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냥이의 보드랍고 따뜻한 발자욱.

누구의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노랑이, 애옹이, 소심이, 꼬미, 미미 누구든지.....

조금만 더 버텨라 곧 봄이올꺼야. 오고 있어!

수술후 급격한 체중 감소로 허리가 끈어질듯한 몽실이....

1월8일에 골절되어 있던 골반뼈 제거 수술후 5.2kg이던 몸무게가 4.2kg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안자고 물론 제대로 배변도 하지 못했다. 수술후 두차례 관장을 받았는데, 한번씩 관장을 받고 올때마다 몽실이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워낙 예민한 녀석이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사료한톨 물한방울도 먹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예민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병원가서 처치를 받을지, 아니면 집에서 약으로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내가 몽실이의 배를 가르게 하고 뼈를 쳐낸것 같은 결정을 또 결정해야만 했다. 결국 집에서 내가 케어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의외로 내원했던 것보다 현재까지는 몽실이 상태가 좋다. 어제 저녁 수차례 시도 끝에 자력변도 보았고, 많이 먹지는 않지만 스스로 먹기 시작했으며 다리부분의 통증도 많이 줄어든듯 보인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자라지 않는 갓난아이 상태의 반려동물이 10년정도 지나 갑자기 폭삭 늙어버린 반려동물을 죽을때까지 병수발 해야하는 것이다. 많은 노력과 시간과 결정적으로 반려동물이 나이들어 갈수록 많은 비용이 든다. 첫째 몽실이는 내손으로 거둔 이는 아니지만, 둘째부터 다섯째까지 '적어도 길에서 보다는 나은 생활을 보장해 주겠다'라고 길에서 살던 아이들을 거두면서 이들에게 약속했다. 이녀석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내겐 또하나의 책임감들이다.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하는 생명들.

나의 결정에 따라 이녀석들의 생사가 갈린다. 동물에게 자기 결정권이란 없는것이다. 그것이 반려동물이든, 축산동물이든 야생동물이든지 말이다.

이녀석들이 늙고 병들어 나에게 큰 짐이 된다해도 끝까지 사랑하겠다고는 못하겠지만, 끝까지 책임지겠다고는 말할 수 있다.

수술전의 몽실이. 딱 이정도 까지만이라도 회복이 되어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몽실이와 함께 있는 다정이는 사실 만성호흡기 질환이라 항상 눈물콧물을 달고 살지만,

그래도 잘먹고 잘자고 잘놀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

 

냥이들 아플때가 지금의 나에겐 가장 크게 힘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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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2016-01-2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말 못하는 녀석들 아플때가 제일 힘들죠.
몽실이뿐 아니라 아무개님도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시네요. 늘 그럴듯 잘 이겨내시리라 믿어요.
아무개님 글 보면서 미리 겪고 배우네요.

아무개 2016-01-28 13:45   좋아요 0 | URL
네..제 지인도 그런말을 했어요.
아픈당사자가 제일 힘든거라고. 저야 마음만 상하는거지만
몽실이는 얼마나 힘들지...
늘 마음써주셔서 감사해요.

마노아 2016-01-2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나네요... 끝까지 사랑하는 것보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더 태산처럼 다가와요. 몽실아 힘내라!

아무개 2016-01-28 13:46   좋아요 0 | URL
사랑이란 말에 책임이란 말도 함께 하는거겠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어제 오늘 그래도 제법 스스로 먹기 시작해서 한시름 놓았어요.

꼬마요정 2016-01-2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실이가 힘내면 좋겠어요~ 마음이 짠합니다. 집에 있는 울 집 냥이들이 보고 싶네요. 힘내세요 아무개님, 힘내라 몽실아~

아무개 2016-01-28 13:47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씩 집에있는 냥이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집으로 막 뛰쳐들어가곤 해요.
매일 보고 같이 자고 그러는데도 말이에요^^

몽실이는 이제 조금씩 자주 먹기 시작해서 조만간 기운차리지 싶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조기후 2016-01-27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견한 발자국이네요. 날이 많이 풀려가서 다행이예요.
저도 17년째 같이 사는 멍이가 있어서 어느 날 갑자기 수발드는 삶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압니다 ㅜㅜ 큰 수술도 한번 했었지만 나이 많은 거 자체로 신경이 쓰여 그냥 수발드는 게 일상이네요. 이제는 수술을 하면 낫는 병을 걱정하는 차원을 넘어서,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수명이 다해가는 걸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서늘해지곤 해요. 에휴... ㅜㅜ
몽실이가 조금씩 나아져서 다행이에요. 얼른 건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요. 세상에 태어난 동물들이 하나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다 갔으면.

아무개 2016-01-28 13:56   좋아요 0 | URL
17년 함께 했던 강아지 토토는 당뇨로 거의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였고, 두 눈도 다 실명, 게다가 치매까지 와서
약을 먹일수도 없었어요. 주인을 몰라봐서 다 물어 뜯었거든요. 그래도 스스로 악착같이 먹으려고 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느날 집에 와보니 입안 가득 사료를 물고 쓰러져 있더라구요...그길로 병원가서 안락사 시켰습니다.....그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동물 안키우겠다 다짐했는데 돌아보니 냥이가 다섯이네요.....

건조기후님댁 멍이도 함께하는 동안 덜 아프고 더 행복하기를...

건조기후 2016-01-29 02:20   좋아요 0 | URL
세상에 ㅜㅜ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이 줄줄 흐르네요 ㅜㅜㅜㅜ 정말 힘든 일 겪으셨습니다... ㅜㅜ
우리 다롱이도 몇 년전에 전신마비가 한번 와서 죽다 살았는데 얼마 전에 또 마비증세가 있어서 병원 갔다 왔네요. 전신마비왔을 때 밤새 수발도 수발이지만 눈앞에 닥친 이별때문에 식구들 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반려동물 안 키울 거라는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다른 넘들은 아플 때 누가 돌봐주나 싶어서 오히려 더 데려다 키우고 싶은 생각이 커지더라고요. 아무개님도 그런 마음이지 않으셨을까...
안팎의ㅎ 냥이들 건사하느라 힘드시겠지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마음이 있어도 여건이 안 돼서 힘들고 여건이 돼도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은데... 아무개님의 정성만큼 다들 건강하게 잘 자랄 거에요. 함께 하는 동안 많이 많이 행복하시기를. ^^

비로그인 2016-01-2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실아 ㅠㅠ

아무개 2016-01-28 13:56   좋아요 0 | URL
애들 아픈거 정말 너무 싫어요.
진짜 대신 아파줄수도 없고, 애들이 말을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