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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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을 쓰는 동안, 다 쓰고 나서,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보게 된다면, 작가는 여전히 맘이 많이 아플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길지 않는 글이고 구와 담의 일인칭 독백의 글이건만 첨 책장을 넘기고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덮는 그순간까지 저도 맘이 편치가 않네요.
책은 잘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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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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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적어도 끝까지 읽을 요량이라면 가능한 단박에 읽어내는 게 작가에게나 독자에게 모두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할 공산이 큽니다.
그런 생각을 갖으면서도 이번에도 그러하지 못했음을 아쉽게 여길 뿐이며.....

유명한 작가의 소문난 책인데 나에게는 적어도 주옥같지는 않았더랬어요. 이유 중 하나는 위에 말한 그대로이고, 또 하나는 김연수의 글은 내게 큰 감흥을 주지 않는다는 거에요.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라서 더 풀어낼 말은 없네요.

하지만 작가가 이 책을 쓴 동기와 주인공인 시인 ‘백석‘에게 선사한 작지만 의미있는 서사에 대해서는 책의 맨 끝에 있어 늘 읽을까 말까 망설임을 주는 ‘작가의 말‘을 읽고나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그러한 의도에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문장 곳곳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옛말들이, 실은 수 년 간 이어진 탐색의 노고였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구요.
이 모든 걸 알고 재독을 한다면 더 깊이 있는 감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꺼 같아요. 그만한 인내심이 제겐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기행은 1937년의 어느 여름날, 해변에 누워 이 곡을 듣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한 일들은 소설이 된다고 믿고 있었다. 소망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일들, 마지막 순간에 차마 선택하지 못한 일들, 밤이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일들은 모두 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된다. - P245

그런 그에게 동갑의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저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 기행에게는 덕원신학교 학생들의 연주를 들려주고 삼수로 쫓겨간 늙은 기행에게는 상주의 초등학생이 쓴 동시를 읽게 했을 뿐. 그러므로 이것은 백석이 살아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죽는 순간까지도 그가 마음속에서 놓지 않았던 소망에 대한 이야기다. 백석은 1996년에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나는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 된 그를 본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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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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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틈없이 쏟아내는, 저자의 디테일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수다스러움이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으면 장시간 책을 읽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줬을꺼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당연히 영화평점이 책의 평점보다 더 후하게 매겼을 꺼에요.
재미는 있었는데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 책 속 범죄자는 정말 싫어하는 타입이라 그런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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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문학동네 루쉰 판화 작품집
루쉰 지음, 이욱연 옮김, 자오옌녠 판화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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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의 유명세만 듣고 읽어 봤다면, 가벼운 분량, 쉽고 읽기 편한 가독성으로 루쉰이 말하고자 한 내재적 주제를 모르고 넘어 갈겁니다.
저 역시 ‘옮긴이의 말‘을 읽어 보지 않았다면 중국의 역사에서 신해혁명이 일어났던 시기에 루쉰이 아Q를 통해 빗대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르고 넘어 갔을 거에요.
1984나 동물농장처럼 사전 지식 없이도 주제 파악이 될 수 있는 책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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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시선 - 개정판
이승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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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가까이 아버지에 대한 기억없이 살아온 ‘나‘는 어느 순간 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스토리보다는, 작가의 글 품새가 약간 독특하니 재미 있었어요.
만연체인거 같았는데 어느새 간결체로 이어지더니 자유분방하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갑니다. 어떤 상황을 긍정하다가도 부정하면서 다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듯 의식의 흐름대로 글이, 문장이 그 상황을 ‘나‘의 관점으로 그려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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