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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강하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 CBS 변상욱 대기자의 살아가는 이유
변상욱 지음 / 레드우드 / 2016년 5월
평점 :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언론의 힘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되었고 손석희 아나운서, 김현정 PD와 같은 존재에 감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에 새롭게 알게된 사람이 바로 변상욱 대기자이다. 대기자...처음 듣는 직함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진하게 되면 자신 직종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관리자가 된다. 변상욱 기자는 관리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현장에 남기를 고집하면서 대기자가 되었다. 현장에 남아 현장의 소리를 증폭시키고 공명하는 참기자로 활동해 왔기때문에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우리 사회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변상욱 기자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펴 들었다.
책 제목처럼 변상욱 기자는 인생의 강하고도 슬픈, 그리고 아름다운 장면 장면을 하나씩 이야기 해 준다. 변상욱 기자의 삶이 평탄치 않았으리라는 것은 그의 현재 위치를 보면 잘 알 수 있지만 그런 슬픔과 안타까움 마저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 해 주었다.
꼭지 하나 마다 관련된 명화가 배치되어 있다. 명화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지만 이야기와 명화의 보이지 않는 끈에 감탄을 하게 된다.이런 명화, 영화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대사, 논어 등과 같은 고전서에서 빌려온 글들은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선물이 되었다.
특별히 감동적인 문구는 변상욱 대기자가 그들의 자녀들에게 남긴 말이었다.
"걸음은 보폭이 크지 않고, 느긋하더라도 단단해야한다. 몸을 똑바로 세우고 바 ㄹ자국이 땅에 기은 자국을 남기듯 꾸욱 눌러 밟으며 천천히 걸어라. 겉보기엔 답답해 보일지 모르지만, 세상엔 그 이상의 축지법도 그 이하의 축지법도 없단다. 왜냐하면 그건 인간의 도리와 분수를 아는 걸음이니까"(p 63)
단단한 발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 딛은 대기자의 그의 자녀에게 이렇게 소중하게 글을 남길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그의 글 속에 소개된 인디언의 삶과 철학과 지혜가 바로 대기자의 삶과 지혜인 듯 하여 참으로 부러웠다.
언제나 진실하게 정직하게 살아왔을 대기자의 삶이 글 속에 잘 남겨져 있어서 문장 하나 하나가 감동적이었다.
이 글이 쓰여졌을 때는 탄핵이 일어나기 전이었는데 그는 이런 글을 썼다.
"사람으로 산다는 건
사람들속을 누비는 것입니다.
그들의 슬픔과 고통에 할 수 있는 한 가까이 다가가
공명해 울리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되려면 더 많은 사람들 속을
더 속속들이 누비며 울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p127)
변상욱 기 자의 용기, 사람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내 개인에게 가장 필요했던 말, 누군가가 해 주길 기다렸던 말도 있었다.
"결국 사람의 공부, 사람 공부는 초심입니다. 나도 어느 새 노년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노년은 지혜롭고 쉴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아닌 듯합니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인정하되 더 성숙해지려 노력하지 않고 더 배우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열지 않으면 그건 늙는 것이 아니라 '늙어버리는 것'이 됨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니 늙어 버리고 있는 사람의 나이는 존중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존경심을 자아내지도 못했습니다"(P136)
나이 들어가는 것이 두렵고 늙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나의 길을 잃고 있었는데 더 성숙해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존중의 대사이 되지 못한다는 말씀이 따끔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받은 위로는 "힐링"이란 단어로도 부족하다.
그저 "참 좋았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위로 받고 싶은 사람, 용기를 잃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