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 새로운 사회 편 -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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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휴가를 갈 때 어떤 책을 들고 가는지가 큰 관심사가 된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가끔씩 뉴스화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문재인 대통령때처럼 크게 회자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명견만리"라는 책 3권을 읽었다고 했고, 나도 그 책의 내용이 상당이 궁금하여 3권을 구입하였으며1, 최신판인 '정치, 생애, 직업, 탐구"편을 먼저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명견만리는 강연과 가튜를 결합하나 렉처멘터리로 방송되었던 것을 책으로 엮어서 낸 것이다. 요즘은 참으로 다양한 강의 프로그램이 있다. 예전같으면 대학교나, 강의 장소를 내가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들을 수 없었던 강의를 TV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만 감동과 스토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강의도 감동과 지식을 전수해 주므로써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게 되었다. 일반 국민의 교양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쉽게도 나는 명견만리를 한 편도 보지 못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가능하다면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명견만리 3편은 정치, 생애, 직업, 탐구 등 4개의 꼭지로 나눠져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눈여겨 봐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정치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합의 기술과 정치에의 참여 열망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중 정치적 안전이 두드러지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사회적 갈등을 잘 마무리하는 합의 기술을 가졌다는 점을 먼저 알려준다. 우리는 갈등이 나타날때마다 국가 권력이 나타나서 억지로 갈등을 봉합해 왔기때문에 여기 막으면 저기 터지는 사태를 뉴스를 보며 살아왔다. 각자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귀하게 여기는 합의 기술을 갖추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으며 2016년 대한민국을 바꾼 촛불혁명처럼 국민이 스스로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둘째 생애에서는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길어진 인간 수명으로 인한 서드 에이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주장한다. 그 중에서 획기적인 것은 일본의 '40세 정년론'이었다. 일본 야냐가와 교수의 주장으로 40세에 찻 정년을 한 뒤, 이어 두 번의 직업을 더 갖자는 것으로 40세에도 새로운 기술을 익혀 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는 평셍 학습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대학 교육을 청년교육에 집중하는 사회이므로 배움의 구조조차도 미래에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자식 교육만 잘 시켜 놓으면 미래의 삶은 안정적이었던 예전의 세대와는 달리 요즘 사람들은 셀프 부양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리 미리 대비하는 것을 현명한 삶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만 부양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드 에이지때에도 다양한 따뜻한 공동체에 소속되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셋째 직업이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었는데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조목 조목 분석해 놓았다. 사실 대기업 위주로 국가 정책을 펼쳐왔던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자영업이 살아나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고발하고 있다. 골목 상권이 죽어가고, 개인이 소생할 수 없는 나라에서 국민의 행복을 바랄 수 없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뿐만 아니라 취업하기 위해 누구나 다 하는 코스를 스펙이란 이유로 돈 들여 이행하는 구태는 빨리 벗어나서 개인의 관심사를 깊게 연구하는 이른바 '덕후'들이 대접받는 시대를 빨리 만들어서 개인의 즐거움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시대를 앞당겨야한다.

마지막, 탐구 부분은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아닐까? 옆나라 일본에서 연이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될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부러움으로 뉴스를 바라보곤 하는데 열정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없는 환경, 밥벌이를 고민해야 하는 슬픈 과학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연구 하청업'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연구자들의 삶이 그렇게 서글플 수 없었다. 기초과학을 무시하는 나라, 개인의 호기심을 살리지 않는 나라의 탐구 미래는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4차 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에스토니아, 진천의 초평 초등학교의 소개도 좋았다. 수학적 사고와 데이터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 기르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미래에 대비하자는 의도도 쉽게 와 닿았다.

