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멘토링 - 오프라 윈프리의 상담 코치 필립 맥그로의 특별한 인생 상담
필립 C. 맥그로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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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불혹이 되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 공자의 위정편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단어, 불혹(不惑).

약관도 멀게만 느껴졌던 그 파릇하던 시기에 나에게 "불혹"이란 나이가 찾아 올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었는데 세월은 어느 덧 흘러 마흔이란 고개를 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고개 넘기가 수월하지 않다. 봄부터 기관지염이 나를 괴롭히는데 다 나았다 싶으면 또 재발하고 나았다 싶으면 재발하고 그러기를 벌써 몇 차례다. 몸이 편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무슨 징표를 남기기 위해 세상에 왔을까?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얼까?"라는 답도 없는 질문을 자꾸만 해 댄다. 

그래서일까? "인생 멘토링"이란 책이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만큼 무척이나 반가웠다.

독서광이라는 오프라 윈프리는 알지만 그녀의 상담 코치 "필립 맥그로"는 처음 들어봤다. 그가 쓴 여러 권의 책이 아마존, 뉴욕 타임즈에 베스트 셀러가 되어 있을 정도로 책을 잘 쓰는 사람이란다.

  책을 펼치자 마자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은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 라는 소제목이 나의 시선을 잡아  끈다. 나는 이미 나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필립은 나의 그런 속마음을 알아 챈 걸까? 첫 장의 제목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컴퓨터만 켜면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가치 없는 연예정보마저 클릭해 보면서도 나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나의 모습을 먼저 그는 깨우치게 해 줬다. 일상이 늘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참된 자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참된 자아? 오염 되지 않은 순수한 내 모습을 찾으라고 말 한다.

순수한 내 모습을 찾기 위해 지금의 내가 되도록 만든 원인을 하나 하나 짚어보게 만든다.

 "열 번의 결정적인 사건, 일곱 가지의 중요한 선택, 다섯 명의 중심 인물"

유쾌한 과정은 아니었다. 잊고 싶어서 발버둥 쳤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사건들이 하나 둘  생각났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선택하지 말았어야지. 하고 나를 질책하는 소리도 듣기도 했다.

이미 지나간 과거였는데 그리고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또록 또록 생각났다.

그리고 외적 사건에 반응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 일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나의 반응의 통제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자기 대화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꼬리표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보게 한다.

적당히 온유하고 적당히 지적이며 적당히 노력하는 사회적 인격, 페르소나를 유지하기 위해 살고 있는 나의 현재 모습을 필립은 알고 있는 걸까? 하루종일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고 떠들면서도 정작 나 자신의 목소리는 듣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고장난 테이프처럼 안 좋은 기억을 반복 재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건설적인 인생대본은 쓰고 있는지에 대해 하나 하나씩 알려주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이 평범한 멘트가 정말 울컥하게 만든다.

필립 맥그로.

책을 통해서도 상담이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는데 왜 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을까?

완벽하게 번역해 주신 장석훈님께도 감사드린다. 

 

 

 
 

이 평범한 멘트가 왜 이렇게 울컥하게 다가오는지, 필립 맥그로 당신의 상담은 정말 멋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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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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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은행나무

요즘 한창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가 "감히 나의 대표작이라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한 소설이다. 소설가가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자신감을 내 보이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메마르고 냉정한 묘사로 유명한 요시다의 소설은 처음인지라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는데 처음에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읽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건의 범인은 일찌감치 독자들에게 알려지고 범인의 주변 인물과 그들이 사건에 얽힌 정황, 심리가 묘사 되어 있다.
제목이 악인이기때문에 독자들은 "누가 진짜 악인일까?"를 고민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허황된 꿈을 접지 않고 몸을 팔아서라도 경제적 여건을 마련하며 상대방의 순수한 마음을 악을 쓰면서 짓밟는 잔인한 여자가 악인인가?  
타인의 감정을 존중할 줄 모르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사람을 이용하고 이용가치가 떨어졌을때 인정사정 볼 것없이 패대기치는 남자가 악인인가?
억울한 누명을 쓸 것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여자를 살해하고 또 다른 여자와 도피 행각을 벌이는 남자가 악인인가?
살인자인줄 알면서도 끝까지 그의 행위를 믿어주고 사랑을 싹틔우며 도피를 도와주는 여자가 악인인가?

