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세상엔 절대로 숨길수 없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재채기, 가난, 사랑 .
그런데 오늘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에 보니 한 가지가 추가됐다. 그건 바로 라면 맛이다.
P.37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라면 맛이야말로 그러하다고 후는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적엔-초등학교때까지- 라면은 삼양이였다. 아버지가 삼양라면을 드셨기 때문이다. 내 입맛대로 라면을
선택할수 있게 된 후부터 바로 몇년전까지 난 안성아줌마와 오동통통 내 너구리만을 먹었다.
그런데 언제인지 기억할순 없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난 삼양라면으로만 해장을 한다. 라면은 내겐 식사용이아니고 해장용.
안성아줌마와는 멀어진지 오래되었고, 오통통 내 너구리는 지금까지도 꽤 자주 먹고있다. 불과 며칠전 아침에 내 너구리를
후르륵 짭짭하면서 보던 뉴스에서 너구리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오동통통 맛있는 내 너구리에 발암물질이라니!
좀 찝찝했지만 여태 내가 먹어온 너구리양만 해도 난 이미 암에 걸렸어야 했으니까 그냥 무시하고 먹기로 했다. 오동통통
쫄깃쫄깃 내 너구리가 포기가 안된다. 여하튼 누군가에게 "전 해장을 아주아주 푹 익힌 삼양라면으로 합니다."라고 했더니 푹 퍼진 라면의 해장위력을 그분은 아직 모르셨는지 갸우뚱하는것 같았다. 나도 분명 젊었을 적엔 꼬들꼬들한 라면을 좋아했다. 아버지의 푹 삶은 계란 넣은 삼양라면은 어른들만 먹는 것이였다. 난 이제 푹 삶은 계란 넣은 삼양라면이 아니면 해장이 되질 않는다. 내가 어른이 된 지금, 아버지는 아직도 계란 풀고 파 듬뿍 넣은 푹 익힌 라면을 드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