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일취월장 - 나날이 성장하는 나를 위한 그 한마디 공병호의 우문현답 시리즈 2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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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장점과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이 책의 독서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독서법에 따라서 이 책의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은 이 책의 내용을 아주 잘 웅변하고 있다. 일취월장(日就月將) 날로 달로 탁월해진다는 이 제목은 아마 저자의 욕망과 책의 내용을 가장 설명해주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라고 해도 된다.

 

책은 날로 달로 탁월해지는데 힘이 될 만한 잠언들이 제시되어 있고 거기에 저자 공병호 박사의 감상이 적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 몇 가지를 같이 나누면 이렇다.(잠언만이다, 해설까지는 아니다)

 

-나는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언제든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돛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다 (지미딘)

그리고 이어서 저자의 감상과 해설이 이어진‘삶이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환경에서든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 불리한 환경 때문에 오늘의 내가 가능했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돌 수도 있을 거고요’(40쪽)

 

-끝없는 일의 노예가 되기보다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균형과 조화, 내면의 평화를 이어가도록 삶을 꾸려야 한다(브라이언 트레이시).

역시 이어지는 저자의 해설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고 조직화하는 능력과 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자신을 돕는 일이고 타인을 돕는 일이에요. 끌려다니지 마세요(61쪽)

 

이런 식으로 힘이 될 만한 잠언과 저자의 해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4장을 통해 이어지는데 사실 4장으로 구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던 것은 아니다. 잠언들이 그 계절의 의미에 꼭 어울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취월장 제목의 ‘날로, 달로’라는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잠언을 읽고 충분히 거기에 대해 묵상한 다음 저자 공병호 박사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비교하며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법이 될 것 같다. 거기서 저자 공병호 박사의 삶도 엿보고 배울 점은 배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제 이 책의 단점에 대해 서술하겠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책의 서평을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책 자체의 내용은 좋았다. 옳은 이야기밖에 없었다. 귀담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 그래서 힘을 얻고 분발심을 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면서도 현실감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이 책에 교훈은 있는데 감동이 없었다. 더구나 이 책의 내용 중 몇몇 부분이 저자의 이전 책에서 봤던 내용 그대로다.(물론 새로 추가된 내용도 많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저자의 책을 많이 보지 않는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비판 한 가지 더 적겠다. 비유하자면 이 책은 겉절이를 닮았다. 반성과 묵음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탁월해지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다른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무가치하다고 느끼게 한다.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탁월해지는 것)이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일인가 검토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융단폭격하듯 다른 사람에게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강요하고 있다. 탁월해지는 것이 옳다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 가치가 또한 너무나 현세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잠언보다 그의 감상과 해설이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1쪽의 내용은 저자의 잠언을 저자는 한쪽만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 것이다.

 

때로는 같은 책 안에서 자신이 써 놓고도 서로 모순되게 해석할 수 있는 글들도 상당히 여럿 있다. 너무 늦은 시작은 없다면서(17쪽) 꿈을 찾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해 살기를 설파하는 이 이율배반(114쪽) 그뿐인가. 저자가 든 예를 얼마든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우도 충분히 많았다.(160쪽)

 

이것은 기본적으로 저자가 묵음이 없기 때문이다. 다작하기보다 한권한권, 한줄한줄 깊이 생각하고 묵히는 것이 그에게는 무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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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 - 캐나다의 작은 모텔에서 세계 최고 호텔 그룹을 만든 이사도어 샤프의 성공 스토리
이사도어 샤프 지음, 양승연 옮김 / 지식노마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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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 항상 이렇게 정의 내리곤 했다. 경영자란 자신과 다른 사람이 꿈을 꾸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피터 드러커의 경영 블로그) 지식노마드의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라는 제목이 확 끌렸다. 도대체 자기의 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꿈까지 꾸고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경영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너무 궁금해서 가슴이 떨렸다. 그런데 캐나다의 작은 모텔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36개국에 96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앞으로 40개 이상의 호텔을 추가로 더 지을 예정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처음 호텔을 시작할 때 아무 비전도 없었고 계획도 없었고 지식도 없었으며 그저 잠시 머물던 호텔에서 형편없는 서비스를 받고는 이런 정도의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하니 나의 당혹스러움이란...^^

