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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이야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강신주 옮김, 조선경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가엾은 어머니가 침대맡에 앉아 자신의 어린 아이를 바라보며 슬퍼합니다. 가느다란 숨을 쉬며 침대에 누워 금방이라도 떠날까봐 사흘 밤낮 잠을 자지 않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지나가던 노인이 문을 두드리고 어머니는 노인을 안으로 들이고 따뜻한 음료를 대접합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떠 보았지만, 침대에 있던 아이와 노인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이를 데려간 것은 죽음이라며 더욱이 죽음은 한번 가져간 것은 절대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인 깜깜한 밤이 알려줍니다. 죽음이 간곳을 알려 주는 대신 어머니에게 아이에게 들려주던 자장가를 불러 달라 합니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마침내 깜깜한 밤이 말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숲으로 갔다고 말입니다. 숲은 가시덤불로 뒤 덮혀 있습니다. 어머니는 가시덤불에게 죽음이 간 길을 알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추위에서 녹여달라는 가시덤불의 제안에 주저 없이 가시덤불을 가슴으로 안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에선 굵은 핏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로인해 가시덤불은 싱싱한 잎과 꽃이 피어 나게 되고 가시덤불은 죽음이 간 길을 알려줍니다. 큰 호수에 다다른 어머니는 이 호수를 건너야만 아이를 찾을 수 있었기에 호수가 제시하는 조건대로 진주 보다도 더 아름다운 두눈을 울고 또 울며 호수에 떨어뜨립니다. 그러자 호수는 그네에 태우듯이 어머니를 호수 건너편으로 데려다 줍니다. 하지만 두 눈이 없어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던 어머니에게 죽음의 온실을 지키는 할멈이 나타나고 온실 안에는 죽음이 데려온 생명들이 꽃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찾을지 막막합니다. 할멈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어머니는 보답으로 자신의 검은머리카락을 할멈의 하얀 머리카락과 바꾸어 줍니다. 온실안쪽으로 들어가 마침내 파란 붓꽃을 움켜 잡으며 바닥에 엎드려 하염없이 웁니다.
어느새 죽음이 온실로 들어왔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란 죽음은 믿기지 못한 듯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라고 묻습니다.
“ 저는 엄마니까요.”
이 한마디에 고였던 눈물이 주르룩 볼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 나도 엄마니까요”
아파서 죽음을 먼저 만나게 되는 아이에게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서라도 아이를 되살릴 수 있다면 무엇인들 아깝고 못 주겠나 싶은 어머니의 모정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려 내렸습니다.
짧으면서도 강한 어머니의 모정...
죽음이 데려간 아이를 찾아 가는 여정이 너무도 아프고, 가슴이 저려서 목이 메였습니다. 주님의 힘이 있기에 어머니는 죽음에게 대항하려고 하지만, 죽음도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어머니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느님 곁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입니다. 어린 아이를 앞세우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안데르센 동화에서 짧으면서도 강하게 표현하였습니다. 거기에 더 하여 동화의 극대화를 살린 삽화까지 짧은 내용의 동화임에도 아주 길게 남는 여운이 너무도 강렬했던 동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