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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의 경제학 -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힘
하라다 다케오 지음, 강신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평점 :
2008년 대공황을 불러온 금융위기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많은 비판과 새로운 시스템을 모색하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세계 경제 질서에 어떤 음모가 행해지고 있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동양의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체제를 제시한다.
지금의 금융자본주의가 자유경쟁을 통해 부의 절대적인 크기를 확대하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허구임이 판명났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주주와 월스트리트의 몇몇 자본가들의 사치를 위해 애쓸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들의 끝없는 탐욕은 5%의 미국인이 전 세계 50%의 부를 집중하며 동아시아로 이양되는 부의 분배를 막고 있다고 본다.
한쪽에는 부채에 짓눌린 미국이 있고 또 한쪽에는 그 부채의 절반을 짊어진 동아시아 국가들이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디폴트 소동을 끊임없이 일으키면서 도무지 수습하려 들지 않는 유럽과 미국을 일본과 중국, 한국이 말없이 처리해 주고 있다.
이런 부조리가 어디 있을까.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저자는 그 원인으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시스템을 받아들인데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배경은 동아시아에 전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음양사상이 노골적인 침략전을 벌인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무력화된 역사에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음양사상은 동아시아 내에서 잇달아 무시되고 은폐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해 서구식 사상이 근대화, 계몽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아 갔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누구나 다른 것과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유지되고 있는 미묘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15~22쪽) 저자는 이를 음양의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즉,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를 끝없는 탐욕에 의한 확대만을 추구하는 서양의 경제학 대신 조화와 균형을 찾는 동양의 경제학을 새롭게 모색하는 것이다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며, 인플레만도 능사가 아니다. 바람직한 모습은 균형이며, 추구해야 할 것도 균형이다. 지금까지의 근현대사가 확대 일변도였던 이상, 그것과의 균형을 취하기 위해 앞으로의 역사는 오히려 축소 지향적인 길로 가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음과 양의 경제학이다(231쪽)
경청할 만한 이야기임에도, 다만 아쉬운 건 이 책의 저자가 책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엄밀한 논증으로 설득력을 높이는 대신 음양도, 풍수, 황제의 식탁통치 등은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린 것 같다. 어쩌면 이도 실증과 논리를 중시하는 서구식 사상에 경도된 나의 잘못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하나 우려할 점은 저자 하리다 다케오가 보여주는 사고방식이 너무 국수적이라는 것이다. 그가 그간 써온 저작들 《속이는 미국과 속는 일본》, 《북한 VS 미국》, 《일본 봉쇄 시대》, 《일본 때리기를 막아라》, 《누군가 노리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금괴》등을 통해 봤을 때, 한쪽의 일방적인 피해자와 일방적인 가해자로 양분하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 사고방식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