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체 게바라처럼 - '인문학 특강''생존경제학' 최진기의 리얼 인생 특강
최진기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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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력고사 세대다. 학교에서 가르쳐준 것을 달달 외우기만 하면 대학 갈 수 있었던 세대여서 학원이니 인강이니 하는 세상을 잘 모른다. 그저 학교 선생님이 "선생님" 범위의 전부였다. 선택의 폭이 좁은 만큼 고민의 폭도 좁았겠지.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의 세계도 참 다양하지? 그 중 최진기는 손에 꼽히는 인강 선생님이고, 인문학 강의, 경제학 강의도 도맡아 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에게 참 부러운 것이 이런 것이다. 학교 선생님 외에도 맘만 먹으면 내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가르쳐 줄 사람이 많다는 것...

그런 최진기가 아이들에게 체 게바라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에게도 14살의 딸이 있다. 아직 체 게바라 이름 조차 모르고 있지만 한 번은 꼭 알려 주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을 최진기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참 궁금했다. 저돌적인 혁명 정신, 끝없는 인민 사랑, 게다가 잘 생긴 외모까지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그가 21세기 대한민국 청소년에겐 어떤 꿈을 심어 줄 수 있을지, 최진기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여 읽어 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체가 가진 덕목을 하나 하나 제시하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그 덕목을 어떻게 갖추면 되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제일 첫장에 제시된 '스펙'. 사실 게바라는 게릴라가 되기 전에 의사라는 부담스러운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의사였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게릴라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 일이나, 게바라를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우다 죽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찬양한다 한다. 그가 가진 스펙보다 그의 인간성이 사람들을 반하게 했다는 말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자격증, 수상 경력, 해외 연수라는 화려한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 돈,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데, 누구나 가지는 스펙 말고, 진정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진정한 스펙을 쌓으라고 말해준다.

세번째 장에서는 "우정"에 대해 말하는데, 게바라에게는 쿠바 혁명을 같이 이끌었던 카스트로, 여행 동반자였던 알베르토가 평생의 친구이다. 요즘 청소년들에겐 진정한 의미의 친구가 있냐고 물어본다.

경쟁위주의 교육방식속에서 진정한 친구를 갖는 것은 힘든 일이나 자신만의 친구를 가져야만 인생의 성공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처럼 이 책을 읽다보면 체의 덕목도 알게 되고 청소년들이 가야할 길도 알려주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등대가 될 수 있는 위인을 이처럼 알기 쉽게 알려주는 책이 많다면 엄마들의 어깨도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하...순전히 엄마 입장에서 쓴 서평이 되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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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 개정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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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일도 끝났고 여유가 있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소설 파트를 쭉 살펴 보는데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공지영씨의 소설이 눈에 띄였다.

책을 꺼내 드는데 맘부터 아파온다.

백골단이다. 교내까지 뛰어들어 방패로 우리들을 찍어 내리던 백골단. 그들을 피하기 위해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 도망가야 했던. 그러다 백골단의 방패가 선배의 머리를 찍었고, 이것으로 사태는 장기화 되었던....갖은 기억들이 스멀 스멀 올라왔다.

아, 읽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빼들었다. 80년대 학생 운동을 그린 소설. 사실 그 시절 아무것도 못하고 내것만 챙긴 나로서는 죄책감 아니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데, 이런 소설을 뒤늦게 읽는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선택하게 한 것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 그래, 오늘 이렇게 편안한 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 시절 그들이 존재했었기 때문이다라는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이 책은 80년대 정권을 차지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앗아갔던 정부, 그 정부를 바꾸기 위해 국민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알리고,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고생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학문을 잃고, 진리를 잃고 살았던 그들은 스스로 진리를 찾고 정의를 찾아가며 세상에 저항하며 살았다. 민수의 삶이 그렇고, 지섭의 삶이 그랬다.

어렵게 살아가는 공원들에게 진리와 정의를 가르쳐 준 야학 생활, 농활 생활, 현장 생활 그리고 권력의 하수인들과 싸워야만 했던 투쟁 현장들. 내가 가야만 하는 길과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달라 술로서 고민하던 수 많은 밤들의 흔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는 사라져 버렸지만 8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에는 그림처럼 가슴에 남아 있는 장면들이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장면들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 가슴이 뛰는 것을 느겼다.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또 다시 국민들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공지영. 그녀가 고맙다.

