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3
윤수천 지음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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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번 주에 나와 인연이 닿은 책은 "인사 잘하고 웃기 잘 하는 집"이다. 

작가는 윤수천 선생님으로 "꺼벙이 억수" 시리즈를 쓰신 아동 문학 작가이고 삽화는 "까막눈 삼디기"를 그린 이현미씨다. 편안한 수채화로 된 삽화와 아름답고 쉬운 문장으로 쉽게 읽었다.

  새벽을 파는 가게. 동네 반찬가게 치고는 무척이나 서정적인 이름을 가진 가게의 둘째 아들 동호가 주인공이다. 동호는 가족 중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부모님을 돕는 착한 아들이고, 그의 부모 역시 동네에서 소문난 인사성 바르고 정직한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많은 손님들이 가게를 찾고 옆 가게 21세기 슈퍼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21세기 슈퍼에는 동호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있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어려움을 겪으며 둘이서 사이좋게 지낸다.

동호와 동호의 부모님껜 가슴의 큰 못이 하나 있는데 바로 누나 서희이다.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누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외로움을 달랜다. 내 가슴에는 못이지만 동네 사람들에겐 놀림거리가 되기 마련. 동호는 누나를 놀리는 동네형을 때려 눕힐 정도로 누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누나가 마음 쓰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누나 편이 되어 주는 동호의 마음 따뜻한 행동들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집안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고민이기 마련인데, 동호의 거침없는 행동과 따뜻한 마음은 이 글을 읽는 어린이로 하여금, 장애를 가진 사람 편에 서도록 만드는 힘을 가졌다.

그리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새벽을 파는 가게 식구들처럼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삶의 목표도 수정하는 기회를 선물 받는다.

어른들의 역할은 그런 것 아닐까?

아이들로 하여금 힘들더라도 바른 길을 걷는 본을 보여줘야 하는 것.

그런 면에서 윤수천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다가가는 좋은 작품이었다.

 

얘들아, 우리도 인사 잘하고 웃기도 잘 해보자.

우리에게도, 우리 이웃에게도 기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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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고 크는 나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4
조성자 지음 / 시공주니어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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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자 선생님은 우리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남기는 동화를 쓰시는 분이다. 

마주보고 크는 나무. 제목에서 부터 따뜻함이 풍겨오지 않는가?

어떤 사이이든 서로를 의지하며 마주 보며 자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그 행복을 조성자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려 하나 보다.

책 표지를 보니 수염 듬성듬성한 어른과 자그마한 아이가 아주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형과 동생일까? 아니면 아빠와 아들일까? 왜 두 사람은 마주보고 클까? 궁금한 마음으로 조성자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찾아 책을 펼쳤다.

 

화가 심인섭은 교통사고로 그림을 그릴 수 없을만큼 손을 떨게 되는 악몽을 경험하고 있다. 세상은 물론 가족과도 소통할 수 없어 담을 쌓고 홀로 외로이 싸우는데 동네 꼬마들의 웃음소리에 끌려 밖으로 나온다. 집 벽엔 아이들의 낙서와 웃음이 넘쳐나고 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받은 심화가는 동네 꼬마중에 불행한 가족사를 견디며 화가가 되려 노력하는 지훈이란 아이를 알게 된다.

지훈이가 가진 불행은 어마어마하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아가는데, 할머니마저 자주 아프시다. 엄마의 버림에 마음 아프고, 아빠의 죽음으로 세상이 무서운 지훈이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심화가는 제자로 받아들이고 지훈이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심화가 자신에게도 사고의 휴유증으로 손이 떨리는 현상이 자주 찾아오고 그때마다 화가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지훈이가 하고 지훈이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심화가가 맡는다.

 

하지만 조성자 선생님의 이야기 풀이 방식이 다소 신파적이어서 껄끄러웠다.

