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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마크 트웨인 지음, 린 살라모 외 엮음, 유슬기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린 살라모, 빅터 피셔, 마이클 B. 프랭크 엮음 유슬기 옮김 막내집게
마크 트웨인 유머와 풍자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로만 알았다.
하지만 정작 그의 유머가 무엇인지 풍자가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어렸을 적에 읽었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일본 에니메이션의 이미지로 남아 있고 마크 트웨인을 단순히 동화 작가로만 기억하게 한다. 그러다가 400페이지 분량의"왕자와 거지"를 읽게 되었는데 비로서 그의 가슴을 찌르는 풍자를 알게 되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익을 무시하는 최고 권력자의 옹졸함, 사익을 공익보다 우선시하는 간신배들 가벼움, 가지지 못한 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가진자들의 무지함을 통쾌하게 깨 부수어 주는 풍자를 읽으면서 과연 풍자와 유머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책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은 마크 트웨인이 쓴 책은 아니다.
그야말로 "마크 트웨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그의 필사본, 편지, 소설, 신문 기사 등을 엮어서 낸 책이다.
소설도 그렇지만 수필은 특히 어떤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생각, 느낌이 주를 이루기때문에 시간이 조그만 지나도 촌스럽게 느껴지거나 시대에 맞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마크 트웨인이 1910년에 죽음을 맞이했으니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그의 글을 보면서 낄낄거리나 가슴 썰렁해질 수 있다는 것은 마크 트웨인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없으면 시대와 연령을 불문하고 독자들에게 미소를, 때로는 격한 웃음을, 때로는 허를 찌르는 듯한 강렬함을 선물할 수 없을 것이다.
12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 아들과 딸들, 아내의 죽음까지 봐야 했던 개인적인 그의 삶을 본다면 그다지 행복할 것 같지도 않는데도 그는 여유가 많고 긍정적이고 가정적이었던 남자였다.
"나는 내 일상에 대해 이런 이상을 품고 있어요. 그건 항상 내 마음에 쏙 드는 한 가지 모습이죠-- 평화와 고요함, 조급하고 시끄럽고 불협화음 투성이인 세상에서 벗어난 휴식과 은거. 당신과 나는 하루 일과를 마치면 바깥세상의 번잡함을 뒤로하고 함께 책을 읽고 공부를 하죠--우리의 성에서, 우리의 난로가에서, 흔들르지 않는 사랑과 신뢰 속에서 축복받는 모습으로" --->P11
라고 자신의 아내가 될 여인에게 편지를 보냈듯이 아내의 현명한 충고를 즉각적으로 수용할 줄 알았으며, 아내의 존중과 동의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어린이를 모욕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어린이에게도 자신만의 감정이 있고, 자그마한 존엄성이 있다. 어린이는 자신을 방어할 줄 모르는 만큼, 어린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확실히 야만스러운 짓이다"--->P144
라면서 어린이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랑할 줄 아는 멋진 아빠였다. 그가 쓴 소설 왕자와 거지는 어린 딸들에게 매일 읽어주며 그 반응을 즐겼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 만큼 자상한 아빠였다.
"여행은 편견, 고집불통, 편협한 마음에는 치명적이다. 따라서 우리들 가운데 많은 이들에게 여행은 꼭 필요하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폭넓고 건전하고 자비로운 관점은 평생 동안 지구의 작은 구석 한 곳에서 서식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으니까"-->P100
라고 말했듯이 그는 많은 곳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썼으며, 출판사의 도산으로 인한 빚도 세계 강연을 돌면서 갚을만큼 여행은 그의 인생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은 뱃사람 용어로 안전 수역을 의미하는 "두 길 깊이"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의 필명처럼 이 책에 소개된 그의 많은 작품들을 읽을 때 독자들은 인생의 안전 수역에 들어선 것처럼 가슴이 뭉클하고 안정되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았다.
이때껏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마크 트웨인.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나긴 안전 수역을 제공해주는 멋진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