우리 인간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명견만리라는 말 자체가 아이러니한 제목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미래를 미리 예견한다는 의미로서의 명견만리는 상당히 가치있는 주제라 볼 수 있다. 정치, 생애, 직업, 탐구. 어느 하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이를 위해 우리들이 가져야 할 마이드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다양한 수치, 그래프를 이용해 줘서 상당히 친절한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른 1,2편도 마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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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 마카롱 에디션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곽명단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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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때로 기억된다. 담임 선생님께서 결근 하셔서 다른 선생님께서 우리반에 들어오신 것으로 기억한다. 갑자기 우리반에 오시게 된 선생님은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하셨던 까닭인지 이야기 재미있는 것 하나 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몇 마디 시작하자 시끌벅적하던 우리반은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금  기억해도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던 침묵 속에 60여명의 학생들이 오직 한 사람의 말에 집중했다. 그 이야기가 바로 "소공녀"였다. 소공녀의 고생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고 다시 찾아온 행복에 정말 다행이라면서 한참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부모님들께서 삶이 바빠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할머니가 계시는 집에서는 자기 전에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였으니 소공녀 같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신기한 이야기였다. 선생님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도 그 이야기가 읽고 싶어 부모님께 책을 사달라고도 해 봤지만 알았다고 다음에 사 주시겠다고 하셨다. 집안의 형편을 알았던 나는 언젠가 기회가 찾아 오겠지 싶어 참고 있었는데 친구 집에 갔다가 명작 동화 시리즈 중에 다소곳이 꽂혀 있던 소공녀를 보고 어찌나 반가웠든지... 그 뒤로 나는 친구집에 놀자라는 핑계를 대고 책을 읽으러 갔고 삼총사, 보물섬 등의 명작 동화를 엄청 읽었다. 사실 내 독서인생의 시작점이 바로 소공녀이며 어릴적 이름모를 선생님 덕분이었다. 그 뒤 나는 내가 읽은 동화들이 일본의 번역을 거친 2중 번역의 산물이며,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번역되느라 사라진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완역본을 읽어 보려 노력을 했는데 이제서야 나와 인연이 닿았다.

「펭귄클래식 마카롱 시리즈」는 소공녀, 피터 팬, 거울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물섬, 크리스마스 캐럴,어린 왕자 등 7권으로 이뤄진 시리즈이다.

난 사실 "소공녀"라는 일본식 제목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공주" 즉 "A Little Princess"라는 원제를 그대로 사용하든지 아니면 "세라 크루 이야기" 등  아이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교정해야 한다.

  펭귄 클래식에서 내 놓은 소공녀는 약 360 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다. 개정 완결판에 부치는 글이라 하여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글이 먼저 실려 있다. 소공녀는 한 번에 쓰여진 글이 아니라 원본의 글이 있었고, 연극으로 올려 졌다가 다시금 보조 주인공을 추가하며 오늘날의 소공녀로 탄생되었다. 그 개정판에 쓰여진 작가의 글도 같이 옮겨져 있다. 버넷 자신이 영국에서 태어났다가 아버지를 잃고 미국으로 옮겨와서 어렵게 살았는데 그 이야기가 소공녀 속에 녹아 있다. 1900년대에 쓰여진 글이라 다소 어색한 부분도 없지 않은데 특히 글의 시점이 오락가락 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었다가 1인칭 시점이었다가 통일성이 부족한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당시 글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번역한 것 같아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소공녀의 줄거리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른들이 읽기에는 쉽게 동화할 수 없는 점이 많다. 부잣집 딸에서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었으나 절대 실망하지 않고, 슬픔에 오래 빠져 있지 않았다. 현실을 딛고 일어났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자신을 무너뜨린 교장에게 꿀리지 않고 당당하게 대면하는 장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권선징악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 세라의 절망도 새로운 희망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세라가 학교 하녀인 베티에게 우리는 똑같은 여자애라고 주장하며 같은 장소에서 이야기 하고 듣는 걸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작가는 그런 평등 의식을 가지지는 못했다. 왜냐면 마지막 부분에서 베티가 여전히 세라의 하녀로 생활하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서는 최대한의 자비였을지도 모르겠다. 현대의 눈으로 보기엔 다소 앞 뒤가 안 맞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착한 일을 하며 꿋꿋하게 견디고 참으면 하늘의 도움이 있을거라는 예시를 보여 준 이야기이기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동화 버전이 아닌 원본 그대로 읽을 수 있는 펭귄의 시리즈물 정말 좋다.

가능하면 7권 모두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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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된 당신께 드리는 그림책 마흔네 권
이상희 외 지음 / 이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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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네이버 까페 닉네임이 "그림책"이다. 닉 네임 유래를 물으면서 그림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냥 그림책이 좋아서 지은 닉네임이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그림책을 구경하지 못했다. 나의 기억에 남아 있는 첫 책은 세계소년소녀문학전집이다. 어느 출판사였는지는 모르겠고 빨간색의 양장본, 그림이라고 해야 삽화 몇 장, 그것도 흑백의 그림이 든 책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책과 거리가 멀어졌고, 가끔씩 도서관 책 빌려 읽으며 성장했다. 그러다 엄마가 되어서 내 아이를 키우며 그림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내가 좋아서 읽었던 것이 아니라 아이들 육아에 필요했기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그 세계가 나에게 주는 위안이 정말 컸다. 어느 날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사 두었던 전집을 나 혼자 밤세워 읽으며 눈물 짓다가 호호호 웃었다가 했다.

