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라도에서 생긴 일
이제하 지음 / 세계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그 많고 많은 섬 중에서 능라도를 만난 것

능히 모든것이 가능한 곳쯤으로 해석했으며 그 섬을 중심으로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쯤으로

생각했었다.

<대동강의 아름다운 섦, 만남의 광장>이라는 로고를 지닌 인터넷의 독립 도메인인 능라도라는 개인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현실과 연계되지 않은 한 그것은 순전히 허구이고 가상이라며 오프라인을 제안하고 그 모임이 몇 번 이루어지면서 누군가 권총하나를 소포로 받고 이것의 처리에 대한 문제가 논의 되면서 이 책은 발전하고 있다.

당신에게 권총 한 자루가 주어진다면? 이라는 가정.

시대에 아주 적합한 소재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친구들 보단 컴퓨터와 더욱 친하게 지내며 자신의 내면은 숨긴채 인터넷이라는 허구의 세계에 빠져 웬지 모를 허전함을 채우며 가끔 만남이 이루어지는

세상!

권총이 '코끼라'라는 암호로 변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면서 각 개인의 고민과 얽힌 사연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현 시대에 가장 보편화된 인터넷에서의 만남을 축으로 하지만 독자들이 읽는 관점에 따라

가정에 의한 소설로만 받아들일 것이가?

시대상의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일것인가?

인간의 숨겨진 내면의 심리물로 받아 들일것인가?에 따라 그 읽는 재미가 독특했다.

작가 자체가 해방 이전에 태어난 인물이며 이 권총의 원 주인인 '키티'라는 인물의 시대상이

박정희와 김대중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냈으며 가장 큰 고통을 이겨낸 장본인이 아닐까.. 그래서 좀더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책이라고 생각 하겠지만 ,

난 각기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 모임에서 권총이라는 하나의 매개체가 각 개인에 옮겨가면서 그들이 그 권총이라는 권력을 행사하려는 이유와 그들의 인간적 고통에 좀더 중점을 두었다.

어쩔 수 없는 결혼이었지만 사랑을 느끼는 순간 사고로 남편이 반수불구가 되고 그로인한 두 사람의 애증적 내적 갈등과 그 사이 치한을 만나 엮이게 되는 복잡한 인간관계나 권력에 눈뜬 386세대를 남편으로 둔 여인의 가슴속 응어리, 자신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찾아 가족을 버리면서 항상 새로움을 갈구하던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이십대 여인을 보면서 누구나 이런 아픔이 있다는 것, 속상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답답한 일상이 싫어지기도 했다.

권총 하나에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지우려고 했던 사람들..

물런 그것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지만 그것으로 자신의 내면의 고통을 타인들과 나누며  서로가 위안을 준다는 것, 권총이 소통에 필요한 도구가 되면서 삶의 무게와 같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것 되었다.

물런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 '악취와 오염의 밖 <통일시범시>'

분명 작가가 '키티'라는 인물의 입을 통해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 세계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의 설계를 맡았다 취소가 되어 죽음을 맞게 된 '무한공간'을 보면서 어쩌면그곳이 가상의 도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역시 나의 얕음은 조금 이해가 힘든 부분이었다.

우리의 힘든 시대를 이끌고 온 난해하며 불친절한 이제하 작가.

그 분의 많은 전작들을 제대로 읽지 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것 아닐까 반성하며

내 삶의 무게는 별것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이 책!

시대와 삶의 고통을 안고 있는 독자라면 꼭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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