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다 - 나를 서재 밖으로 꺼내주시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선생께 항구도시의 탐색과 기행문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구에 들어가실 때는 매번 배를 이용하셨으면 합니다."(P10)라는

'유카'편집장의 제안으로 부터 시작된 오쿠다 히데오의 10개월간의 항구도시 순례기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처음 접한 후 그는 나에게 아주 유쾌한 작가로 각인되었고

그런 유쾌한 사람이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내었으니 그 유쾌함과 즐거움의 상상으로 궁금증이 가득했었다.

처음 가와사키 항의 여객선 터미널에서 시작해 '고치항구'에 도착,  고토열도, 오시카 반도, 우리나라의 부산항, 후쿠이와 나카타, 와카나이 레분도까지 이어지는 여정.

 

여행에세이라는 것..

거짓임을 전제로 하는 소설과는 달리 작가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전해주기에 우리가 낯설어 하는 지방의 문화를 읽으면서 그곳에 간 그 작가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었고  

친숙함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이 책 또한 '오쿠다 히데오'를 유쾌한 작가의 이미지에 가두어 두기 보단 조금은 색다른 이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떠들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아시아의 과제는 어린이의 예절 교육이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다."라는 글을 읽으며.. 이 사람 아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군..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 스스로 '애수의 독신자'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그의 고독함과 독신임을 알게 되었고,

여행에 함께한 편집자 '타로'군과 카메라맨 '신고'군에 대한 다양한 질투와 평가들.. 재미있었다.

항구마다 습관적으로 들리는 스낵바에서 만나는 미모의 마담들과의 유쾌한 대화나 고토 열도를 순회할 때 민박집에서 지네에게 물려 치료를 받으면서도 여의사에게 반해 혼자 자유로운 상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남자이기에, 아니면 감정이 풍부한 작가이기에.. 라며 웃기도 했었다.

어느 곳에서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무료로 먹으며 칼로리 계산과 살찌는 것을 걱정하든 사람.

그러면서 또 연방 새로운 음식에 열중하며 빠지지 않고 맥주를 마신다는 것, 이사람 나와 너무 닮았다.

먹는 것 좋아하고, 모든것에 감탄 잘하고, 맥주도 좋아한다는 것. 특히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가끔씩

TV를 통해 야구중계가 될때 자신이 좋아하는 주니치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인간적이지 않은가.

나 또한 롯데가 꼴찌를 해도 열렬히 응원하는 광팬이니..

특히 그의 부산기행 중 한증막 체험과 목욕탕에서 알몸 때밀이 문화를 소개할 때 어찌나 우습던지..

인간의 존엄성까지 이야기 하며 고급스럽지 않은 경험이라고 했지만 그의 문화적 차별에 관해 조금은

실망도 했다. 뭐 그 정도를 가지고..

부산 사직야구장에 들러 경기 관람도 했는데 관중들의 열정적 응원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7회에 나왔다니 그것은 제대로 본것도 아니고 즐기지도 않은 것이여!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자신의 고향인 '기후'지역을 지나며 고향에 대한 생각과 바다크기의 호수인 '비와호', 아이카와의 지역

의식의 일종인 '마쯔리'등을 소개할 때는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다.

일본 지역마다 들렀다 먹는 고등어 회, 카마아게 우동, 장어덮밥, 메밀국수와 문어 샤브샤브,우리나라의 비빔밥과 삼계탕 등을 어찌나 맛있게 먹고 매양 칭찬을 아끼지 않는지, 자신은 스스로 미각치라고 하면서도 참 군침돌게 설명을 하고 있으니 그것도 작가의 재주인가 보다.

 

너무나 바쁜 시대 차도 아니고 비행기도 아닌 배로 대부분을 이동한다는 것.

사실 배로 여행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이다.

캄캄한 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막막한 바다에 배를 타고 다니는 기분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막무가내로 흔들리고 어디를 둘러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며

한정된 배 안에선 그렇게 할 만한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그럼에도 45살의 작가는 배멀미도 하지 않았고 잠마저 잘잤다며 체질이라고 했다.

일행과 함께 할때는 쉴새없이 먹고 떠들며 구경하고, 혼자 남겨진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던 그.

