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병호의 일취월장 - 나날이 성장하는 나를 위한 그 한마디 ㅣ 공병호의 우문현답 시리즈 2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의 장점과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이 책의 독서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독서법에 따라서 이 책의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은 이 책의 내용을 아주 잘 웅변하고 있다. 일취월장(日就月將) 날로 달로 탁월해진다는 이 제목은 아마 저자의 욕망과 책의 내용을 가장 설명해주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라고 해도 된다.
책은 날로 달로 탁월해지는데 힘이 될 만한 잠언들이 제시되어 있고 거기에 저자 공병호 박사의 감상이 적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 몇 가지를 같이 나누면 이렇다.(잠언만이다, 해설까지는 아니다)
-나는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언제든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돛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다 (지미딘)
그리고 이어서 저자의 감상과 해설이 이어진‘삶이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환경에서든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 불리한 환경 때문에 오늘의 내가 가능했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돌 수도 있을 거고요’(40쪽)
-끝없는 일의 노예가 되기보다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균형과 조화, 내면의 평화를 이어가도록 삶을 꾸려야 한다(브라이언 트레이시).
역시 이어지는 저자의 해설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고 조직화하는 능력과 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자신을 돕는 일이고 타인을 돕는 일이에요. 끌려다니지 마세요(61쪽)
이런 식으로 힘이 될 만한 잠언과 저자의 해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4장을 통해 이어지는데 사실 4장으로 구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던 것은 아니다. 잠언들이 그 계절의 의미에 꼭 어울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취월장 제목의 ‘날로, 달로’라는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잠언을 읽고 충분히 거기에 대해 묵상한 다음 저자 공병호 박사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비교하며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법이 될 것 같다. 거기서 저자 공병호 박사의 삶도 엿보고 배울 점은 배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제 이 책의 단점에 대해 서술하겠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책의 서평을 쓰기가 너무 힘들었다. 책 자체의 내용은 좋았다. 옳은 이야기밖에 없었다. 귀담아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 그래서 힘을 얻고 분발심을 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면서도 현실감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이 책에 교훈은 있는데 감동이 없었다. 더구나 이 책의 내용 중 몇몇 부분이 저자의 이전 책에서 봤던 내용 그대로다.(물론 새로 추가된 내용도 많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저자의 책을 많이 보지 않는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비판 한 가지 더 적겠다. 비유하자면 이 책은 겉절이를 닮았다. 반성과 묵음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탁월해지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한 나머지, 다른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무가치하다고 느끼게 한다.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탁월해지는 것)이 다른 사람도 좋아하는 일인가 검토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융단폭격하듯 다른 사람에게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강요하고 있다. 탁월해지는 것이 옳다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 가치가 또한 너무나 현세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잠언보다 그의 감상과 해설이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1쪽의 내용은 저자의 잠언을 저자는 한쪽만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 것이다.
때로는 같은 책 안에서 자신이 써 놓고도 서로 모순되게 해석할 수 있는 글들도 상당히 여럿 있다. 너무 늦은 시작은 없다면서(17쪽) 꿈을 찾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해 살기를 설파하는 이 이율배반(114쪽) 그뿐인가. 저자가 든 예를 얼마든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우도 충분히 많았다.(160쪽)
이것은 기본적으로 저자가 묵음이 없기 때문이다. 다작하기보다 한권한권, 한줄한줄 깊이 생각하고 묵히는 것이 그에게는 무척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