공지영 작가. 그녀는 참 많은 일로 손가락질 당한다. 3번씩이나 이혼하고 성이 다른 아이를 3명이나 기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욕먹기로 하고, 자신의 운동권 경험을 이처럼 소설화 한다고 경험을 팔아서 소설 쓴다는 얘기까지 듣는다. 하지만 이런 소설이 남아 있기에 오늘날의 20대 젊은이들이 80년대를 더듬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대학에서는 그 흔하던 대자보 한 장 보기 힘들다. 다들 자신의 스펙을 위해 학원으로 도서관으로 뛰어 다니고, 하늘 같이 높은 등록금때문에 아르바이트 하러 다니느라 '타인'을 돌아볼 여유도 없는 불쌍한 대학생들만 있다. 그래,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타인을 생각할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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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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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 만점 수기. 제목만 들으면 영어 공부 이렇게 했다류의 수기인줄 알겠지만 이것은 제 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재천의 장편소설 제목이다.

책 표지부터 살펴볼까?

온통 노란색이다. 책 가운데 떡 하니 바나나가 나와 있으며 등장인물인 듯한 인물들의 캐리켜쳐가 그려져있다. 겉표지만 봐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웃음이 피식 나온다. 재미있겠다 싶어서 펼쳐 들었다.

토익 점수가 좋지 않아 주류 사회에 편입할 수 없었던 한 남자가 호주로 어학 연수를 떠난다. '남자답게 스릴을 즐기며 영어를 배워라"는 브리즈번의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제임스의 충고대로 대마초 씨앗을 운반한다. 그리고 바나나 농장으로 위장한 대마초 농장의 외국인 인질 역할을 하라는 스티브의 부탁으로 스티브의 인질이 되어 숙식을 해결하며 토익을 위한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

영어라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성공 열쇠를 얻기 위해 그깟 '위법'쯤 가볍게 생각하는 유머가 독자들에게 먹힌다. 그래, 그럴 수 있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영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우리들은 주인공의 입장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이단'이라 부르는 종교를 가진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호주 유학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주인공의 생각을 '스티브'의 입을 통해 알게 되는 독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을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뿌리를 잘 모르면서 해결책만 찾는 우리들의 현주소를 보는 듯 하지

않는가?

"한국이란 나라가 정말 궁금하군"

스티브는 말했다. "도대체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그 나라 국민이 되는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꾸할 말이 없었다.(p 208)

가슴에 비수가 꼽히는 장면이다.

쓰디쓴 약을 먹는 것처럼 입안이 씁쓸하다.

그런데 이 심각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 곧 또 다른 유머러스한 장면전환으로 금방 심각함을 잊어버리도록 만드는 작가의 농간에 휘말리고 한다.

이처럼 작가는 꿈 속에 현실을 심어두고, 현실속에 비웃음을, 비웃음 속에 동정을 마구 섞어 놓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그러나 비참하지 않도록 배려해준다.

영어라는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들의 슬픈 모습을 슬프지 않게 그려주어서 정말 고맙다.

'영어 못해도 살아가는데 별 지장 없고, 영어 잘 해도 뾰죡한 수는 없다'라는 한 문장으로 이 책을 읽은 독후감을 가름하고자 한다.

'심재천 작가' 그의 짧은 문장, 그러나 긴 얘기.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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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 제5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43
김이윤 지음 / 창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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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눈물 흘린 것이 언제적 이야기더라 더듬어 보니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오늘 읽기를 마친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정말 나를 많이 울게했다. 그러고보니 두 책 모두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엄마는 우리에게서 늘 눈물을 만드는 존재일까? 암에 걸린 엄마와 이별하는 여자 고등학생의 이야기라길래 처음에는 선택하지 않으려했다. 이유없이 감정이 다운 되는 요즘, 이런 책을 읽으면 더욱 가라앉아 우울해질 것 같은 느낌이 왔기때문이다. 하지만 끝내 선택하게 된 동기는 제 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창비청소년문학상은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읽고나서 딸아이에게 권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여고생 여여의 가족은 평범하지 않다. 여여에게는 아빠가 계시지 않다. 돌아가신 것도, 엄마랑 이혼 한 것도 아니다. 엄마가 아빠 없이 여여를 낳아 길렀던 것이다.