매양 빠지지 않고 배안에서의 상황과 자신의 심정, 배와 섬에서 만난 사람과 괭이갈매기들같은 동물들과의 교감까지 멋지게 그려내고 있는데 일본의 성공한 작가가 쓴 기행에세이 중,

너무나 아쉬운 점 하나.

이 책은 6개 항구도시를 순회하며 그곳의 특산물이나 향토 요리를 소개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쓰여졌는데 어찌 이렇게 불친절하게도 지역이나 음식들을 소개하는 사진이나 그림이 없는 것일까?

자신도 처음 가보는 지역이 많은 일본지역, 내겐 너무 생소한데 글로써만 만나는 지역은 너무나 먼 타지역 같았고 맛있는 음식을 그림으로나마 만났으면 그 느낌이 좀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까,

읽는 내내 아쉬웠다.

"나는 여행을 동경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권유를 받으면 마지못해 한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속으로 기쁨의 환호를 외치며 따라나선다.

한마디로 뒤틀린 사람인 것이다."(P11)

누구나 그럴것이다.

일단 여행을 떠나게 되면 나를 잊게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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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8-0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렘이지만 또 쉽게 실천하지 못하기에 더 그런지도 모를일지요??저도 속으로 기쁨의 환호를 외치며 따라나설 여행이 있었으면...그러면서 이 입을 수다스럽게 조잘대고 싶어집니다..그러면서 때론 입 꼭 다물고 바라만 봐도 좋을..^^&
 
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인지 이 책을 읽기전 김탁환 작가의 <나, 황진이>를 읽었다.

그리고 잡은 것이 논개

두 여인이 조선시대 가장 하찮은 신분인 기생이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남길 정도로 유명했던 것,

스스로 두 여인을 비교해 보는 기회가 되었고 그래서 읽는 느낌이 더욱 새로웠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아왔던 '논개'

임진왜란시절 진주기생이 되어 손가락 10마디에 가락지를 끼고 일본 적장을 안고 촉석루에서 남강으로 뛰어내어 의기로 알려진 여성,

그 정도로 알고 있었기에 무에 책이 2권이나 되나? 하며 처음엔 많이 놀랬다.

하지만 논개는 황진이처럼 출생자체가 기녀가 아니었던것,

몰락했지만 한 마을 훈장을 보던 양반가에서 부모나이 사십이 넘어 얻은 금지옥엽 늦둥이었다는 것,

태어난 것이 갑술년 갑술월 갑술일 갑술시의 사갑술의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여인.

그래서 4개의 개(戌)를 가져 이름이 논개가 된 것, 그녀의 출생자체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런 양반가문에서 난봉꾼이며 개망나니였던 작은 아버지의 사기혼사로 어긋나기 시작한 삶,

여섯살나 어미와 야반도주를 하고 잡히어 무죄로 되지만 오갈데 없는 모녀가 결국 그때 재판을 본 장수현감 '최경회'의 시비로 어미는 '따라마님'이 논개는 '무자리'가 되고 만다.

그녀들은 그렇게 하늘도 바꿀 수 없는 신분사회에서 사회의 가장 밑바닥인 노비의 신분을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삼게 되면서 그 고단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물런 이 책은 논개라는 한 여인을 제목으로 삼고 있지만  자신이 6살때부터 모시게 된 '최경회'를 따라 지역을 옮겨가며 고단한 일반백성과 노비의 삶을 보여주고 자기들끼리 충(忠)을 떠들며 이전투구하고 아전인수하는 양반들의 한심한 작태를 보여주며 임진왜란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던 시대상황을 알려주고 있는데 크게 보이지 않지만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을 세세하게 표현하며 자신의 삶의 기둥이된 '최경회'의 모습을 더욱 강건하게 그려주고 있다.

앞전의 김별아씨 작품을 읽으면서 너무 노골적이다 싶은 감정표현들이 많이 불편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선 절제된 감정이 많이 나오면서도 내재된 감정에 제대로 오열하지 못하면서 굳건함과 슬픔을 함께 표현하는 대목들과 만날땐 괜시리 논개의 아픔이 살아나 내가 오히려 울게 된다는것, 참 새로웠다.

