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임보라 목사님의 성소수자 연대 활동을 ˝이단˝으로 공격했던 보수 기독교에 맞서서 고 임보라 목사님을 방어했었던 노동자연대 양효영 기자의 글.
👉 보수 기독교계의 “이단” 시비 규탄 기자회견: “자신의 추함 감추려 임보라 목사 마녀사냥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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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7월 7일 오전 11시 명동의 향린교회 향우실에서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시비 규탄 기자회견이 향린공동체(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 주최로 열렸다.
지난 6월 16일 대한예수장로회총회(이하 예장합동) 이단대책위원회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앞장서 온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를 이단 심사하겠다고 나섰다. 임보라 목사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성경이 동성애를 단죄하지 않는다는 신학적 입장을 다룬 《퀴어 성서 주석》을 번역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향린교회 교우 수십 명이 참가해 보수 기독교계의 성소수자 혐오를 소리 높여 규탄했다. 향린공동체는 앞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임보라 목사 “이단” 시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장합동이 다른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를 “이단” 심사하겠다는 것부터가 당찮은 말이다. 교단마다 신학적 이해가 다른 것은 매우 상식적인데, 이를 “이단” 치부하며 공격하는 건 동성애 혐오를 부추기는 마녀사냥일 뿐이다.
보수 기독교계의 썩은 내 나는 교단의 부패는 덮어둔 채, 앞장서서 성소수자 차별 반대 목소리를 내 온 임보라 목사를 공격하는 위선은 보아 넘기기 힘들다. 기독장로회 전국여교역자회가 성명에서 “타인의 눈의 티끌을 찾기 이전에 자기 눈의 들보부터 먼저 보실 것을 권면”한다고 지적한 것은 완전히 옳다.
예장합동만이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고신∙합신∙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를 비롯한 8개 교단 연합이 임보라 목사 공격에 합세한 것도 분노스러운 일이다.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 시비가 동성애 혐오를 중심으로 기독교계 주류를 결집시키고 진보파를 공격하려는 일환임을 보여 준다.
사회 정의를 위한 운동에 앞장서 온 조헌정 전 향린교회 담임목사도 임보라 목사를 지지하며 보수 기독교계에 맞서 성소수자 등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 서 온 향린교회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예장합동을 비롯한 보수 기독교계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마녀샤냥을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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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보라 목사님께서 전에 전지윤이 주도한 노동자연대 비방 서명에 동참하신 것은 유감스럽지만, 고인이 되신 지금으로서는 약간의 아쉬운 점일 뿐이다. 향린교회에 다니면서부터 임보라 목사님의 활동을 보고 함께 했던 나로서는 지금은 보수교단의 이단 판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성소수자의 편에 계셨고, 향린교회 주변 ˝재개발˝ 명목으로 철거민들을 쫓아내려고 했던 용역깡패들에 당당히 맞섰으며, 재능교육 노동자 투쟁, 강정마을에 해적기지가 들어오는 것에 맞섰던 그의 생애를 추모하고 싶을 뿐이다. 고인과 같은 생일에 태어났기에 지난해에 생일 축하 메세지를 보낸 게 마지막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