엄마가 일하러 나갈 때 텅빈 집을 지키며 엄마를 기다리며 긴 시간을 지냈을 여여는 엄마에게 짜증도 내고 엄마를 마음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엄마가 말기암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게 되었고 엄마와의 이별을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게 된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을 때는 엄마 잃은 딸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 죄송한 마음으로 열심히 울었다면 이 책에서는 딸을 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엄마 입장에서 펑펑 울었다.

아빠도 없이 세상에 딸 하나만 달랑 놓고 가야 되는 입장, 홀로 남은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갈까 고민되었다.

공부 더 잘해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엄마 말 잘 들으라는 말이 무슨 힘이 되겠는가? 여여 엄마처럼 제대로 된 가치관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싶었다.

단 한 가지. 줄거리 구성상 아빠의 등장은 생략 되었더라면 얼마나 더 멋진 소설이 되었을까?

기업의 이사자리까지 올라간 명망 높은 아버지라니 다소 아이러니했다. 아빠 없이도 이때까지 여여엄마가 그러했듯이 당당하게 사랑하고 살아가는 여여의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학생 내 딸에게 공부 더 해라는 잔소리보다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는 당당한 여성이 되어라고 말해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엄마의 소중함을, 아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은 학생들~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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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다이어리 창비청소년문학 32
표명희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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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 코모리-은둔형 인간을 가르키는 일본어이다. 일본에만 있는 현상인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심심찮게 발견되는 모양이다. 언젠가 "김씨 표류기"란 영화를 보니 상상을 불가하는 히키코모리형 인간의 여자 주인공이 등장했다. 가족과도 소통하지 못하고, 폐쇄된 공간속에서 삶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과장된 것은 아닐까? 했는데 이 책 "오프로드 다이어리"에도 은둔형 인간들이 등장한다. 그것도 청소년, 가장 밝고 신나고 재미있어야 할 청소년들의 은둔형 삶이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다.

주인공인 빔은 영화 감독이 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 자퇴생이고 앨리스는 특목고 자퇴생이다. 현실에서는 은둔형 외토리이지만 가상 공간에서는 맘을 털어놓을 수 있는 영혼의 친구가 되어 서로의 삶을 유지시켜 주고 체크 해주는 관계가 된다. 빔은 엄마가 사 놓은 할리 데이비슨이란 명품 오토바이를 앨리스 덕분에 먼지 속에서 꺼내고, 앨리스를 향해 달려나가며, 삶이란 온로드일 때도 있고, 오프로드일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현실을 잊고 싶어 은둔했던 빔은 현실을 인정하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누나가 기다리는 현실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과 한부모 가정의 안타까운 삶의 형태를 적나라하게 그려냄으로써,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 비주류층에 희망을 주지 못하는 현실로 인해 청소년들이 병들어 간다는 사실을 잘 인식시켜 주었다.

예전에 어른들이 "낙엽 구르는 것만 봐도 웃는다"면서 고등학생인 우리들에게 뭐가 그리 좋냐고 물으신 적이 있었다. 공부가 비록 힘들긴 했지만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책임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노력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다 생각했던 것이 우리들의 학창시절이라면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의 능력 범위를 넘어서 노력해야만 하는 슬픔이 있다. 그래서일까 쉽게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정말 마음 아프다.

이 책의 주인공이 빔의 장래희망이 영화감독이라서 그런지 소설 속에도 영화가 자주 등장하고 영화 오마주 같은 부분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의 제목인 오프로드 다이어리 역시 채 게바라가 젊은 시절, 친한 형과 같이 여행한 오토바이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 제목에서 따 온 것이다.

소설의 도입도 현재의 슬픔 속에서 과거를 플래시 백하면서 시작된다. 현실에서 과거,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 하는 책인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다소 무겁고 어렵게 다가갈 수도 있겠다 싶다. 하긴 현실이 더 지옥인데, 현실보다 더 무서운 픽션은 없겠지.

갈 곳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되는 일도 없어 세상을 마주 보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현실로 돌아오는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부터 작가 "표명희"의 이름을 기억하겠다. 그녀의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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