또 하나 예전 고어들과 아름다운 우리말이 맛깔나게 표현되어 읽는 재미가 좋았다.

어미가 딸에게 이야기할때의 그 구수함과 친구 '업이'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이 참으로 생경하면서 정답게 다가오는 것, 고전을 읽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물런 시대상의 딱딱함과 복잡하게 얽힌 현실과 맞부딜칠때는 이것을 역사서로 읽어야 하나 하며 약간 불편함도 있었지만 논개라는 인물과 함께 임진왜란 그때의 역사를 무조건 외면하려고 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 수 있었어 너무 좋았다.

이 책에선 몰락한 양반가문에서 태어나 관비로 살다 자신의 정신적 기둥인 최경회를 끝까지 가슴에 품고 그의 죽음을 겪게 되면서 진주성에서 관기가 되어 그녀 또한 장렬하게 죽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스물살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 자신을 위해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던 여인,

6살때부터 무자리로 자라도 한번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울지 않았던 여인,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흔들리지 않고 그 고생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받아 들였던 여인,

현재 내 삶이 너무 힘들고 팍팍해 아직도 어머니께 짜증부리고 하루에도 몇번씩 살기 싫다 말하는 내가 이 어린 논개를 만나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그래서 그녀의 고생과 표현하지 않는 가슴막힘에 눈물이 자주 났을 것 같다.

그녀처럼 온갖 고생을 감내하면서 묵묵히 살아갈 자신은 아무래도 없지만 힘겨운 인생살이 그래도 내겐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도 있으며 자유가 있지 않는가, 감사하며 씩씩하게 살아가야함을 느끼고 반성하며 힘들어도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가 왜 우리의 역사에 기록되어 남아있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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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라도에서 생긴 일
이제하 지음 / 세계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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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많고 많은 섬 중에서 능라도를 만난 것

능히 모든것이 가능한 곳쯤으로 해석했으며 그 섬을 중심으로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쯤으로

생각했었다.

<대동강의 아름다운 섦, 만남의 광장>이라는 로고를 지닌 인터넷의 독립 도메인인 능라도라는 개인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현실과 연계되지 않은 한 그것은 순전히 허구이고 가상이라며 오프라인을 제안하고 그 모임이 몇 번 이루어지면서 누군가 권총하나를 소포로 받고 이것의 처리에 대한 문제가 논의 되면서 이 책은 발전하고 있다.

당신에게 권총 한 자루가 주어진다면? 이라는 가정.

시대에 아주 적합한 소재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친구들 보단 컴퓨터와 더욱 친하게 지내며 자신의 내면은 숨긴채 인터넷이라는 허구의 세계에 빠져 웬지 모를 허전함을 채우며 가끔 만남이 이루어지는

세상!

권총이 '코끼라'라는 암호로 변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면서 각 개인의 고민과 얽힌 사연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현 시대에 가장 보편화된 인터넷에서의 만남을 축으로 하지만 독자들이 읽는 관점에 따라

가정에 의한 소설로만 받아들일 것이가?

시대상의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일것인가?

인간의 숨겨진 내면의 심리물로 받아 들일것인가?에 따라 그 읽는 재미가 독특했다.

작가 자체가 해방 이전에 태어난 인물이며 이 권총의 원 주인인 '키티'라는 인물의 시대상이

박정희와 김대중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냈으며 가장 큰 고통을 이겨낸 장본인이 아닐까.. 그래서 좀더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책이라고 생각 하겠지만 ,

난 각기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 모임에서 권총이라는 하나의 매개체가 각 개인에 옮겨가면서 그들이 그 권총이라는 권력을 행사하려는 이유와 그들의 인간적 고통에 좀더 중점을 두었다.

어쩔 수 없는 결혼이었지만 사랑을 느끼는 순간 사고로 남편이 반수불구가 되고 그로인한 두 사람의 애증적 내적 갈등과 그 사이 치한을 만나 엮이게 되는 복잡한 인간관계나 권력에 눈뜬 386세대를 남편으로 둔 여인의 가슴속 응어리, 자신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찾아 가족을 버리면서 항상 새로움을 갈구하던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이십대 여인을 보면서 누구나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 속상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답답한 일상이 싫어지기도 했다.

권총 하나에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지우려고 했던 사람들..