 

그런데 점차 책을 읽다 보니 이사도어 샤프가 성공한 이유가 있었고 그것은 너무나 분명했다. 이사도어 샤프의 처음 했던 말에 모두 정답이 있었다. 그가 머물던 호텔의 형편없는 서비스를 고객의 관점에 맞춰서 최상의 서비스로 끌어올리는 것. 요즘 말로 하면 품질 경영이라고 할까. 그리고 호텔업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겸손했기 때문에, 그는 최고급 스테이크를 파는 호텔의 최고경영자이면서도 인스턴트 햄버거를 파는 맥도널드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받기를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 포시즌스 핵심 경영철학인 품질, 서비스, 문화, 브랜드에 대해서 살펴보자

1, 고객의 관점에 따른 최고의 품질 경영이 전세계 최고의 호텔기업을 만들었다.

포시즌스는 호텔업 최초로 욕실가운과 타월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24시간 세탁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또한 호텔 내에 최고급 레저시설을 갖춰 호텔에 묵는 고객들의 호텔이 단지 관광지를 둘러보고 난 다음 쉬는 숙박시설이 아니라, 호텔을 보기 위해 관광지를 찾는 문화시설이 되게끔 했다. 또한 포시즌스 향수병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호텔에 충성심을 가질 만큼 완벽한 고객관리시스템으로 한 번이라도 호텔에 머문 고객의 정보를 기록해 고객 맞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회사가 고객을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보여주는 한 예가 있다. 오프라 윈프리가 줄리아 로버츠를 인터뷰하면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 “줄리아, 당신은 어떤 잠자리를 가장 선호하나요?” “포시즌스 침대요” 윈프리는 맞장구를 쳤다.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침대 매트리스를 업그레이드 하고, 최고의 베개를 들여다 놓았다. 불이 들어오는 화장대 거울, 최고급 화장지 등 디테일에 승부수를 걸었다. 모든 고객을 100% 만족시킨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2, 임직원이 직원을 고객 대하듯 대해야, 직원도 고객을 최고의 서비스를 다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이 있었다 황금율을 토대로 한 포시즌스의 공식선언문 ‘다른 사람이 당신을 대하기를 바라는 대로 다른 이에게 행하라’이다. 고객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포시즌스 직원도 해당된다. 회사는 모든 직원을 기쁘게 한다. 행복한 직원은 모든 고객을 기쁘게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최고의 엘리트는 다름 아닌 데스크 직원이다. ‘고객응대 실수율 제로’가 엘리트에게 부여된 책임이다.



쓰나미가 한 호텔을 덮쳤다. 누군가 수영장으로 떠내려간 호텔 고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뛰어들었다. 심지어 바다로 떠밀려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무자비한 파도 속으로 뛰어든다. 해양 구조대원 이야기가 아니다. 포시즌스 호텔직원 이야기다.

상호 간의 존중, 공정함, 정직함, 운영진에 대한 신뢰가 경영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사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영자들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3, 일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와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의 문화는 단기간에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한다 이사도어 샤프는 바텐더, 웨이터, 접시닦이, 청소부 등 현장 직원들이 5성급 호텔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들을 자신과 함께 꿈을 꾸도록 만들었다.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한 최고의 품질경영이 포시즌스를 최고의 호텔재벌로 만들었다면, 그 최고의 품질 경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이사도어 샤프의 직원 사랑이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직원들까지 같이 꿈을 꾸도록 만드는 경영자. 이사도어 샤프의 성공은 괜한 것이 아니다.