실제 사형제도는 있지만 긴 시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도 폐지 국가에 해당되는 우리나라에 요즘 진짜 악인이라 불리는 범인들이 늘어가고 그들에게 사형이 구형,선고되기도 한다.
사형제도폐지를 두고 토론을 할 때 반드시 나오는 근거는 만약에 오판이라면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이다.
이미 죽어버리고 나면 무죄인들, 형량이 다소 가벼워 진들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다.
사형수를 살펴보면 인텔리 계층, 권력층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다들 못 배우고, 못 먹는, 생계 유지 자체가 힘든  계층과 어릴 적 불우한 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지 않는가?

소설 속의 유이치처럼 친부모에게서 버림 받아 잊을 수 없는 큰 고통과 상처를 가진 어린 영혼의 불우함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없다는 말인가?  악인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원초적인 대전제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요시다 슈이치가 다소 극단으로 설정한 인물의 과거이고 어릴 적 상처를 극복한 훌륭한 대다수가 많은 이 사회에서 그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약자의 상처와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으며 그들의 삶을 건강한 삶의 테두리에 넣어두고 치료해주고 도와주려는 사회적 시스템이 하루 빨리 완성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윤수에게 한없이 향하던 안타까움, 애정이 그대로 "유이치"에게 옮겨가는 느낌이 들었다.

선인과 악인으로 나누는 잣대는 과연 무엇일까?
그 잣대의 정확도와 공정성은 누가 마련해 주는 것일까?
한동안 많은 생각을 갖게 해 줄 요시다 슈이치의 "대표작", 읽기를 잘 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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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싫어요 하늘파란상상 1
티에리 르냉 지음, 김세희 그림, 윤정임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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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르냉 글 김세희 그림 윤정임 옮김 청어람주니어

이 책은  얇다. 하지만  엄청난 주제를 가진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전쟁이 싫어요."
우리나라는 휴전국이다. 하지만 실상 우리나라 아이들은 성적 전쟁, 대입 전쟁 등의 전쟁등에는 익숙할 지 모르지만 살상 무기가 범람하는 실제 전쟁에는 무지하고 둔감하다.
역사, 그것도 현대사 공부는 늘 학기 말에 이루어지고 대충 대충 넘어가는 바람에 우리나라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그 피해는 대를 이어 우리의 가슴을 멍들이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도덕시간에는 간 크게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통일 되면 귀찮아요. 북한을 우리가 먹여 살려야 된다면서요."
  "에잇! 까지것 전쟁 한 판 더 하지요. 우리는 학교도 안 가고..하하하"

여기 저기서 웃음 소리와 함께 전쟁의 참상은 지구 반대편까지 깊숙히 파묻히고 만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야엘은 전쟁이 일어나면 아버지가 전쟁에 끌려갈까봐 자나깨나 걱정이다. 엄마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지만 뉴스에서 나오는 참상이 엄마 말씀의 믿음을 깎아 버리는 듯 좌불안석이다. 아이들이 전쟁 반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순수한 방법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야엘에게
"아빠는 정원사라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단다" 라는 다소 김빠지는 말을 부모는 알려주지만, 그래도 야엘은 커서도 전쟁반대 운동을 하리라는 결심을 굽히지 않는다.
차가운 바닥에 꽃처럼 피어나는 어린아이의 평화기원의 소망.
우리 아이들도 끈질기게 평화를 기원하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하는 새로운 소망이 생겨났다.