그림책을 아이들 책이라고 하면 나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도 간간히 그림책을 사서 모으고, 마음이 꿀꿀하면 그림책을 보며 웃곤 한다. 그런 나에게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이 눈에 띄었다.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 이상희, 신문기자 최현미, 출판 평론가 한미화, 동화작가 김지은씨가 모여서 쓴 책이라고 한다. 커피 마시는 취향, 목소리 톤도 다 다른 4명의 공통점은 그림책에 대한 사랑이었다. 0세에서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였고, 다 자란 어른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와~ 마음도 참 따뜻한 분들일세. 딱 나를 위한 , 나의 맞춤형 책이구나. 그녀들이 소개하는 책. 얼마나 좋은 책들일까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4개의 꼭지에 각각 11권의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4개의 꼭지중 제일 첫 꼭지 "잊고 지낸 기쁨의 순간을 돌려 드립니다" 는 누구나 어린이였던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을 복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을 소개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읽고 싶은 그림책은 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작가 오드리 네페네거가 쓰고 그린 "심야 이동도서관"이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인데 그 소설의 작가가 그림책을 쓰고 그렸다니 참 놀라웠다. 심야 이동 도서관은 애인과 싸우고 나온 어느날 밤, 인적 없는 거리에서 낡은 캠핑카를 개조한 심야 이동도서관을 만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고 있고, 그 속에 들어가니 눈에 익는 책들이 쫙 펼쳐져 자세히 보니 자신이 읽은 책이 순서대로 꼽혀있었다는 줄거리라고 했다. 와~ 상상만으로 멋있다. 어른이 되고 나서 내 돈으로 사서 모은 책은 한 방 가득 꽂혀있지만, 어릴적 읽었지만 기억속에 사라진 책들, 빌려 읽어 잘 기억이 나지 않은 책들이 다 꼽혀 있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 책들을 보는 것만해도 힐링이 되고 보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인터넷 서점을 열어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두번째 꼭지 "사랑은 숱한 관계 속에서 피어납니다" 에서는 독서 육아 하느라 읽어 주었던 책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들에게 가족의 사랑을 일깨워 주기 위해 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사랑의 범위를 가족에 한정하지 않고, 직장,  사회, 학교까지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세번째 꼭지는 "우리가 받은 위로를 당신계도 전하고 싶습니다" 이다.

어른에게도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술로, 영화로, 스포츠로, 영화로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를 찾지만 그림책으로도 위로 받을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존 버닝햄의 책을 많이 읽어줘서 웬만한 책은 거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알도"라는 책이 소개 되어 있었다.

외톨이 아이가 자신의 특별한 친구 알도를 통해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그림책이다. 어른에게도 알도와 존재가 있다면 덜 힘들겠지? 이 책도 소장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반려 동물의 죽음을 묘사한 "당신의 강아지는 천국에서 행복할거예요"는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인 듯 했다.

마지막 꼭지인 "지금도 우리는 성장하는 중입니다"에서는 외롭고 힘든 날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들이 소개되어 드물게 흑인 아이가 주인공인 눈오는 날 외에는 읽어본 책이 없었다.

다른 꼭지에서는 적어도 2,3권은 읽어본 책들인데 상대적으로 4번째 꼭지에서는 읽어본 책이 없어서 오히려 자세히 읽어보고 기록 해두었다.

  우리가 읽은 책 중에는 세월이 지나면 폐휴지가 되어 버리는 책들이 참 많다. 그 중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책은 2,3년을 못 채우고 버려야 한다. 기술 발달에 따라 프로그램 책도 엄청 빠른 속도로 다시 수정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림책은 그런 경우가 없다. 10, 20년이 지나도 가치는 그대로 전달되고 보유된다. 그런 의미에서 두고구도 볼 수 있는 인생책은 그림책이 아닌까 한다. 어들들이여. 그림책은 어른이 되어 읽으면 더 감동적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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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 - 대한민국을 뒤흔든 청탁금지법의 모든 것
김영란.이범준 지음 / 풀빛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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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9월 김영란법이 실시 되었다. 왜 이런 법이 만들어져야 하지? 법 없이 청렴한 사회, 정직한 사회는 만들 수 없나? 자존심 걸린 의문도 해 보고, 이런 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청렴한 사회가 만들어질까? 회의감 어린 질문도 해 보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소시민인 나에게는 별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지만 사회 생활에서 부담감이 사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윗사람에 대한 과도한(?) 예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어느 선까지 내 관심과 정성을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내가 누리는 이 안심감은 김영란이란 전대법관이 만들어낸 법때문이라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도서 검색에서 걸렸다.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 대담 형식이라고 하니 나에게 과하게 어렵지 않겠지라는 기대로 책을 주문했다.

