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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 이지함, 민중의 낙원을 꿈꾸다 - 새 세상을 꿈꾼 조선의 혼 02
김서윤 지음 / 포럼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김서윤 지음 문학포럼
토정 이지함.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토정비결을 쓴 사람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
역술과 천문학에 능한 사람이었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토정 이지함 민중의 낙원을 꿈꾸다"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잘 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인간됨이 궁금해서 이 책을 빌려 읽게 되었다.
토정(土亭) 흙으로 된 정자가 그의 호이다. 일생의 마포 강변에 토막을 지어놓고 민중들 틈에서 살아서 붙은 호이다. 화담 서경덕이 제자이이면서 율곡 이이, 남명 조식과도 교류할 정도의 학문적 위치에 있었지만 그의 학문은 성리학에만 얽매여있지 않았다. 의학, 천문학, 수학, 지리에도 뛰어난 지식을 자랑했으며 양반이면 으레 무시하기 마련인 상업, 광업에도 관심이 있었다.
이지함 그는 기본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었다. 힘없고 권력없고 불쌍한 백성들이 권력에 의해 병들어가는 모습을 참아내지 못하였다. 처가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풍비박산 났을 때 연좌제에 걸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이지함은 농사를 실제로 지어보고 장사도 해보았다. 이 때 배운 지식들을 직접 농민들에게 알려주면서 스스로 몸을 낮추었다.
앞돈을 주어서도 피한다는 포천의 현감이 되어 백성들에게 다가갔을 때, 처음에는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던 백성들도 진정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양반이 있음에 큰 희망과 위로를 얻었으며 언제든지 믿고 달려가 상담할 수 있는 이지함에게 큰 믿음을 선물해 준다.
너무나 궁핍한 포천 백성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산에서 은, 옥 등의 보석을 캐서 팔고 바다의 소금, 해조류,생선 등의 자원을 활용하자는 상소문을 올렸지만 선조 임금은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또 아산에 현감으로 가서 백성들 스스로 양민의 신분에서 벗어나 유랑민이 되게 만들었던 군역법을 개혁하기 위해 군적을 정리하고, 걸인들을 위해 걸인청을 만들어 재활의 삶을 살도록 해 주었으며 지역 특산물인 숭어 양식이 각종 부조리를 양산하게 되자 양식장을 없애고 농토로 만들어 버렸다.
임금에게 보냈던 상소문에서
"바다가 백 갈래 강줄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장 낮은 곳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백성을 다스릴 때도 가장 낮은 곳을 살펴야 할 줄로 아옵나이다. 다스리는 자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백성들이 본받고 위에 있는 자가 아래 있는 자들을 가엾게 여겨 구제하면 백성들도 그와 같이 한다고 하였습니다. "라고 백성들에 대한 애정을 갈구했다.
이지함에 대해서는 토정비결 밖에 모르던 나에게 진정으로 백성이 편하길 바랬고, 그를 위해 현실의 모든 가능한 방법을 간구하던 이지함. 그야말로 재세안민을 실천했던 백성들의 목민관으로, 백성들의 친구로, 백성들의 이웃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준 참 쉽고도 좋은 소설, "토정 이지함, 민중의 낙원을 꿈꾸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