물런 그것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지만 그것으로 자신의 내면의 고통을 타인들과 나누며  서로가 위안을 준다는 것, 권총이 소통에 필요한 도구가 되면서 삶의 무게와 같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것 되었다.

물런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 '악취와 오염의 밖 <통일시범시>'

분명 작가가 '키티'라는 인물의 입을 통해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 세계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의 설계를 맡았다 취소가 되어 죽음을 맞게 된 '무한공간'을 보면서 어쩌면그곳이 가상의 도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역시 나의 얕음은 조금 이해가 힘든 부분이었다.

우리의 힘든 시대를 이끌고 온 난해하며 불친절한 이제하 작가.

그 분의 많은 전작들을 제대로 읽지 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것 아닐까 반성하며

내 삶의 무게는 별것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이 책!

시대와 삶의 고통을 안고 있는 독자라면 꼭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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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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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제목을 보고 눈치를 챘다.
'ZOO'
우리말로 옮기면 이것이 동물원이 될것이다.
제목이 동물원이라면 그것이 갖는 아련한 향수와 행복한 기억으로 즐겁겠지만 
웬지 영어로 만나는 'ZOO'는 행복한 기억보다는 갇힌 우리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는 것.
그랬다.
이 책은 많은 갇힌 영혼과 부유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삶을 살아내거나 삶을 내던져 버리는 내용들.
딱히 호러물이라 할 수도 없고 냉소할수도 없으며 엽기라고 하기엔 이런 삶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며 그저 막막하고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읽을 수록 난감함에 부딪혔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총 10편의 단편 중 첫 'SEVEN ROOM'을 읽으면서 그 메슥거림과 끔찍한 충격으로 인해 만약 책이 끝까지 이런 형태의 줄거리라면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덮었을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원인없이 결과만 있는 갇힌 죽음,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미래가 더욱 궁금했었다.
'So-far'를 읽으면서 첫 충격에서 벗어나 겨우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지만 부모의 실수로 부모라는 존재와 의식을 놓아 버린 아이를 만나면서 어른의 작은 실수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으며 이 책속에 소개된 대부분이 보통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기막힌 사람들의 사연을 보여주고 그것에 대한 해답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이런 일이 있을까? 라고 몇번이나 생각하게 만들었고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 중 분명 이런 류의 사람도 있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었다.
식칼에 찔려 피를 너무 많이 흘려도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죽어간다는 '혈액을 찾아라'
황당과 어이없음의 대표라 하겠다.
'ZOO''신의 말'과 '카자리와 요코'는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감정을 주변인들을 통해 더욱 멋지게 표현했는데 그 결과를 너무 섬뜩하게 그려 끔찍하고 무섭기도 했으며,
'차가운 숲의 하얀 집'은 사람의 상상을 벗어난 버림받은 사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는데 안타까움이 절로 일어났다.
'Closet'은 화자의 시선과 그 화자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는 추리의 맛이 재미있었다.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에서 만난 사람들,
오직 도쿄대 입학이 자신의 생의 최고 목적이었던 남자가 5번이나 시험에 떨어져 하이재킹을 시도하고 도쿄대에 충돌해 죽을 계획을 가지며 그런 납치된 비행기 안에서 안락사를 꿈꾸는 여자와 안락사를 위해 주사기를 파는 셀러리맨을 보면서 뭐! 이런 사람들이 다있어..
아무리 자신의 인생이지만 이렇게 대책없을 수 있나? 라며 기막혀하기도 했다.
이 책을 다 읽고 오츠이지라는 작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서른살,
17세에 <어른과 불꽃과 나의 사체>로 작가로 데뷔한 시대의 천재라고 말한다.
사실 단편 단편이 허를 찌르는 공포와 오싹함을 던져주면서도 끔찍함과 함께 너무나 선명하게, 태연하게 그 상황을 설명하는 것,
삶의 우울함과 고독에 빠진 천재작가라..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생각했다.
그리고 책 전체가 인간들의 어이없는 욕심과 죽음이 판을 쳤다면 그저 그런 호러물이라 받아들였을테고 다음번엔 이 작가의 책을 관심두지 않겠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양지(暘地)의 시(詩)'에서 만난 인조인간의 삶과 죽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인간이 아니면서도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삶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며 내게 따뜻함을 안겨주었다.
또한 오츠이치 이 작가가 오직 공포와 엽기만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며
그가 17세에 적은 첫작품이 우리나라에 곧 소개 될것이라는 말에 나의 촉각이 곤두섬을 느끼면서 등골 오싹한 이 책, 이 여름철 이 책속의 가여운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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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20가지 인생 이야기
푸허녠 지음, 고보혜 옮김 / 이스트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윌리엄  헨리 게이츠 2세가 아들인 빌 게이츠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끔씩 부딪치는 세상의 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조언자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용기,창조,열정,슬기,부,신용 .. 등의 20가지에 대해 아이가 자람에 그 시기에서 놓칠 수 있거나 필요한 것을 세계의 신화나 이야기를 빌려와 들려주며 아들에게 삶의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빌 게이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집이든 회사이든 학교에서든 컴퓨터가 없으면 아무 생활도 못하게끔 만들어 버린 세계에서 최고 갑부라고 불리우는 사나이!

