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줘, 벨만 씨! 하늘파란상상 1013 1
마르티너 네이호프 글, 두시카 브람라허 그림, 지영은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마르티너 네이호프 글, 두시카 브람라허 그림, 지영은 옮김, 청어람주니어

  아이들은 이야기 듣기를 참 좋아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든지, 막 지어내 풋내가 풀풀 나는 이야기이든지, 책에 나오는 이야기 이든지 가리지 않고 듣기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입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내 뱉기도 하고, 알아보지 못할 내용의 그림을 그려놓고 좋아한다. 아이가 지어낸 이야기를 살짝 훔쳐보면 이야기 전개도 엉성하고 인물 설정도 턱없이 빈약하지만 엄마들은 그 그림과 내용에 무한의 행복감을 느낀다.

  '돌아와줘 벨만씨' 이 책을 펼치면 그런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피터의 스케치북이라는 제목으로 펼펴진 그림은 한 페이지당 2-3컷으로 이루어져있다.
처음에는 이야기 전개에 따른 삽화인줄 알고 이야기와 같이 피터의 스케치북을 읽어나갔는데 한참 읽다보니 별개의 흐름이었다.
  '아!~ 내가 이야기를 읽어주면 내 아이는 이야기와 상관없이 주인공의 이름을 따와서 주변 인물들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더니, 바로 그거로구나'
싶었다.

엄마를 갑작스레 떠나는 아빠. 그것도 식구로 생각했던 위대한 개 벨만씨도 데리고 떠나버린다.
"돌아와줘, 벨만씨!"
라고 피터는 애원한다. 하지만 그 애원때문에 피터의 다시 결합한다는 식의 해피엔딩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너무나 냉정하다 싶을만큼 현실을 분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다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창백한 얼굴은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슬퍼 보여서 피터는 하마터면 심장이 멈출 뻔 했다'  --p 43

아빠가 나가고 난 뒤에 엄마의 울음 소리를 듣는 피터는 우리 이웃에도 존재하고 있는 어린이다.   갑자기 떠나게 된 아빠를 피터는 용서할까? 벨만씨는 과연 돌아올까?에 충실히 대답해 주면서 현실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를 전개를 해 나간다.

부모의 이별은 상당히 무거운 주제이고 어린이에게는 감당 안 되는 시련이기에 소설의 분위기는 칙칙할 수도 있을텐데  현실을 비켜나지 않으면서도 억지스러움이 없는 발랄하게 소설을 마무리 해 준 작가 마르티너 네이호프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보이려고 왼손으로 정성껏 그려 피터의 스케치북을 완성해 준 두시카 브람라허 덕분에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 되었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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