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느날 알게 됐다. 안타깝고 슬프고 외로운 건 그들이 아니라 길고양이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란 걸. 우리들이야 내숭도 떨고 감추기도 하지만, 애둘러 표현할 길이 없는 길고양이들의 아픔이 자꾸 내 마음을 두드린단 걸. 나아가 생로병사의 모든 위태로움 속에서도 수정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그들의 눈을 통해서 거꾸로 나의 상처를 치료 받았단 사실을.

 

                                                -추천의 글-이지명

 

 

 

 

 

이렇게 아플줄 알았음, 안 보는건데....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캣맘 캣대디의 시선은 어쩔수 없이 아프다...

 

추천의 글에 내가 하고픈말은 다 들어있으니 다른말은 필요 없겠다.

 

 길고양이들이 흔히 걸리는 질병중 하나인 구내염.

잇몸이 썩어가면서 이가 다 빠지고 잇몸이 내려 앉으며

극심한 통증과 함께 먹지 못해 굶.어.죽.는.다.

 

고양이 호흡기 질환 허피스, 또는 칼리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나을수 있지만,

사람으로 보자면 감기정도의 질병에 앓.다.가. 죽.는.다

 

작년 8월 26일 구조한 칼리쉬에 전염되었던 새끼고양이 나미는 현재 좋은 집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내 눈에 띄이지 않았다면....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느 컨테이너 밑에서 별이 되었겠지...

 

이 아이...언제 찍은 사진인지 알수 없으나

아마 지금쯤은 별이 되었을꺼다.

저렇게 까지 말랐다는건 이미 간에서 까지 모든 지방을 다 빼서 썼다는 이야기.

이름 모를 아가 그곳에서 안녕히...

 

그간 봐왔던 어떤 고양이 사진집 보다 가슴이 아프다.

이쁘고 사랑스러운 모습들 보다는

길에서 살아가는 살아내야만 하는 녀석들의 날것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밥차가 찍은 사진이기 때문일것이다.

 

오늘 새벽 4시반에 찍은 급식소 사진.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급식소가 집근처 두곳,

이 사진속 집에서 백미터 정도 떨어진 한곳

회사에 한곳이 있다.

회사에서는 상관 없지만, 집근처에서 밥을 줄땐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한다.

사람들 눈에 띄이면 고양이들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거기 밥이 있다는 것을 모를때는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이

거기 밥이 있다는 것을 알면...밥 그릇에 쥐약을 놓는다.

내가 준 밥에 고양이 죽으라고 쥐약을 놓는 것이다.

그러니 숨어서 몰래 주는 수밖에....

 

가늠해 보니 한달에 길냥이 사료값만 대략 30만원 정도.

큰돈이다. 정말 큰돈을 매달 길에 뿌리고 있는것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렇게....

미안해 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다른 모든 힘없고 약한 존재들에 대한

미안함일지도 모르겠다.

 

 너도

너도

너도

너도

너희들도

 

얼지마! 죽지마!

봄이 올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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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12-1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지마! 죽지마!

봄이 올꺼야!

이 외침에 모든 마음이 다 녹아있네요.ㅜ.ㅜ

아무개 2014-12-12 08:31   좋아요 0 | URL
겨울은 정말 길에서 살아 내야하는 모든 `생`들에게 잔인합니다...

낭만인생 2014-12-1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내도 길고양이 보면 애달파합니다. 저도 그렇구요..

아무개 2014-12-12 08:32   좋아요 0 | URL
모르면 안보이지만
알게되면 자꾸만 보이는
안타까움들이죠...

라로 2014-12-1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뵙지만 올리신 글과 사진을 보고 댓글을 안 달수 없어서 인사드립니다. 꾸벅

아무개 2014-12-12 08:33   좋아요 0 | URL
^^ 저는 님의 서재 자주 들려요. 도둑처럼 살짝 다녀만 왔지요..
반갑습니다 비비아롬모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