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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 석가모니
와타나베 쇼코 지음, 법정(法頂) 옮김 / 문학의숲 / 2010년 5월
평점 :
와타나베 쇼코라는 학자의 깊고 넓은 지식과 철학이 담담히 흐르는 강물처럼 멋진 책이다.
도도히 흐르는 깊고 넓은 강물 앞에서 말을 잃고 그저 바라만 보았던 적이 있다.
조용하지만 멈추어 있지 않았고, 흐르지만 소리가 없었다.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그 흐름 속에 같이 호흡하고 있을까. 짐작도 되지 않을 정도겠지만 각각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다.
인도 철학과 불교를 전공한 작가의 석가모니 전기는 특별했다.
작가는 아마도 수많은 불교 문헌을 연구하며 석가모니의 일생을 그려내었을 것이다. 2500년이나 지난 시절의 인물이니 엄청난 공부가 밑받침 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어차피 인물은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니 당시의 역사와 문화, 풍속 연구는 기본이니까. 더구나 그 시절 인도 지역엔 온갖 종교가 난무했고 사상가도 많았다. 물론 이런 풍토 속에 살았던 석가도 당연히 그 영향 속에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석가모니 일생을 연구한다는 것은 그 시절 다른 종교와의 비교 연구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면 석가 생존 당시 인도 지역의 종교, 사상, 풍속을 저절로 알게 된다. 독자는 책을 읽을 뿐이니 절로 알게 되는 것이지만 작가는 어땠을까. 절로 알게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니 공부의 깊이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처럼 방대한 연구로 태어났을 글이지만 지식이 자랑처럼 불쑥불쑥 튀는 느낌이 하나도 없다. 정말 도도히 흐르는 넓고 깊은 강물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넓고 깊은 강물처럼 석가의 일생이 깊고 그윽하게 가슴에 와 닿은 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