 

4,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감동한 고객은 ‘포시즌스 향수병’이라 불리는 충성심을 갖는다. 이 서비스는 위에 목숨을 걸고 고객을 지키는 ‘문화’에서 나온다. 최고급 호텔임에도 현재 여전히 무서운 성장세를 갖고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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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ch up 캐치 업 (하) - 2011년 소비자 트렌드 읽기 Catch up 캐치 업
(주)트렌드모니터 & (주)엠브레인 지음 / 지식노마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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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슈퍼크런처]라는 책이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전문가의 직관, 분석보다도 자료가 갖고 있는 숫자 그중에서도 통계가 갖고 의미가 훨씬 더 크고 신뢰할 만하다는 것이었다. 전문가의 분석과 직관보다도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예측하는데 있어서 통계가 갖는 의미가 그렇게 크다는데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식노마드의 CATCH UP은 이러한 통계를 사용해서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기업과 정부일 것이다. 기업에서는 3~6개월마다 이 책이 필요할 것이고, 정부는 정책을 서우고 그 효과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이 책이 최소 1년 단위로 필요할 것이다.(지금 우리나라통계작성은 5년마다 한 번씩 하는데 너무 늦다) 그러나 이 책이 꼭 기업과 정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우리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하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 책의 서문에서 나와 있듯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에 가장 큰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12쪽).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굉장히 불안한 사회이며 또한 불확실성이 큰 현대라는 시기를 살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나의 지나친 일반화일까? 사람들은 대체로 선택의 기로에서 대중들이 많이 선택해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남의 삶에 관심을 많이 갖고. 그것이 상품 판매의 지극한. 혹은 정부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었다 함은 곧 그것이 트렌드라면 우리가 매 순간 얼마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불확실한지를 설명하는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IT 모바일, 유통 쇼핑, 저축 소비, 여가 의식, 사회 문화 5장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는 각각 갤럭시 VS 이이폰의 사용자 비교,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 소비자 리뷰 영향력, 2010년 백화점 이용현황, 펀드투자, 저축이용률 현황, 2010년 연말 모임 장소, 기부문화, 영어학습, 저출산, 커피전문점 이용 등 각각의 소주제로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해석이 물론 가능하겠지만, 내 생각에 우리나라는 점점 물질주의, 실용주의, 경쟁지상주의 등이 만면해 있고, 공동체 의식은 약해지고 있으며, 복지에 대한 갈증은 크나 정작 본인 지출과 기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답답한 현대도시생활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불확실성 때문에 무속 등 점을 찾는 경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건을 선택할 때. 가장 큰 제일 요인은 시간과 돈을 줄일 수 있는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대다수 국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무척 직관적으로 되어 있다. 한 가지 주제가 나오면 그에 따른 조사기간과 조사대상이 나오고. 도출할 수 있는 가장 큰 결론을 제시한 후 그에 대한 부가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차트가 제시되어 있고, 다음에는 더욱 상세한 내용이 통계화되어 보기 편하게 제시되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마크 트웨인) 다시 통계를 작성하는 방법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자기 입맛대로 인용함에 따라 거짓말이 될 수도,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 책은 전문여론조산기관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심사숙고와 많은 노력을 해서 작성한 책이니 상당히 신뢰도가 높다고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항상 통계를 읽을 때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왜곡된 점이 없는지 세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어쨌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스토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다. 이 책을 기업과 정부,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삶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모든 일반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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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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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 이덕무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이덕무는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로 정조가 규장각 검서관으로 박제가·유득공·서이수 등과 함께 뽑아, 여러 서적의 편찬 교감에 참여했다. 그 유명한 정조의 서얼등용책이었다. 서얼 출신으로 빈한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어려서부터 박람강기하고 시문에 능하여 젊어서부터 이름을 떨쳤다.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와 함께 약관의 나이에 건연집(巾衍集)이라는 사가시집을 내어 일찍 문명을 날렸고, 이것이 청나라에까지 전해져서 이른바 사가시인의 한 사람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북학파 실학자인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 등과 사귀고 그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의 학풍은 문자학(文字學)인 소학(小學), 박물학(博物學)인 명물(名物)에 정통하고, 전장(典章) ·풍토(風土) ·금석(金石) ·서화(書畵)에 두루 통달하여, 박학(博學)적 학풍으로 유명하였다. 사물의 이치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고증학을 발전시켜 실학의 토대를 세우는데 크게 일조하였다.

