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 김지수 인터뷰집: 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
김지수 지음 / 어떤책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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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른16명에 대한 인터뷰집이에요.
삶에 대한 지혜, 닮고 싶은 생각이나 행동방식에 대한 글이 나오면 밑줄을 치면서 읽었습니다.
철학자 김형석, 노인의학자 마크 E.월리암스 인터뷰 내용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의 취지라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나이 지긋한 인생 선배로부터 교훈을 얻고자하는 부분이 클텐데 너무 많은 인물들의 인터뷰를 싣다보니 깊이가 없이 어정쩡한 내용이 많아 아쉽네요. 하지만 일부분 아니 하나의 문구라도 얻은 게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맞습니까?
60은 돼야 창의적인 생각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런데 ‘60에 어떻게 살까‘는 40대에 정해야 해요. 지금은 다 떠났지만 내 동년배인 안병욱 교수, 김태길 교수, 김수환추기경도 60~75세까지 가장 창의적이고 찬란한 시기를보냈어요. 좋은 책은 모두 그 시기에 썼지요. 75세가 되면 그 절정의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잘하면 85세까지 유지가 되고 그다음엔 육체적,
인 쇠락으로 내려와야지요.

만족의 원동력은 일이에요. 잠자는 것, 먹는 것 빼고는 일에만 집중해요. 
97세에도 쉬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나이쯤 되다 보면 가정이나 사회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해요. 하나는 일을 할 수 있어야하고, 또 하나는 사소한 것이라 해도 존경받을 만한 점이있어야 해요.

1960년대부터 쓰신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등의 에세이는 한 해 6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출판계기록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잘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하십니까?
매일 밤 기나긴 일기를 써요. 문장이 잘 연결되게 하기위해서요. 재작년, 작년의 일기장을 꺼내 2년간 무슨 일이 있었나 읽어 보고, 그 시간을 연결 지어서 오늘의 일기를 쓰는 식이에요. 문장력이 약해지면 안 되니까 계속 훈련을 해요.

나이 든다고 해서 학습 능력이나 창의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중년인 저조차 젊을 때 비해 총기가 떨어진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요?
80세 노인 중 정상적 인지기능을 가진 사람이 절반이 넘어요. 만약 총기가 떨어졌다면 필시 사고가 편협해졌기때문일 거예요. 그건 습관에 매달려 살기 때문입니다. 습관이란 어제라는 틀을 이용해서 오늘의 곤경에 대처하는방식이지요. 습관에 의지할수록 예측불허 상황에 대처하는 뇌의 회복탄력성이 떨어집니다. 과거에 매달려 자기삶을 백미러를 통해 경험하려는 습관을 멈추세요. 총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인도 낯선 상황을 피하면 안 됩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노화에 대한 긍 정적인 교육과 더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나 은퇴자 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아닐까요?  
노인에게 일은 중요합니다. 자기인식, 자부심, 사회적 지위 등등 일이 주는 만족은 대체할 수 없어요. 하지만 은퇴후에도 큰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은 위험합니다. 대안직업, 개인적인 프로젝트, 자원봉사,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가벼운 육체노동 등 다양한 활동을 포괄해야 해요. 그리고 이런 활동은 젊은 시절부터 리허설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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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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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사람은 알겠죠. 자신한테는 매우 감동과 만족을 주는 책이 다른 이에게는 그 반대이거나 이도저도 아닌 무덤덤한 경우 말이죠.
제목과 리뷰를 감안하여 선택한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읽는 동안의 상황도 한 몫 했겠구요. 7편의 단편인데, 책 뒤편의 신형철의 평론을 보면서 새록새록 줄거리가 기억이 날 정도였으니 얼마나 집중력 없이 읽어나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덕에 후에 기회되면 다시 볼 수도 있겠다는 얉은 생각만 잠시 하게 되네요.
7편 모두 슬픈 감정이 이입될 터인데, 솔직히 감동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허나, 제목은 기가막히게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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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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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님의 소설은 3번째인데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것을, 원미동 사람들 그리고 이번 ‘모순‘입니다.
소설 후미에 작가노트에서 ‘이 소설을 가능한 천천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하면서 ‘누군가의 독후감으로 인해 선입견을 갖지 않고 첫번째 독자로서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작가의 작은 소망을 밝힙니다. 단편을 쓸 때의 몰입감과 집중력을 갖고 한 치의 여유없이 이 소설을 써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토리‘와 ‘감동‘만이 소설의 필수 요건임을, 소설가로서의 철학을 당당히 밝히고 있습니다.
십분공감하면서 이 소설에 대한 타인의 리뷰를 훓다가 중요한 스포가 있음을 알아버렸지만 이미 늦어버렸죠. 잊을려고 해도 맘대로 되지 않아 체념한 채 끝까지 읽어 나갔습니다. 그 리뷰를 읽어버렸던 자신한테는 짜증이, 리뷰 쓴 분한테는 좀 화가 나더군요. 영화관에서 누군가 친절하게(?) 다음 장면을 속삭일 때와 마찬가지였죠. 모르고 봤으면 더욱 충격과 감동을 느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 자체의 완성도와 감정적 충격은 대단했어요.
‘역시! 다르구나‘ 로 이 소설에 대한 느낌을 대신합니다. 대부분의 소설은 중고서점으로 이동합니다만 ‘모순‘은 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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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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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김정운님의 책을 읽게 되었네요. 예전에 읽은 책이 ‘노는만큼 성공한다‘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 여러 책이 나왔으나 기억에 없는걸 보니 읽지 않은게 확실하네요. 하지만 제목이 강렬한 일부는 제목만큼은 인지하고 있지요(남자의 물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에디톨로지 일명 ‘편집학‘의 핵심은 여러 원천들로부터 쓸만한 정보를 DB화하여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편집한다, 이게 창조가 되는 것이다 라고 할 수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로 전에 읽었던 김영하작가의 산문 ‘읽다‘에서 얘기한, 모든 작가는 기존 세상에 내어진 책들의 내용을 가공하여 쓴다고 하면서 어떤 작가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내용이 기억이 나더군요. 일맥상통합니다. 괜히 누군가 선천적으로 창조적, 창의적이라고 부러워할 필요는 없을꺼 같네요.
이 책을 가장 많은 노력을 들여 썼다고 하는데 아마 심리학 등 학술적이고 전문적 내용을 가능한 쉬운 필치로 설명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덕분에 읽는 내내 별로 지루하지 않았어요.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챕터는 에필로그였습니다. 김정운님이 ‘영업비밀‘이라고 했던, 예상보다 꽤 많은 지면으로 자세히 공유를 해주었거든요. 짝짝짝!!!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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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강만길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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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대해 짧지만 핵심적으로 강의를 들은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젊은이들 대상으로 평생 역사학자로서의 소회 내지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습니다만, 중장년층이 읽어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근현대사 특히 일제강점기부터 분단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나갑니다. 진보적 역사학자의 시각은 어떠한지 궁금했는데 꽤 균형적이고 객관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강연식의 글이 끝나고 뒷부분은 청중과의 묻고 답하기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참 인상깊었습니다. 대학생에게 특히 권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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