둘째 쿠루 왕국의 저항이다.
꼭 한 편의 전래동화를 읽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메세지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제국주의 횡포, 무역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끊임없이 이익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천박함, 유전공학을 비롯한 과학의 이용이 전 인류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정말 쉽게 풀이해서 이야기로 만들어 놨다.
교실에서 간단히 읽히고 토론 수업에 사용할만한 좋은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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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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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우리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님은 이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 유명세 있는 호흡기 전문의 심영빈을 둘러싼 세 여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심영빈의 10살 아래 동생 영묘.
심영빈의 아내 수경.
심영빈의 일탈 대상자 초등학교 동창 현금.
심영빈은 의사다. 돈 많이 버는 의사가 되겠다던 어린 시절의 다짐과는 달리 명예를 중요시 하는 대학 교수님 의사가 되었다. 그가 증오해 마지 않는 단어 ‘연애 반 중매 반’으로 결혼이라는 사회적 과정을 거치게 되고, 형이 미국으로 도망가면서 지겹다고 던져버린 장남 노릇, 딸 둘의 아버지 역할, 티 나지 않지만 힘들어하는 고부관계의 긴장조절까지 해 나간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동창 현금이를 만난다.
현금은 오로지 돈만을 보며 대상자를 골라 결혼하게 되고 철저한 피임 끝에 종족번식의 역할을 완전히 무시, 적당한 위자료를 받아 이혼한다. 현금은 나쁜 여자이지만 영빈이 휴식이 필요하면 휴식이 되어 주고 영빈이 처져 있으면 위로를 해 주는 더할 나위 없는 영빈만의 연인이 되어 준다.
영빈의 여동생 영묘는 자칭 재벌이라 불리는 집안의 후계자, 경호와 결혼을 하나 아들 둘 낳은 뒤 경호는 선암 선고를 받고 자신이 암인 줄도 모르고 죽어간다.
자신의 남편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으며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 것에 좌절도 하지만 순응과 반역의 과정을 거쳐 홀로 서기를 감행한다.
영빈의 처 수경. 그녀는 교사다. 딸 둘을 낳고 쉼없이 구박당하며 아들을 낳기 위해 남편 몰래 피눈물을 흘리고 결국 마흔이 넘어 아들을 낳게 된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삶의 형태가 지나치게 다른 세 여인.
과감하면서도 이기적인 현금. 그녀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윤리, 법, 도덕을 어겨도 선이 된다. 겉보기 완벽한 남자 영빈에게 순간순간 전율로 다가 설 수 있는 매력은 ‘가진 여성’의 당당함에서 나온 것일까?
아들 낳기 위해 발버둥치는 한마디로 불쌍한 여자, 배속의 아기를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인 여자, 수경. 시어머니의 아들 타령을 못들은 척 살면 나쁜 며느리가 될까?
고시공부 때려 치우고 잘 나가는 재벌집 며느리가 되었지만, 남편의 죽음도 원하는 대로 맞을 수 없었던 불쌍한 여자. 잘난 오빠 없이는 홀로 설 수 없었던 여자.
부록처럼 끝에 달랑 달랑 매달린 ‘치킨박’의 죽음은 자본주의, 가부장제도에 의해 왜곡된체 이루어진 지루한 허무의 절정이다.
대한민국의 여성.
많이 깨어야한다.
지금보다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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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줘, 벨만 씨! 하늘파란상상 1013 1
마르티너 네이호프 글, 두시카 브람라허 그림, 지영은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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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너 네이호프 글, 두시카 브람라허 그림, 지영은 옮김, 청어람주니어

  아이들은 이야기 듣기를 참 좋아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든지, 막 지어내 풋내가 풀풀 나는 이야기이든지, 책에 나오는 이야기 이든지 가리지 않고 듣기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입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내 뱉기도 하고, 알아보지 못할 내용의 그림을 그려놓고 좋아한다. 아이가 지어낸 이야기를 살짝 훔쳐보면 이야기 전개도 엉성하고 인물 설정도 턱없이 빈약하지만 엄마들은 그 그림과 내용에 무한의 행복감을 느낀다.

  '돌아와줘 벨만씨' 이 책을 펼치면 그런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피터의 스케치북이라는 제목으로 펼펴진 그림은 한 페이지당 2-3컷으로 이루어져있다.
처음에는 이야기 전개에 따른 삽화인줄 알고 이야기와 같이 피터의 스케치북을 읽어나갔는데 한참 읽다보니 별개의 흐름이었다.
  '아!~ 내가 이야기를 읽어주면 내 아이는 이야기와 상관없이 주인공의 이름을 따와서 주변 인물들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더니, 바로 그거로구나'
싶었다.

엄마를 갑작스레 떠나는 아빠. 그것도 식구로 생각했던 위대한 개 벨만씨도 데리고 떠나버린다.
"돌아와줘, 벨만씨!"
라고 피터는 애원한다. 하지만 그 애원때문에 피터의 다시 결합한다는 식의 해피엔딩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너무나 냉정하다 싶을만큼 현실을 분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다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창백한 얼굴은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슬퍼 보여서 피터는 하마터면 심장이 멈출 뻔 했다'  --p 43

아빠가 나가고 난 뒤에 엄마의 울음 소리를 듣는 피터는 우리 이웃에도 존재하고 있는 어린이다.   갑자기 떠나게 된 아빠를 피터는 용서할까? 벨만씨는 과연 돌아올까?에 충실히 대답해 주면서 현실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를 전개를 해 나간다.

부모의 이별은 상당히 무거운 주제이고 어린이에게는 감당 안 되는 시련이기에 소설의 분위기는 칙칙할 수도 있을텐데  현실을 비켜나지 않으면서도 억지스러움이 없는 발랄하게 소설을 마무리 해 준 작가 마르티너 네이호프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보이려고 왼손으로 정성껏 그려 피터의 스케치북을 완성해 준 두시카 브람라허 덕분에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 되었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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