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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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인터뷰를 엘르에서 본 적이 있다. 부모님을 잘 둔 덕에 몇 개 국어를 하는 동시에 상상력이 풍부한 것이 이 작가의 장점이다. 그러나, 그녀의 책은 해피엔딩이 없다. 마지막 장면은 행복해 보이다가도 결국은 죽음으로 귀결된다.

이 소설은 발레리나를 꿈꾸는 한 소녀의 가슴 아픈 이야기. 발레리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그러나 너무 열심히 음식을 거부한 탓에 무릎 관절에 이상이 생긴다. 그래서 발레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그녀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소년. 그렇게 멸시했던 초등학교 친구가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 그리고 그들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게 작가를 만나 살해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엉뚱하고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지만 이 책은 다소 생뚱맞다.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것으로 희노애락을 느낀다면, 난 더 이상 이 작가의 작품을 읽기가 두렵다. 그것은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질까봐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책장 가득 그녀의 소설책이 무수히 꽃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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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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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해도 마지 않던 작가, 공지영. 그녀의 소설은 고2 겨울 그녀의 작품집 '인간에 대한 예의'를 읽은 후 그녀의 삶에 매료되었다. 이혼을 거침없이 하고, 사회에 과감하게 저항하는 그녀의 모습은 소설과 동일했다. 최초로 여성에게 정체성을 부여했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알려주었다. 당당했던 그녀들이 30대에 무너지는 것은 사회의 통념때문인가, 아닌가.

하지만 이번 단편집은 그런 사유가 없다. 아니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건 작가도 그만큼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사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작가의 말처럼 유럽 여행기에서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밥짓고, 청소하는 평범한 주부였다고.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이 평이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녀가 그러한 삶 속에서 이루어낸 작품이라서 일 것이다. 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작가가 더 이상 센세이션을 일으킬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얼마 안되는 파워 있는 여성 작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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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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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다시 학교를 들어갔을 때 이 작가를 좋아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유는 '깊이에의 강요'의 작가처럼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끊임없이 사유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책이 난해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의 작품 중에서 난 유독 이 책이 좋다.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강요하는 그 무엇인가가 내 안에서 들끊는다. 주변의 소리 때문에 그 작가가 자살로 삶을 마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적인 그 무엇인가는, 끊임없이 사유해도 보이지 않는, 자신에 대한 끊없는 싸움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의 인생을 180도 바꾸었다. 이 책을 사고, 읽은 그 순간, 난 작가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아끼는 첫 번째의 책이다. 삶이 우울해지고, 내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들쳐보고 다시 되새긴다. 내 인생의 모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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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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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코엘료에게 또 다시 매료되었다. 이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 그리고 그것을 멋지게 번역한 번역자. 그 덕에 술술읽는 몇 안되는 작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성. 그 담대한 담론을 펼치는 작가의 능력에 부러울 따름이었다.

작가는 마리아, 성녀 마리아와 창녀 마리아. 성경에도 나오는 이 이분법적 이중성이 가지는 의미를 묘하게 전달한다. 그것도 마리아 자신의 내면 속에 2가지 마리아가 존재하는 것처럼. 그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섹스는 단지 11분 안에 완료된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고 몸을 팔던 마리아가, 드디어 남자를 온전히 자신의 몸안에 받아들인다. 그 시간도 11분. 섹스에 대한 단상을 적나라하게 들려준다.

특히, 특별한 섹스신 없이 섹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는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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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면 어때 쪽빛그림책 3
쓰치다 노부코 지음, 김정화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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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빡이 된 경험은 없다. ^^*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면,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거릴 수밖에 없다.
주인공 데코의 모습에서, 우리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마빡이'라는 개그 프로그램을 차용해, 그림책을 보게 만들고, 유치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구입하도록 유도한다. 좋은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답게, 편집 구성도 맘에 든다.

텍스트는 별로 많지 않지만, 짧고 간결한 글로 데코의 마음을 잘 전달하고 있다. 아마 내 마음처럼, 아이들도 기뻐하고 즐거워 할 그림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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