 

[책에 미친 바보]는 이런 이덕무의 학문과 독서, 교우관계, 선비정신, 사상 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서문은 박지원이 썼고, 나머지는 이덕무 본인 스스로에게 쓴 글(21~46쪽), 독서와 학문에 관한 고찰(47~116쪽), 벗과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들(117~174쪽), 선비정신(175~220쪽), 사상(221~260쪽) 등으로 이덕무의 문집이나 편지 등이다. 따라서 이덕무의 학문과 독서, 사상, 생활 등을 통해 배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그의 문장과 문체, 교우관계 등을 알 수 있는 고증학적인 자료로서도 무척 소중하다. 뒤에 부룩으로는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전문적으로 이덕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일반인을 위해서 주석서가 붙어 있으니 어려운 단어나 어구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62~282쪽)

 

이제 내가 책에 미친 바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감동받은 구절과 인상 등을 같이 나누고 싶다. 책에 미친 바보라는 이 책의 제목이 무척 좋았다. 나도 책에 미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덕무라는 분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강하게 했다. 백이전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1억 1만 3000번을 읽은 귀곡 김득신 같은 분일까? 도대체 어느 정도 책을 좋아하기에 책에 미친 바보라는 제목을 당당히 걸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그분의 독서습관과 나의 독서습관을 점검해보고, 점점 쇠락해가는 나의 기억력과 독서력을 충전 받고 싶었다.

 

인상 깊은 구절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본다.

‘나는 어쩌면 선과 악을 5분씩 갖고 있는 사람일걸세.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만약 소신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죽을 때까지 선을 닦는다면 다행히 6분, 7분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리고 8분은 9분과 겨우 1분의 차이가 나지만 나처럼 무능한 사람이 어찌 감히 그 차를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35분에서 9분까지 감히 뛰어오르지 못하더라도 5분이나 6분이나 7분에 머물러 있는 것도 그 뜻을 높이 세우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35쪽) 감동이었다. 최선을 다한다면 7분에 이르지만 그럼에도 뜻은 그 최선을 넘어야 한다는 말. 그러면서도 겸손을 잃지 않는 목표. 내 옷깃을 다시 여미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책을 보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한 대목에서는 요긴해서 더욱 좋았다. 책을 볼 때는 서문, 범례, 저자, 교정자, 그리고 권질이 얼마만큼이고 목록이 몇 조목인지 먼저 살펴서 책의 체제를 구별해야 한다. 대충 읽고는 다 읽었다고 만족해서는 안 된다.’ (54쪽) 요즘 나의 독서 태도를 경계해주시는 듯하다. 책을 한번 읽고는 다 습득했다고 믿곤 만족해하는 나의 독서태도를 질타하는 것 같았다.

‘글을 읽을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읽어야 한다. 그 시간을 넘기면서 책을 더 읽어도 안 되고, 덜 읽어서도 안 된다. 나는 아침에 40~50줄을 배우면 하루에 50번씩 읽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섯 번씩 나누어 한 차례에 10번씩 읽었다. 이것을 너무 아플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미루지 않았다. (56쪽) 구체적인 독서 습관이다. 요즘 기억력과 독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서 매우 요긴했다.