  이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1. 김영란, 김경란법을 궁리하다.

2. 권익위의 김영란법, 국회의 김영란법

3. 사실 금수저를 막아내고 싶었다.

4. 헌재, 김영란법에 합헌을 선고하다.

5. 김영란법, 박근혜-최순실을 겨누다.

6. 엘리트 카르텔, 부패의 연대기

7. 양심의 고백은 배신이 아니다.

8. 정의로운 검찰을 갖는 방법

9. 김영란, 김영란법을 변론하다.


한 장 한 장 제목만 봐도 책의 내용이 기대되었다. 얼른 책속으로 들어갔다.

김영란법의 정식 이름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이렇게 긴 이름의 법을 만들게 된 동기를 먼저 물어 보았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공무원에게 함부로 청탁을 못하게 해서 공무원을 보호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즉 공무원들이 받지 않아도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메뉴얼이지 뇌물죄를 처벌하고자 하는 법은 아니라 했다. 처음 이 법이 사람들 입에 오를 내릴 때 윗분들은 몇 십억씩 주고 받는데 현실에서 3만원 이상 가격의 밥을 먹는 것이, 5만원 이상의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주고 받는 것이 뭐 그리 큰 대수일까 라고 셍각을 했는데 김영란 법이라는 것이 매뉴얼,  청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글을 보는 순간. 그렇구나. 그래서 그 법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구나 실감했다. 사실 얼마 전에 읽기를 끝낸 비밀의 숲에서 검사와 검사 스폰서가 연결되는 고리는 "밥 한끼"였다. 대가성 없이 만나고 식사를 대접받으며 이것정도야 어떠리 했던 것이 발목을 잡게 된다고 했다. 요즘은 영화속 장면이 더욱 현실적이다.

나는 김영란 법이라고 해서 김영란 대법관이 입안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된 줄 알았는데 이해충돌 밥어 규정이 빠지고, 사립학교,교, 기사, 학교 법인이 표함되었다고 한다. 부정청탁에 대해서도 정의를 나열식으로 유형화하였다 했다. 부정청탁을 유형화 한 것이 내 생각에는 다소 위험한 행위가 아닐까 싶었다. 유형화 된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으면 빠져나갈 여지를 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 빠진 이해충돌 방지 규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해충돌 방지라니 머리에 쏙 들어오지 않았는데 "공직자의 사익추구방지법"이라고 하니 좀 쉬웠다. 즉 "공직의 수행과 사적인 이해 관계에서 갈등이 있을 경우 이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에 관한 규정"이라 설명해 주었다. 우리 주위에도 있지 않은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산다든지, 땅을 산다든지 하는 경우. 이런 경우를 피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외국의 이해충돌방지 규정을을 사례로 들어 줄 때 그런 법들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참 부러웠는데, 김영란 교수님은 초등학교때부터 이해충돌이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빠진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런 법이 만들어져서 우리들의 문화가 바뀐 것이라 생각했는데 교수님이 뭐라고 했느냐면 "우리 문화가 바뀔 수 있는 하이타임이었기 떄문에 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 문화는 먼곳에 머물러 있는데 법을 만든다고 해서 절대 문화를 바꿀 수 없다고"고 했다. 그 말이 참 감동적이었다.

우리의 문화가 미성숙에서 이런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쓸쓸했는데 우리 문화가 성숙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니 뿌듯했다. 처음 교수님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이 법을 입안했는데 통과된 법은 비공무원들도 포함되었고, 이 법을 시작으로 민간기업, 사적인 영역도 포함해서 점점 바뀌어가길 기대한다.

법에 문외한이라 다소 어렵기도 했지만, 김영란법이 처벌법이 아니라 매뉴얼이고 우리 사회, 우리 기업, 우리 학교 내에 청렴이나 부정청탁에 대한 매뉴얼이 정확하게 정해지고 그 매뉴얼을 내부내에서 철저히 지키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깨끗한 사회가 될 수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다. 이 책 속에 소개 된 "이제는 누군가 해야할 이야기" 파도타기를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김두식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받은 포스트잇은 강의에는 써도 되지만, 내가 책을 읽을 때 쓰면 안된다"는 말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씀.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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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1 - 이수연 대본집
이수연 원작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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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후반기에 어떤 드라마가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최고의 드라마를 꼽으라면 "비밀의 숲"을 말하겠다. 조승우와 배두나의 연기도 정말 좋았지만 한 회 한 회 볼때마다 스토리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고, 작가가 누구인지를 찾아 보았다. 이수연 작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알아보니 입봉 작가란다. 이렇게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입봉 작가라니..

