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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평점 :
요즘 MBC와 KBS가 노조파업으로 인해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봤던 다큐멘터리, 봤던 예능들을 재방송하고 있다. 파업하기 전에도 MBC, KBS의 뉴스를 보지 않던 나는 파업에 대해 찬성했다. 한 때는 MBC의 뉴스가 사회를 볼 수 있는 좋은 창이 되어 주었던 기억이 있다. 공영 방송인 KBS 뉴스는 보지 않아도 MBC의 뉴스를 믿었고, 시사 2580, PD 수첩 등은 내게 좋은 정치적 뉴스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권력의 대변인이 되어 버린 듯, 늘 변명과 같은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만이었고, 그 뉴스를 외면하고 있다.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으면 한 나라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그들의 파업을 지지하면서 MBC, KBS가 빠른 시일내로 정상화 되길 마음으로 빌고 있다.
그러던 중 2012년 170일 파업을 이끌다 해직한 이용마 기자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되고, 그 사람이 책을 출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한 민국의 시민으로서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나의 유일한 도움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이용마 기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대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복막암이라는 희귀암을 앓으며 이제 겨우 10살이 된 쌍둥이 아들을 위해 인생 길라잡이를 주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 슬퍼라. 힘든 일을 해 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용기 있는 사람에게 왜 하늘은 이런 시련을 내리는지 마음이 정말 아프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의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삶을 살아라고 언제든지 말해줄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의논 대상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금과 달리, 내가 없을 때 내 아이에게 길을 알려 주고 싶었을 아버지의 심정을 말이다.
그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담담히 이야기 한다.
그는 그의 본적부터 이야기했다. 전라도 전주.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도시다. 조용하면서도 운치있고 매력있는 도시라고 외부인인 나는 생각하지만 그는 전라도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지역주의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의 경제적 어려움,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에 들어갔으며 무전여행, 선배들과의 스터디 등 대학 생활에 대해 알려줬다. 그와 나는 겨우 1살 차이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삶의 이야기는 내가 살아온 시대의 이야기였으며 그가 겪은 역사는 나도 겪었으며 생생하다.
최류탄 속에서 대학 생활을 했으며 제대로 강의를 받을 수 없어 파업을 밥 먹듯이 했고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밑받침이 되어 드디어 민주화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우리사회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느꼈을 무렵 또 다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거꾸로 흘러가는 안타까운 세월을 같이 살았다.
나도 노조원이긴 하지만 회비만 내는 회원으로서 늘 선봉에 서 있는 노조원들에게 미안함만 가득인 나는 왜 노조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최승호 PD의 질문에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라고 답한 이용마 기자가 참으로 고마웠다.
파업을 이끌었다는 사실만으로 해직되어야만 하는 야만적인 현장.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언론인.
진실을 알려줘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떤 권력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는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이익, 나의 이익, 회사의 손해, 나의 손해를 따져가며 진실을 왜곡하고, 가리려 하는 거짓 언론이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
그 속에 이용마 기자와 같은 참 언론인이 역사의 왜곡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용마 기자와 같은 용감한 기자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들의 투쟁이 승리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 입장에서 늘 응원한다. 그리고 이용마 기자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