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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콩에 염소 똥 섞기 ㅣ 내친구 작은거인 42
홍종의 지음, 신가영 그림 / 국민서관 / 2014년 8월
평점 :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첫째 딸과는 달리 둘째는 몸이 아프셔서 힘들어 하시는 시어머니 간호 탓에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이것 저것 들려주고 알려주어야 하는 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또래 집단생활인 어린이집을 다닐 때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런 아이를 지켜볼 땐 모두가 나의 탓이기에 아이에게 미안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이웃 어른들을 만날때면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언니와 비교되게 빤히 쳐다보기가 일쑤였습니다.
친할머니의 부재로 가끔 어린이집 방학이나 아플때면 외할머니에게 맡겨지곤 했는데요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둘 사이가 서먹함이 엄마이면서 딸인 저에게 확 와 닿았습니다. 자주 보지 못하고 여건이 안되어 맡기게 될 때만 찻아오니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외할머니 외손녀로서 친하기 위한 처방이 필요하겠다 생각 하던중에 만나게 된 오바로의 방학동안 시골 할머니댁에서의 에피소드는 읽는 동안에도 공감백배인 세대차이 그리고 시골과 서울의 생활 문화차이로 벌어지는 오해로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그 이면에 보여지지 않는 할머니의 내리사랑과 그런 사랑을 알지 못했지만 진정한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손자 바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아이에게 이입해 주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아직 어린 둘째에게 정겨운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정감 있는 인물들의 생생한 표정들을 그림에서 물씬 풍겨주어 눈으로 읽는 아이와 저에게 색다른 재미를 더했답니다. 여름방학동안 도시의 아이들이 할머니댁 방문은 필수 코스였지만, 예전 농촌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도시화와 핵가족화로 책과 이야기를 통해서만 만나게 되어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늘 전화를 하고 찾아가야만 좀 달라지겠죠 그런 할머니와 손주의 이어주는 징검다리는 바로 손주의 부모인 저희의 몫이 되기에 부지런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