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도 그랬지만,
김승옥을 이제 알게 된 지금도
"아..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나!" 싶다.
좋다. 참 좋다.
나의 모국어가 이승우의 모국어와 같아서 기뻤던것 만큼이나
김승옥의 모국어가 나와 같아 행복하다.
무진기행은 이미 두번이나 읽었지만,
그래도 전집으로 구매하길 정말 잘했다 싶다.
오랫만에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책들을
앞에 두고 있자니 멀리서 오는 오랜 친구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이고 기대된다.
"잠깐, 그러니까 당신 영혼이나 내 영혼이나 우리 몸이 죽은 다음엔 다른 사람 몸 속에 들어가 살아갈 수 있지만 그러니까...."
그러니까 당신 몸이나 내 몸이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영원히 없을 이 영원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그렇게 귀중한 것인가?
규식은 아내의 입을 통해 종알종알 말하고 있는 영혼이 오히려 남처럼 서먹서먹해지고, 물 속에 잠겨 있는 아름다운 몸, 물밖으로 나와 있는 예쁜 얼굴이 눈물이 날 만큼 가엾어져서 슬그머니 끌어당겨 꼬옥 껴안았다.
<삶을 즐기는 마음 중 p154>
'내가 왜 이 대목에서 글을 쓰고 싶다 무언가 남기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나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인듯하다.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별것 아닌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한 번 존재해보고 썩어지는 그렇게 귀중한 것일수도 있구나 싶은게......
오늘은 꼭!
헬스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