈이 온 날 두더지는 혼자서 집에 가고 있다. 아무도 없는 눈길에 있는 작고 하얀 눈덩이에게 인사를 건네 본다. 두더지는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어 친구가 없다. 외로운 마음을 눈덩이에게 털어놓아 본다. 새로 사귄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같이 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변신을 도와보지만 어른들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뿐이다. 어느덧 밤이 되고 마음 착한 사슴아저씨 버스를 타게 된 두더지와 친구는 따뜻한 버스 안에서 잠이 들어 버린다. 잠든 사이 친구는 사라져버리고 두더지는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향한다. 두더지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따뜻한 품으로 위로를 건넨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의 목소리를 따라 나가본 바깥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별똥별은 두더지의 소원을 들어주었을까?

 

  이 책에서 인상 깊은 점은 무엇보다 할머니의 태도이다. 할머니는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손주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준다. 아이의 이야기를 허무맹랑하다 무시하지 않고 그 마음을 잘 간직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또 사슴아저씨처럼 아이의 동심을 인정해주는 어른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아이들에게 따뜻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아이다울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좋은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두더지의 소원>은 첫 그림책 <두더지의 고민>으로 사랑을 받은 김상근 작가의 작품으로 어린 두더지가 처음 친구라는 존재를 통하여 순백의 감정을 알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두더지의 고민>도 친구를 찾아가는 두더지의 재미난 여정이 담겨있으니 같이 보아도 좋겠다. 작가의 다른 책으로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한림출판사, 2015)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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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9
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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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이야기 중 <아기돼지 삼형제>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 아기돼지 삼형제의 입장으로 전해져서 돼지 형제들을 괴롭히는 천하에 몹쓸 늑대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널리 알려진 옛이야기를 기발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써 명성을 얻은 존 셰스카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늑대의 시선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러고보니 이때까지 왜 늑대가 돼지형제네 집에 찾아가게 된 건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역지사지의 개념을 제대로 살린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알렉산더 울프라는 이름의 늑대는 할머니의 생일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고 마침 설탕이 떨어져서 이웃집에 사는 돼지네 집을 방문하게 된다. 지푸라기로 만든 집은 감기 걸린 늑대의 재채기로 날아가 버리고 무너진 집 속에 첫 번째 돼지는 죽어 있다. 단지 눈앞의 음식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돼지를 먹어버린 늑대는 두 번째, 세 번째 돼지네 집에서도 의도치 않은 상황에 놓여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늑대와 돼지형제의 표정이다.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절대 사랑받지 못하는 동물이 되어버린 늑대는 그 억울함을 결코 절규로 표현하지 않는다. 담담하고 쿨한 표정으로 진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오히려 늑대에게 설탕을 빌려주지 않는 돼지의 표정이 더 심술궂다. 이는 독자가 늑대의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힘이 있어 보인다.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보림, 2011)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결국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기이다. 할머니를 사랑하고 이웃과의 소통을 원하며 음식을 아낄줄 아는 늑대는 과연 나쁜 동물일까? 어느 한쪽의 말만 듣고 섣부른 판단을 내린다면 우리가 생각지 못한 사이 어떤 이는 고통스런 이미지를 안고 살아가게 되는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작가 존 셰스카는 1993<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로 칼데콧상을 받았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소년을 위한 독서 장려 협회 가이스 리더를 창설했으며, 초대 청소년 문학 진흥을 위한 홍보 대사로 활동했다. 함께 보면 좋을 다른 작품으로 <수학의 저주>,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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