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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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이 깊다고 학자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그 학식이 그저 자신의 생계 수단에만 그친다면 그 학문은 기술 차원이 아닌가. 배우고 익힌 것이 자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널리 이익되게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학자로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를 끝내며 든 생각이다. 도올이란 학자에 대한 경배의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깊고 넓은 학식에 놀라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학자로서의 태도가 새삼스러웠던 책이다. 도올은 자신의 학문으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으며, 용기있게 목소리를 내는 진정한 학자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아는 것이 넘칠지라도, 자신의 안위 속에 갇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 학식의 용도는 무엇인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라 불릴 자격이 없듯이, 세상을 향해 정의와 양심을 외치지 않는 학자의 지식은 그냥 그림의 떡일 뿐이지 않을까. 그림의 떡으로 굶주린 자를 구할 수는 없다.

 

스무살에 반야심경이란 불교경전을 접하고 50.

이 책은 반야심경에 대한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반야심경을 통한 우리나라 불교역사, 그리고 그의 철학, 가치관의 형성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해야겠다. 한 권의 책에서, 한 종교의 발생과 변천, 다른 종교와의 비교,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에 미친 불교와 고승들의 위대한 행적까지. 마지막으로 촛불혁명이라는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방대한 철학적 사유와 소신. 그 소신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써내려간 학자적 양심과 용기에 기립박수를 친다.

 

모든 아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외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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