그의 엄청난 부와 전 세계에 그의 성공을 각인시킨 인물의 인생을 돌아보는 것은 무척 재미가 있다.

특히 그가 소위 위인이라고 말하며 넘어 가버릴 수 있는 죽은 사람이 아닌 아직도 매일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산자이며 그의 행적을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욱 친근감이 가면서 감히 쳐다볼 엄두가 안나는 사람임에도 그의 과거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갑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졌고 똑똑했을 것 같은 사람,

하지만 그도 아이였을때는 하늘의 천둥 번개가 무서워 잠못 들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말다툼에 주먹싸움까지 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과 과학만 우선해 다른 과목은 등한시하며 과학 박람회장을 다녀오며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고 말할때나 하버드 대학시절 중퇴를 했다는 것을 읽으면 부모 가슴이 철렁했겠다, 생각하며 이 사람도 보통의 사람이었고 어찌보면 잘못된 길을 걸을 수 있었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가 보통의 아이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를 곁에서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고자 끊임없이노력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 아이가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무엇이든 안된다 하지 않고 그 아이의 어긋나는 마음을 다정하게 잡아주며 격려하고 위로해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 것은 강한 의지의 그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이 든 지금 세상에 편재된 불평등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기부와 자선사업에 힘을 쏟는 것을 보며 진정한 부자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전하는 인생의 메세지로 알았기에 당연히 작가가 그와 가까운 지인이거나 윌리엄 게이츠 일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전혀 뜻밖의 베이징 교수인 푸헤녠이라는 작가가 성공한 게이츠 부자의 이야기를 허구와 실록을 함께 섞어 가상으로 적었다고해 사실 신뢰감을 많이 잃었었다.

하지만 작가가 밝히 듯 이것을 문학작품으로 독자들이 받아들이면 읽는데 재미를 더욱 느낄 것이라 했고 내용은 부분적으로 각색되었지만 전부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되면서  어린시절의 빌과 재미있는 외국의 이야기들을 함께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빌 게이츠가 자라면서 자신이 맞딱드린 상황과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접목시켜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이끌어 갔으며 지금의 성공한 모습을 연결해낸 작가의 기발한 구성력도 좋았다.

20개로 나뉜 삶에 필요한 자세를 알려주며 그 속에 타인과 함께 하는 '경청'과 강자의 미덕이라고 말한 '겸손'이 들어간 것, 마지막 마무리로 Bill's Note 부분을 만들어 나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었던 것은 이 책에 남을 아쉬움을 깔끔하게 해주었으며 세계 최고의 갑부도 그의 뛰어난 재능과 함께 부모님의 올바른 가름침을 받고 실천을 하므로써 타인에 대한 배려까지 자신의 삶의 일부로 만들었다는 것, 

그가 세계 최고의 갑부여서가 아니고 훌륭한 인격의 성인으로서 자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내가 빌 게이츠가 될 수 없고 그의 아버지처럼은 못되어도 아이들에게 삶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래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선천적 결함이든 후천적 시련이든 그 어떤 불공평한 상황 앞에서도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말라. 이를 악물고 일어나 사자처럼 용맹하게 전진하라. -빌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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