감탄을 하며 드라마 보기를 끝냈는데 온라인 서점에서 대본집을 판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선주문 했고 1주일 정도 기다려서야 받게 되었다.

  습관대로 책 날개의 작가 소개를 먼저 봤다. 회사생활 4,5년하는데 행복하지 않았단다. 퇴사후 드라마 작가 교육원에서 공부하고 10여년 혼자 글을 썼다고 했다. 혼자 있는 것, 쓰는 것,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해서 10년을 글만 쓰고 살았다 한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회사 생활 도중에 그만 두다니 용기가 대단하고, 10년이란 세월 글을 쓴 꾸준함이 위대했다.

이번 작품인 비밀의 숲을 쓰기 위해서는 3년동안 준비했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가들이 엄청나게 많은 자료 조사를 하고 준비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3년이란 긴 세월을 한 작품을 위해 보냈다고 하니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비밀의 숲은 1,2 두 권으로 제작되었는데, 1권은 8회까지, 2권은 16회(최종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앞 부분에는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의도, 주요 등장인물의 소개, 그리고 제일 고마웠던 용어 정리가 나와 있다. 시나리오는 처음 읽어보는데 시나리오 읽는데 필요한 각종 용어 예를 들어 Flashcut, C.U.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TV에서 이 프로그램을 볼 때 처음부터 작정하고 본 것이 아니라 채널 탐색 중 배우 조승우가 나의 레이더에 걸려 본 것이라 첫부분은 잘 모르는데 책에서는 황시목의 뇌수술 장면에서 시작된다. 뇌섬엽이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발달하여 작은 소음도 못 견디는 시목을 위해 제거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의 부작용으로  시목은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시목에게 이런 캐릭터 설정을 한 것이 다소 아쉽기도 했다. 시목처럼 감정이 사라져야만 부패와 싸울 수 있단 말인가? 감정이 있으면 부패에 오염되고 마는 걸까? 어쨌든 감정이 제거된 시목은 오염통에 빠진 대한민국을 건져낼 강단 있는 검사로 등장한다. 검사 스폰서였던 박무성의 죽음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그 죽음에 얽혀 있는 부패의 정체를 알아가는 시목의 옆에는 정의롭고 따뜻한 한여진 경위. 두 사람이 펼치는 하모니는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 내가 제일 피하고 싶어하는 일 중 하나가 "영화 보고나서 그 책을 보는 일"인데 나의 상상력을 제한하기 때문인데, 이번 시나리오 읽는 작업은 그렇지 않았다.

  조승우, 배두나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기때문이겠지만, 대사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내귀엔 문장이 자동 재생되어 귀로 들리는 착각에 빠졌다. 내가 잘 못 읽으면 배우도 잘 못 연기하고, 내가 또 다른 억양으로 읽으면 또 다른 억양으로 배우들이 내 눈 앞에서 연기해 주었다. 시나리오 읽는 작업이 정말 재미있었다. 흔히 지문이라 불리는 배우의 행동을 지시하는 부분도 어쩜 그렇게 상세한지 내가 읽는대로 배우들이 연기해 주었다. 내가 만약 드라마를 보지 않고 시나리오를 읽었으면 어땠을까? 나는 이런 완벽한 상상은 할 수가 없었겠지? 멋진 배우들이 연기해 주는 내 머리속이 정말 흐뭇하고 좋았다.

  작가가 이끄는대로 읽어나가다 보면 등장 인물 한 명 한 명이 의심스럽고 다 부패된 인물인 것 같아서 굉장히 긴장하며 읽어야 했다. 무엇보다 책 속에 묘사된  부조리들이 실제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 작가가 미래에서 돌아와서 썼나 싶을 만큼 현실적이었다. 군인 장교들의 병사들에 대한 갑질, 국민의 행복을 지키고 이루어야 할 검사들, 형사들의 부정 등에서 상당히 마음 아팠다. 그러나 작품 중에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끝까지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 나간 사람이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우리 국민들이 끊임없이 우리의 부패를 감시하는, 부패를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작품 맨 끝에 작가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다소 올드한 드라마 제목에 관한 이야기, 황시목의 감정 배제 이유, 특별히 애착가는 대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정말 좋았다.

작가들에겐 작품이 생명이고 재산이겠지만 대본집 출판으로 드라마팬이 작가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싶으니 앞으로도 이런 좋은 대본집이 자주 출판되면 좋겠다.

이수연 작가. 당신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겠어요. 꾸준히 자료 모으고 훌륭한 작품 써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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