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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크립티드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엠제이 드마코 지음, 안시열 옮김 / 토트 / 2018년 1월
평점 :
엠제이 드마코의 '언스크립티드'는 전작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책이다. 내 경우 2013년 '부의 추월차선'을 처음 접했는데,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책 중에 하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사고를 완전히 바꿔버린 책이다. 편협한 내 비즈니스 보는 눈을 바꿔 주었고,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향을 잡아 준 책이다. 그래서 지금도 책상 가까운 곳에 놓여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저자가 말한 부의 추월차선에 올라타지 못했다. 그의 주장이 틀려서가 아니다. 책을 본 뒤 지금까지 몇 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내 실천력에 문제가 있었다. 과하게 재어보고 고민만 하다. 뭐 하나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끝났다. 그런데 이런 내 모습을 저자가 지켜본 양, 좀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담은 언스크립티드를 내 앞에 내밀었다. 정신 차리고 다시 보라고 말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당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노예처럼 자신의 시간을 팔아 남에게 지배받는 인생에서 자유를 누리며, 일을 지배하며, 풍요롭게 보내는 인생으로 변모할 수 있게 돕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철저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가족과 친구, 교육, 기업, 금융, 정부, 언론이 어떻게 사람들의 인생을 각본화 시키는가 말을 하며, 그 각본에 빠져 요일, 돈, 자유, 학위, 소비주의 등과 같은 가장현실 속에 사는 평범하고 (Mediocre), 순종적이고 (Obedient), 예속적이고 (Dependent), 오락에 정신 팔리고 (Entertained), 생명력이 없는 (Liefeless) M.O.D.E.L 시민의 삶을 마치 한편의 리얼리티 드라마를 보는 거처럼 그려가고 있다. 13장에는 아예 대놓고 독자가 열받으라고 저자 자신이 어떤 부를 가졌는지 약까지 올린다. 이 과정은 무척 모질다. 읽는 내내 창피하고, 서글펐다. 보는 내내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그러나 이 과정은 자신이 처한 상황, 위치를 제대로 알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23장 행운아 속임수에 나오는 글들은 내 문제점을 제대로 말하고 있어, 또 보고, 또 봤다. 저자는 나는 운이 좋아서 세 번이나 사업을 말아먹었고, 운이 좋아 화장실 청소 같은 일을 했고, 운이 좋아 배달 일을 했고, 운이 좋아 리무진 운전기사를 했고, 운이 좋아 리무진 사업을 해서 성공했고… 즉 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운을 겁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더 문제라는 거다. 복권도 안 사고, 복권 당첨을 꿈꾼다면, 그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내 문제점은 아무것도 안 했다는 거다. 내 몸은 머리만 있지, 팔다리가 없었던 것이다. 책 끝 무렵에 나오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 비법 책만 찾아 보고, 모든 단계를 알려 달라고 조르는 머리만 기업가가 내 경우였다. 내가 바뀌어야 할 포인트를 찾은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얻은 또 하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이다. 많은 책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는 식으로 쓰고 있는데, 내 경우 좋아하는 일이 자주 변하기도 하고, 너무 많기도 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주변을 보면, 좋아하는 일한 사람이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개 안 키워도, 반려견 사업해서 성공할 수 있으므로 사랑하는 일, 그런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뭔가 다른 사람에게 기여가 되는 가치 있는 일에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에 열정을 품으라고 말한다. 핑곗거리가 사라진 기분이다. 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걸까? 이런 고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철저히 분석하고 나서 그가 말하는 부자가 되는 길이 서서히 나온다. 이 부분은 전작 '부의 추월차선'을 읽어 본 분이라면 전에 비해 다소 두리뭉실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영감을 가질 수 있었다. 성공하는 사업의 패턴을 볼 수 있었고, 창업, 마케팅, 홍보, 운영, 서비스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기본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줬다. 그렇다고 참고할 만한 사업 트렌드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내용들을 다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큰 그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업 패턴을 이해하면, 그건 그냥 설명을 돕는 정도로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전부터 여러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했던 분이라면 더욱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언스크립티드'는 직언을 하는 책이다. 간신은 임금을 즐겁게 하지만, 결국에 임금을 망친다. 충신은 임금을 불편해하고, 화를 나게 만들지만, 임금을 바른길로 인도한다. 그만큼 이 책에는 독자들에게 갖은 쓴소리를 다하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인생에 단맛이 나게 하기 위해 하는 소리다.
저자는 전작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내가 느끼기엔 전작을 보고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확실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다시 달릴 힘을 얻었다. 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