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에 유가는 정통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공자와 맹자는 정통 중의 정통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 너무나 자명한 사실 하나를 자주 잊어버리곤 합니다. 공자, 맹자와 관련있는 경전이 쓰였던 시기에는 그들의 생각이나 말이 결코 정통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공자와 맹자는 혼신의 힘을 기울여 당시의 흐름에 대항하였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진리는 단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그들은 강제로라도 남에에게 이 진리를 받아들이게 할 만한 권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공자도 맹자도 살아 있을 때 이런 권력을 가진 적이 없지요.

"내가 어찌 논변을 좋아하겠는가? 어쩔 수 없이 하는것일 뿐이다"라는 말은 결코 아무렇게나 한 말이 아닙니다. 치열하게 논변하지 않으면, 논변에 기대어 명성을 쌓지 않으면, 손에 아무런 구체적인 권력을 쥐지 못한 맹자에게"선생님께서 천 리를 마다하지 않고 오시니"라고 겸손하게 인사하는 양 혜왕을 만날 기회 따위는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p84-85

 

 

 

 

 

  책을 점점 더 제멋대로 읽고 있다.

이 구절을 읽으며 트위터에 '빛의 한규동' 님을 떠올렸다.

물론 그분이 어떤 명예나 권력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그분이 말하는 것이 모두 진리도 아니고,

페미니즘이 정통학문이 될리도 만무하지만

그 수많은 헛소리들에 대해 말하는 내용과 방법 모두

압도적으로 우월한 그분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애인덕에 트위터를 하니, 전혀 몰랐던 신세계를 영접중이다.

리우 올림픽중계나 보도 중에 성차별적 발언을 한꺼번에 모아보자 라고 했던 트윗덕에 기사까지 나는것을 보면 찻잔속 태풍만도 아닌것 같다는 애인의 말에 격하게 동감하게된다.

 

 

 

 

 

 

맹자는 "인성의 선함을 논"하며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것을 믿었는데, 이는 그의 이론상 논리적으로 필요합니다. 선정을 펼쳐 선량한 사회를 만든다면 무엇에 근거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선'에 대해 가진 판단과 그'선'에 대한 바람입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사물에 똑같이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끼고 똑같이 아름다운 기대를 가지는것, 이것이 '인성의 선함'에 대한 증거입니다. 선을 누리고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람은 가장 보편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공통점을 드러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공공의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개개인의 마음속에 깃들 선에 대한 인정과 바람과 기대를 실현하고 , 그렇게 함으로써 호응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 압니다. p144

 

우선...나는 인간의 본성자체가 선하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기준에서는 악이 본성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해맑게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하거나 작은 동물이나 곤충에게 고통을 주는 모습을 많이들 보았을 것이다. 교육되지 않은 인간은 자신만을 인지한다. 자신만이 세상의 모든것일뿐이다. 수많은 법률들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이 선해서 모두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소한'이것은 하지 말아라 라고 하한선을 만든것이 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법을 어긴다는것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말이다. 그 최소한 하지 말아라 하는것들 중에는 강간하지 말라 같은 것도 있다. 그런데 그런 최소한도 지키지 않고 그런것을 자랑스러워 하고 타인의 고통을 장난거리로 삼는 소라넷이 또다시 오픈준비를 하고 있다. 무수한 격려속에서....

모든 인간이 같은 선을 추구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나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강간당하는 영상을 보고 싶지 않다. 아름답지 않다. 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이다. 소라넷충들도 인간이다. 나의 선과 그들의 선은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진정 인간이 한가지 같은 모습의 선만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면 나든, 소라넷충이든 둘중에 하나는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다. 물론 매우 기분 나쁘게도 둘다 인간이기에 인간이 모두 같은 모습의 선만을 추구한다라는 명제가 틀린것이 된다.

