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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이상하고 엄청난 파충류 ㅣ 은근히 이상한 동물 그림책
크리스티나 반피 지음, 로셀라 트리온페티 그림, 김시내 옮김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솔직히 저는 파충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겉모습만 봐도 으스스하고 무서울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보여줄 책도 웬만하면 귀엽고 따뜻한 동물 위주로 골라왔는데, ''은근히 이상하고 엄청난 파충류''는 이상하게도 표지 색감이 너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더라고요.

색채가 고급스럽고 그림도 불쾌하지 않게 표현돼 있어서 ‘한 번 볼까?’ 하고 펼쳐보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된 책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이 책은 총 62종의 파충류를 다루고 있는데요, 각 파충류마다 학명, 식성, 길이, 서식지, 수명, 위험도, 번식 방식이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돼 있어요. 글이 길지 않아서 아이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꼭 알아야 할 핵심만 간결하게 담겨 있어 엄마가 설명해주기도 정말 쉬웠어요. 그런데 이 책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파충류의 독특한 특징을 너무나 생생하고도 정확하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가령 몸 색깔의 변화라든지, 눈 모양, 비늘의 배열, 혀를 내미는 모습, 독특한 꼬리나 몸의 자세까지… 말로 설명하면 어려운 부분들을 그림이 정확하게 표현해주니 아이가 ‘이건 왜 이럴까?’ 하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호기심도 생기더라고요. 무섭거나 혐오스럽게 묘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생물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어서 파충류에 대한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었어요.
사실 ''은근히 이상하고 엄청난 파충류'' 이 책을 고를 때만 해도 ‘울 공주가 이런 걸 과연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컸어요. 엄마 욕심 반, 호기심 반으로 고른 책이었는데요, 웬걸요! 책을 받자마자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빠져들더니, 밥 먹으면서도 손에 책을 놓지 않는 거예요. “무섭지 않아?” 하고 물으니 “너무 신기하고 귀여운 파충류도 많아!” 하면서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특히 위험도나 서식지 같은 정보에 관심을 가지더니, 흥미가 생긴 파충류는 지도에서 서식지를 찾아 표시까지 하더라고요. “왜 표시했어?” 하고 물으니 “나중에 꼭 가보고 싶어서!”라고 대답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괜히 뭉클했어요. 책 한 권이 아이의 꿈과 상상력을 넓혀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은근히 이상하고 엄청난 파충류''는 제목처럼 묘하게 끌리고, 정말 엄청난 매력을 지닌 책이에요.
단순히 파충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걸 넘어서, 아이의 탐구심과 관찰력을 자극하고, 엄마도 함께 대화하고 상식을 넓혀가는 시간을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었어요.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파충류가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가진 생물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요. 부모님들께 꼭 한 번 아이와 함께 펼쳐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