지훈이를 버린 엄마가 다시 찾아오고, 엄마에게 숨어 있는 반전 스토리가 오히려 집중을 방해했다고 할까? 엄마가 아이를 버린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고 아이들에겐 치료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는 하지만, 그 상처가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치료될 수 있다면 훨씬 더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세상 모든 엄마가 다 이렇게 희생적이라면 세상에 무슨 걱정이 있을까?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 들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으면 오히려 감동이 더욱 컸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이었던 심화가와 지훈이가 그림이란 공통분모로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주며 성장시킬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면 훨씬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상에는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또 다시 사랑을 주워 담는 사람도 있음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복잡해서 오히려 감동이 줄어든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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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헤아리며 카르페디엠 4
로이스 로리 지음, 서남희 옮김 / 양철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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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랫만에 책 읽고 울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슬퍼하려고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니었다. 로이스 로리가 2번의 뉴베리상을 수상했는데 이 책이 그 첫번째 수상작이었다. 뉴베리 수상작을 찾아 읽기 프로젝트 수행 중에 나와 인연이 닿아 읽기 시작햇다. 미국 출신인 로이스 로리가 "홀로코스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증이 생겼지만 첫 장을 읽는 순간 책의 내용에 폭 빠져 작가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홀랑 잊었다.

공간적 배경은 "안네의 일기"와 똑같은 덴마크, 주인공의 이름도 "안네마리".

 남의 나라를 점령하고 큰 소리로 공포를 조장하는 독일 군인의 등장으로 시작부터 안네의 일기에서 습득한 공포감이 몰려 왔다. 안네마리의 단짝인 엘렌은 유대인이다.  독일은 유대인의 가게를 문닫게 만들고 유대인들을 재배치하려 하자 엘렌의 부모님은 엘렌을 안네마리의 집에 맡기고 떠나게 된다.

안네마리의 부모님은 엘렌을 최대한 안전하게 지켜주려 하지만 집으로 독일군인이 쳐들어와서 엘렌의 식구를 찾자 안네마리의 외삼촌 집으로 엘렌을 데리고 떠난다. 집에 들어와서 자는 아이들을 깨우고 고함을 지르는 독일인들의 안하무인의 태도가 너무도 화가 났고, 당당하게 나서는 안네마리의 부모님의 태도가 무척이나 존경스러웠다.

  외삼촌 집에서 드디어 엘렌의 가족을 비롯한 유대인 가족의 탈출을 계획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조마조마했다.  언제 독일 군인이 닥칠지, 그 군인들이 실제로 유대인들을 찾아 내지 않을지 가슴이 쿵쿵 뛰었다. 유대인도 아니면서 유대인의 아픔을 공유하고, 그들을 탈출시키려는 덴마크인들의 신념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어른들이 계획한 탈출에 큰 오점이 생겼는데, 그 오점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주인공 안네마리다.

10살밖에 안된 어린 안네마리가 대담하게 독일 군인을 따돌리는 장면은 정말 울컥했다.

 

"그게 바로 용감하다는 말의 의미야.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안 하는 것. 그냥 네가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 물론 무서웠겠지. 나도 오늘 그랬으니까. 하지만 안네마리야. 넌 네가 해야하는 일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그래서 삼촌은 네가 아주 자랑스럽단다"

 

  친구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안네마리의 용기를 삼촌은 이렇게 칭찬해주었다.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자라는 어린이라는 말이 딱 맞다. 그리고 그런 어린이들을 보며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행복이겠지.

안네마리의 언니인 리세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덴마크 왕의 경호원은 모든 국민이라는 부분을 읽으며, 친구를 위해 달려가는 안네마리의 모습을 상상하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

어른을 이렇게 감동시키는 동화를 만났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다.

아이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준 로이스 로리에게 또 한 번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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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인사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5
구드룬 멥스 지음, 욥 묀스터 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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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은 삶의 일부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삶의 일부라며 죽음을 이야기 하기엔 어렵고 깊고 아픈 까닭에 우리는 꺼려하게 된다. 죽음을 일부러 숨기기도 하고 왜곡시켜 가르쳐주기도 한다. 작가 구두룬 맵스는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글속에 녹여 죽음을 이야기 하고,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알려주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구두룬 맵스는 독일의 대표적 작가로 많은 이야기를  썼는데, 죽음의 이야기로 그녀의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쩌면 "구두룬 맵스"라고 하면 많이 슬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의 눈이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사팔뜨기가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깔깔거렸지만 엄마는 위험한 신호인 것을 깨닫고, 언니를 병원에 데리고 간다. 아니나 다를까 언니의 뇌엔 암세포가 퍼져있고, 이 암세포가 몸의 다른 부분으로 퍼져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아픈 언니에게 집중하느라 동생은 이웃집에 맡겨지다가 할머니가 오셔서 돌봐주기 시작한다.

