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꽃머리 프리데리케 ㅣ 소년한길 동화 31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바바라 발드슈츠 그림, 김영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안데르상 수상 작가로 백 편이 넘는 동화를 썼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 같이 재미있다. 그리고 진한 감동을 준다. 이렇게 재미나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을 쓰는 그녀는 능력이 있는 작가일까? 아니다. 그녀는 마음이 따뜻한 작가이다. 특히 아동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는 것이겠지.
이번에 읽은 '불꽃머리 프리데리케'는 정말 독특하면서도 감동의 물결이 한없이 밀려오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프리데리케는 머리가 붉은 색이다. 뇌스틸링거의 묘사를 빌리자면 '머리 전체가 딸기 주스처럼 새빨간데 그 중 몇 가닥은 토마토색이고, 앞머리는 당근색'이다. 프리데리케는 엄마도 아빠도 아닌 이모와 같이 산다. 그런데 이모의 머리가 젊었을 땐 빨간색이었는데 지금은 흰색이 된 뚱보 아줌마였다. 절대 외출하지 않고 책을 읽다가 잠을 자다가 뜨개질을 할 뿐이다.
프리데리케는 따돌림을 당할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 프리데리케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되었지만 학교 가는 것이 다른 친구들처럼 설레이지 않는다. 힘없고 불리한 조건을 갖춘 프리데리케를 그냥 두고 볼 작가가 아니지. 작가는 재미난 장치를 해 놓았다. 바로 "주문"이다.
"빨강 빨강 징징징, 머리통에 활활 불이 났네"라고 말하면 머리에서 불꽃이 튀어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준것이다. 아이들은 이 장면을 읽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것이다. 이제 프리데리케는 괜찮겠지? 하지만 아니더라. 프리데리케는 더 높은 강도로 놀림을 받는다. 아이들이 자신이 구할 수 있는 무기, 이를테면 장난감 총, 새총, 돌멩이 등을 이용하여 괴롭히는 것이다. 아차...
아이들은 이렇게 공격의 단위를 높여가는구나. 속절없이 착한 프리데리케는 당하고 마는 것인가?
프리데리케가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정말 멋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을까?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우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그나 저나 프리데리케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프리데리케를 대신해서 또 누구를 놀리며 지낼까? 아이들만이라도 "서로 다름"을 잘 소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예쁘게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