‘육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육경을 이해할 수 없다...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자료를 참고하고 그때그때 적어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라’(54쪽) 독서에서 기본을 중시하고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밟으라는 것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주석을 참고하는 습관을 들이고 아는 사람에게 반드시 물어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음에 반복해서 많이 읽기만을 탐하는 것이 어찌 지혜로운 일이겠는가. 그렇다고 섭렵해야 함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막히고 고루해지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55쪽) 너무 세밀하게 독서를 하거나 또는 다독만을 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너무 반복하는 것도 비판하고 있다. 참 새며들을 만한 구절이다

 

독서란 지난 시간의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것도 당대의 유명한 학자의 글, 그것도 벗처럼 교우하는 이들에게, 때로는 스스로를 경계시키기 위해서 쓴 글이라 이 글을 읽는 것이 어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저 한 줄만 읽어도 저자의 글이 그대를 흠뻑 젓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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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의 꿈과 환상
베리 피터스 지음, 전병희 옮김 / 대장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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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카는 전통적인 이슬람 사회의 딸로 태어나 무슬림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14살 되던 해에 꿈을 꾸었다. 자신의 장례식에 관한 꿈이었는데 그녀의 시신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두아를 드리고 있었다. 미사키의 영혼은 뒤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는 나의 아들 예수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 그리곤 꿈에서 깨어났다. 단 한 번의 꿈이었지만 미사키는 잊을 수 없었고, 그녀는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다.

 

하디자는 모스크와 꾸란의 그늘에서 살았다. 우연히 찾은 병원에서 두 명의 기독교 여인을 만났고 그녀들은 하디자에게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그림을 주었다. 얼마 후 하디자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한 모스크에서 설교자가 말하는 꿈을 꾸었다. 설교자는 높은 설교단 뒤에서 설교하고 있었고, 밝고 빛나는 구름으로 가려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설교단 바로 아래에 성모 마리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디자는 성모 마리아에게 다가가 ‘제가 가야 할 본향의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성모 곁에 서 있던 한 사람이 다가와 그녀에게 허브 다발을 주면서 ’그녀는 당신에게 이 허브를 주라고 하셨습니다’ 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꿈으로 인해 하디자 역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된다.

 

구원을 사모하는 무슬림들은 종종 꿈과 환상을 통해 통찰을 얻는다. 무슬림 문화에서 실제로 꿈은 해석되어야 할 의미가 있다고 믿어진다. 반면 오랫동안 서구사회에서 꿈과 환상은 실재보다는 허구를, 객관보다는 추측을, 견고한 이성보다는 불분명한 환상을 뜻했다. 많은 서구인들이 꿈과 환상을 진지하게 취급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꿈과 환상은 꾸란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 막달라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을 알리는 장면, 요한복음, 에녹서 등이 그것이다. 또한 콘스탄틴 황제는 카이와 로라는 글자를 가지고 나타나신 예수의 꿈을 꾸고 기독교로 개종한다(35쪽)

 

왜 하나님이 무슬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데 꿈과 환상을 사용하실까. 그리고 더 나아가 왜 한국에서는 꿈과 환상을 사용하시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어 진다. 첫째, 무슬림 사회는 높은 문맹률로 인쇄자료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가난과 정부의 억압으로 외부 매체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둘째, 기독교 사회의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이 지역에는 복음이 미치지 않는 민족의 70%가 있음에도 기독교 사역을 위한 돈의 0.01%만이 복음화되지 않는 곳으로 지원된다. 셋째, 의문을 허락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이슬람 사회의 문화는 꿈과 환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뜻에서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복음이 증거되기 어렵고, 많은 장애가 있는 곳에 특별한 능력과 이적, 기적을 행하시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일반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선교지에서는 병 고침이나, 이적과 기적이 종종 있는데 한국에 와서 사역할 때는 전혀, 혹은 거의 없음은 왜일까? 사역의 현장이 다르면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도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병원, 의약품 교통수단이 넘치는데 굳이 하나님께서 그런 역사를 선교지처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오독하면, 오순절이나 신사도운동, 은사주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제 멋대로 하나님께 능력을 나타내시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거만하고 악한 행동이기 때문이다.(오인용 목사님, BAND OF PURITANS)

 

이는 이 책의 마지막 질문, 타문화권 선교사가 필요한가(50쪽)의 질문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답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기적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께서 지도하시는 사역적 방법을 대신할 것은 없다. 즉,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복음의 메시지를 말해야 한다. 꿈과 기적을 체험한 사람일지라도 여전히 복음을 이야기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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