식사도 거르면서 언니의 수술을 기다리던 할머니와 동생의 초조함이 실감나게 그려져있고, 철없는 동생이지만 언니의 부재로 인한 아픔, 같이 해 줄 수 없는 절망, 어떻게든 언니를 도와 주려는 착한 마음등이 솔직하게 그려져있다.

 

 "나는 양 인형을 안고 얼른 아빠한테 달려가서는, 언니한테 양 인형을 꼭 전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양 인형이 없으면 언니가 잠들 수 없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 때 뭔가를 잘못 말한 모양이다. 아빠가 양 인형을 꼭 끌어안으면서 우셨기 때문이다. 아빠는 뒤로 돌아서서 의자에 앉고는 책상위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나는 지금까지 아빠가 그렇게 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

 

자식의 아픔을 대신 할 수 없는 부모의 처절한 아픔이 아이의 눈에 묘사된 장면은 같은 부모로서 울컥하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딸이 병과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무기력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수술도 잘 되고, 주변 사람들이 끊임없이 도와 주었지만 결국 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그 뒤에 남겨진 식구들의 슬픔이 아련하게 묘사 되었다.

장례식 날.

"나는 틈틈이 마음 속으로 열심히 언니 생각을 하면서 언니랑 얘기해 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응답이 없었다. 아마 장례식 때문에 몹시 바쁜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다시 시도해보아야겠다. 그럼 성공할지도 모른다."

 

언니는 비록 떠났지만 영혼은 주변에 남아 있을거란 기대로 오늘도 언니에게 말 걸고 있을 주인공 생각에 마음이 찡했다. 죽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이 소설은 아이들이 감당하기엔 많이 슬프지만 그래도 죽음이라는 삶의 일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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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머리 프리데리케 소년한길 동화 31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바바라 발드슈츠 그림, 김영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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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안데르상 수상 작가로 백 편이 넘는 동화를 썼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 같이 재미있다. 그리고 진한 감동을 준다. 이렇게 재미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을 쓰는 그녀는 능력이 있는 작가일까? 아니다. 그녀는 마음이 따뜻한 작가이다. 특히 아동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는 것이겠지.

이번에 읽은 '불꽃머리 프리데리케'는 정말 독특하면서도 감동의 물결이 한없이 밀려오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프리데리케는 머리가 붉은 색이다. 뇌스틸링거의 묘사를 빌리자면 '머리 전체가 딸기 주스처럼 새빨간데 그 중 몇 가닥은 토마토색이고, 앞머리는 당근색'이다. 프리데리케는 엄마도 아빠도 아닌 이모와 같이 산다. 그런데 이모의 머리가 젊었을 땐 빨간색이었는데 지금은 흰색이 된 뚱보 아줌마였다. 절대 외출하지 않고 책을 읽다가 잠을 자다가 뜨개질을 할 뿐이다.

프리데리케는 따돌림을 당할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 프리데리케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되었지만 학교 가는 것이 다른 친구들처럼 설레이지 않는다. 힘없고 불리한 조건을 갖춘 프리데리케를 그냥 두고 볼 작가가 아니지. 작가는 재미난 장치를 해 놓았다. 바로 "주문"이다.

"빨강 빨강 징징징, 머리통에 활활 불이 났네"라고 말하면 머리에서 불꽃이 튀어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것이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읽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것이다. 이제 프리데리케는 괜찮겠지? 하지만 아니더라. 프리데리케는 더 높은 강도로 놀림을 받는다. 아이들이 자신이 구할 수 있는 무기, 이를테면 장난감 총, 새총, 돌멩이 등을 이용하여 괴롭히는 것이다. 아차...

아이들은 이렇게 공격의 단위를 높여가는구나. 속절없이 착한 프리데리케는 당하고 마는 것인가?

프리데리케가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정말 멋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을까?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우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그나 저나 프리데리케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프리데리케를 대신해서 또 누구를 놀리며 지낼까? 아이들만이라도 "서로 다름"을 잘 소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예쁘게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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