 

 

인간은 선하지 않다. 자신도 모르게 스멀스멀 나오는 소수자와 약자 혐오. 그것이 혐오인지도 모르는, 자신은 그런적이 없다는 사람들. 그렇다면 그 수많은 혐오의 경험담은 누구에 의해 만들어 진것인가.

나역시 살면서 수많은 혐오를 겪었다. 하지만 나도 분명히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나보다 약한 자들과 나보다 더 소수자의 위치의 있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혐오 발언과 행동을 해왔다는 것을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내가 세상을 바꿀순 없지만, 나 하나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끼게 해준 것은 아직까지는 페미니즘뿐이다.

 

 

 

 

 

책 내용도 책 크기도 얇고 가볍습니다만, 실생활의 여성혐오에 지쳐버린 분들께

실천편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입.트.페> 로 시작 하셨다면 다음은 바로 이책입니다.

 

 

2016년 7월30일자 한겨레신문 메갈리아 논쟁-여성학자 정희진의 시각

2016년 8월 5일자 정희진의 어떤 메모

 위의 두 기고문도 읽어 봅시다.

 

 

 

 

 

 

 

 

 

 

 

 

여성 살해 하지마, 여성 폭행 하지마, 여성 강간하지마 라고 이야기 하는 방식에 미러링도 포함이라고 생각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더럽게 추하다면 그만 좀 광광 울고 그 거울이 무엇을 비치고 있는지 부터 좀 보자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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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8-1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아무개님.
저는 제가 정의롭고 선한 사람인줄로만 알았는데,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알았어요. 제가 무수히 많이, 여러차례 혐오 발언을 해왔었다는 것을요. 제 잘못을 깨닫게 해준 게 바로 페미니즘 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불공평한 사회와 시스템 그리고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 또한 인지하게 되니까요.

그나저나 소라넷이 재오픈 준비중이라고요? 미친..

아무개 2016-08-12 08:49   좋아요 0 | URL
내안의 여성혐오에 대해서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도록 부끄러웠어요.
다른것들 탓하기 전에 내 스스로를 먼저 돌아 보게 해준 페미니즘에 감사하죠.

네 네
어떤 욕을 해도 모자랄 새끼들이 또 준비중이라고 공지를 띄웠는데
응원 댓글이 줄줄.....................................ㅜ.ㅜ.

단발머리 2016-08-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세상에 대해 알아가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저는 자기 성찰이라고 생각해요.

위의 문장에 아무개님이... 나역시 혐오를 겪었지만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나보다 약한 자들과 나보다 더 소수자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혐오 발언과 행동을 해왔다... 고 쓰고 있잖아요. 바로 이거죠.

페미니즘을 공부하다 보면, 불평등한 여성의 위치를 자각할 때 이런 자기 성찰과 깨달음을 통해 자신도 어느 면에서는 강자였고 다수였다는 걸, 그리고 다수로서의 지위를 만끽했다는 걸 깨닫는거죠.
돌아보고 다시 생각하고...
페미니즘이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외양적으로 가장 명확한 소수자니까요. 그런데....

그런 자각과 자기 성찰이 없는 글을 자주 보게 되네요. 피곤해서 요즘은 제목만 봐요.
넘 피곤해ㅠㅠ

나는 정희진님 글 다 읽는데 저번주에 못 읽었네요. 찾아봐야겠어요~~^^

아무개 2016-08-12 08:53   좋아요 0 | URL
여성 스스로도 여혐을 하고 게다가 그걸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걸 보면
남성들, 그러니까 여혐하고 있다는것을 반성해야할 필요조차 못느끼는 사람들에게
너희가 잘못하고 있다 라는걸 알리는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닌듯 싶어요.
공부꽤나 했네 진보입네 하는 남자들은 더 심하구요.

자각과 성찰아 없는 글. 저도 얼마전에 그런 느낌이 드는 글을 읽었어요.
그저 시류에 맞게 이쯤에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쓴 글 같아서 좀 뭐 그랬던 글도 있네요.

정희진 님이 녹색당원이라니까 바보같이 어깨가 으슥했더랬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