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요일 밤에는 잠을 이루기가 쉽지가 않다. 게다가 내가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어느쪽에서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그일때문에 울었다. 아주 많이.
주말 내내 머릿속에서 그 일이 계속 맴돌았고 술을 마시고 기절하듯 잠들었지만 꿈에도 그 이야기가 나왔다.
온라인 상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믿어버렸던건
같은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반성하게 된다.
'내가 만든 그 사람의 허상을 그 사람이 꼭 지켜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그 사람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건데 실수한걸수도 있는데.........' 라고 말이다.
머리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만큼 가슴은 더 쓰리다.
서점에서 잠시라도 훑어 봤다면 절대로 구매하지 않았을것이다.
100페이지 정도 까지 꾹 참고 읽으면서 머리속에는 빨리 갖다 팔아버려야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많은 독자와 또 그만큼의 안티를 가지고 있을꺼라 보이는 공지영작가.
르포타주도 이시대에 작가로서 해야할일을 했다고 생각이 되긴하지만 소설가로서의 소설을 기대하는건 나뿐일까.
현실은 시궁창.
등록금 때문에 알바하던 대학생이 대형마트 지하실에서 가스중독으로 죽어도 대형마트도 설비회사도, 어느 누구도
그 안타까운 죽음에 책임지려 하는 자가 없고, 부실한 안전장치 때문에 새파란 젊은이가 뜨거운 전기로에서 녹아내려 죽어도
또 다시 그와 똑같은 죽음은 여전히 반복되고, 힘없는 여성들은 여전히 육체적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고, 아이들은 오늘의 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한 자기 발전이 아니라 옆의 친구들을 짖밟고 올라가기 위해 경쟁을 하고 , 사회적 안전장치라고는 없는 미래가 불안한 나라에서 사람들은 살인을 하고 자살을 한다.
한사람의 대통령이 이 모든 현실을 다 바꿀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선택을 할수 있는 때가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현실은 차악을 선택해서라도 막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본문과는 달리 작가가 죽은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다.
현장에서 이 모든일을 겪는 사람들 직접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 한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를 외치는데 나처럼 간접적으로 겪는 이들이 오히려 이 현실들을 더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포기하고 그러는 이유는 뭘까......... 그래도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창을 들으라고.
모자란 인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더 사랑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으니까. 어리석고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 인간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것과 절대자에 대한 사랑은 다른것이 아닐까.
내가 종교가 없는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녀 한사람의 과도한 절대자에 대한 사랑으로 그녀 주변의 사람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그녀가 제롬에세 쓴 편지들을 읽다가 문득 언젠가 아주 많이 어릴적에 받았던 편지의 말미가 생각났다.
"주님안에서 너를 사랑해" 이건 뭔가요. 고백인가요 아닌가요. 짝사랑하던 이에게 이런 말을 들었을때 편지의 중간 부분-주님안에서 라고 쓰인 부분-을 접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너를 사랑해"만 듣고 싶었다고. 왠 주님!!!!!
주말동안 읽은 책들이다. 지금은 안나카레니나를 읽으려고 가져왔는데, 다른 직원들이 이래저래 휴가에 병가를 신청해서
오늘은 혼자 근무를 해야한다. 아직까지는 한가하지만 흠......
올해 남은 연차를 가능하면 다 사용하라고 해서 이번주 수요일에 연차를 냈다.
알라딘 중고서점가서 얼릉 확 팔아버릴 책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