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 크는 나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4
조성자 지음 / 시공주니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성자 선생님은 우리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남기는 동화를 쓰시는 분이다. 

마주보고 크는 나무. 제목에서 부터 따뜻함이 풍겨오지 않는가?

어떤 사이이든 서로를 의지하며 마주 보며 자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다. 그 행복을 조성자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려 하나 보다.

책 표지를 보니 수염 듬성듬성한 어른과 자그마한 아이가 아주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형과 동생일까? 아니면 아빠와 아들일까? 왜 두 사람은 마주보고 클까? 궁금한 마음으로 조성자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찾아 책을 펼쳤다.

 

화가 심인섭은 교통사고로 그림을 그릴 수 없을만큼 손을 떨게 되는 악몽을 경험하고 있다. 세상은 물론 가족과도 소통할 수 없어 담을 쌓고 홀로 외로이 싸우는데 동네 꼬마들의 웃음소리에 끌려 밖으로 나온다. 집 벽엔 아이들의 낙서와 웃음이 넘쳐나고 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받은 심화가는 동네 꼬마중에 불행한 가족사를 견디며 화가가 되려 노력하는 지훈이란 아이를 알게 된다.

지훈이가 가진 불행은 어마어마하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암으로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아가는데, 할머니마저 자주 아프시다. 엄마의 버림에 마음 아프고, 아빠의 죽음으로 세상이 무서운 지훈이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심화가는 제자로 받아들이고 지훈이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심화가 자신에게도 사고의 휴유증으로 손이 떨리는 현상이 자주 찾아오고 그때마다 화가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지훈이가 하고 지훈이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심화가가 맡는다.

 

하지만 조성자 선생님의 이야기 풀이 방식이 다소 신파적이어서 껄끄러웠다.

지훈이를 버린 엄마가 다시 찾아오고, 엄마에게 숨어 있는 반전 스토리가 오히려 집중을 방해했다고 할까? 엄마가 아이를 버린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고 아이들에겐 치료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는 하지만, 그 상처가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치료될 수 있다면 훨씬 더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세상 모든 엄마가 다 이렇게 희생적이라면 세상에 무슨 걱정이 있을까?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 들이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으면 오히려 감동이 더욱 컸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이었던 심화가와 지훈이가 그림이란 공통분모로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주며 성장시킬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에 더욱 집중했다면 훨씬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상에는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또 다시 사랑을 주워 담는 사람도 있음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복잡해서 오히려 감동이 줄어든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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