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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ㅣ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평점 :
어느 지인이 책 읽고 나면 그 해에 읽은 몇번째 책인지 기록 남기기 위해
일련번호를 매기는 걸 보고 그걸 좀 따라해 볼까 했는데
제 책 중간중간 애들 책도 꽤 많이 보고 있는지라
그걸 과연 포함해야 하나 빼야하나 고민하다보니 결국 4월이 되도록 번호 매기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암튼간에, 교회 도서관에서 진작부터 찜콩해 두었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골라 들었어요.
한 주에 두 권씩은 읽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지금까지는 목표대로 책을 보고 있는 것 같으니
번호 매기는 건 그냥 생략하게 될 것 같네요.
행복, 이란 단어.
이거 싫어할 사람 아무도 없겠지요.
저는 책 표지에 써 있는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쉬는 행복사회의 비밀
이 문구에 엄청 끌렸어요.
오마이북.
출판사 이름이 어쩐지 좀 낯익다 했더니
인터넷미디어 <오마이뉴스>를 창간한 회사에서 출판하는 책인 듯 하네요.
이 책의 저자는
오연호씨.
<오마이뉴스>의 사장이군요.
여는 글과 프롤로그에서 이 책에서 다루게 될 덴마크 이야기가 맛보기 식으로 살짝 나오는데,
딱 그만큼만 들어도 덴마크라는 사회가
참으로 부러워집니다.
UN에서 조사한 156개국 대상의 행복지수에서
2012년과 2013년에도 1위를 차지한 나라가 바로 이 덴마크거든요.
행복한 인생, 행복한 사회는 행복한 교실에서부터 시작된다..그래서, 학부모가 읽으면 좋을 책인가봐요.
중학생부터 읽을 수 있게 쉽게 쓴 책이라니,
저부터 읽고 우리 준이에게도 권해볼까 합니다.
행복사회를 이해하는 6개의 키워드1.
사회적 안전망(만일 당신이 큰 어려움에 처하면 도움을 청할 만한 누군가가 있는가)
2.
자유(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가)
3.
관용의식(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는가)
4.
주관적 부패지수(정부와 기업의 부패가 어느 정도인가)
5.
국민소득
6.
기대수명 이 6가지를 점수로 환산해 총점을 내는 방식의 조사에서도 1위,
다른 글로벌 조사기관들이 실시하는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1위를 하거나 최상위권에 속해온 덴마크.
저자가 찾은 덴마크의 행복 비결, 6개 키워드1.
자유: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여러 가지 능력 중 하나일 뿐. 고등학교 진학 전 1년간 '
인생학교'에 간다.
2.
안정: 사회가 나를 보호해준다!
병원 진료비가 평생 무료.
교육비도 대학까지 무료. 대학생은 생활비까지 받고, 실직자는 실직 후 2년까지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
3.
평등: 남이 부럽지 않다!
직업에 대한 편견없이 모두 자존감을 갖고 있다.
4.
신뢰: 세금이 아깝지 않다!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 오랫동안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고세율 정책이 실현.
5.
이웃: 의지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있다! 이웃 공동체가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된다.
6.
환경: 직장인의 35%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코펜하겐 시민의 평균 출근 소요 시간은 15분 전후.
인구 560만 명, 한반도의 5분의 1 크기의 작은 나라 덴마크.
저자가 만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덴마크의 행복 비결에 대해 읽는 내내 고개가 절로 끄덕끄덕..
그러나, 그와 너무 다른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이 생각나 마음 한 켠은 무거워집니다.
언론이 중립을 지키지 못 하고 시민은 그 언론이 보여주는 것을 그대로 믿는 우리 사회와 달리
행복지수 1위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집단인 정치권과 대기업, 주요 기관에 대한 감시자로 민주주의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덴마크 언론기관.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보다 비판적이고 냉철한 언론인들조차 덴마크는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것이 참 부럽더라고요.
이 바탕에는 조직과 연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것이지요.
국민이 행복하다 느끼려면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밥벌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없는 사회 보장과 소득안정성은 선택의 자유를 주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는 점에서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확실히 기여할 거라 생각됩니다.
20대 선거가 막 끝난 지금,
당선자들은 민심을 읽고 자신들이 내걸었던 공약을 잘 지키는데 힘써야 할 것이고
그 중 세금 관련해서는 우리 시민들의 의식도 좀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열심히 일해서 번 수익의 50%를 세금으로 내고도
전혀 억울해하지 않는 덴마크인들이
"우리는 대학까지 무료로 공부했고 병원 치료도 무료로 받았는데, 우리의 후배와 후손들도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하다."
라고 이야기하거든요.
물론 증세를 하더라도 내가 낸 세금으로 모든 사람이 필요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전제가 필요하겠지요.
정부와 국민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증세에 대해 저항이 클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정부와도 이웃과도 가족과도 매우 높은 수준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덴마크 시민들.
덴마크는 복지와 사회적 평등이 강조된 북유럽 국가들 중 하나로, 사회민주주의가 모범적으로 구현된 곳이랍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자신과 가족이 잘되기 위한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면
데니시드림은
자기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이런 차이점이 있네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이 책을 읽으면서도 부러웠지만, 어제 <오베라는 남자>의 배경이 된 스웨덴의 이웃공동체를 보고
북유럽으로 여행 한 번 떠나보고 싶어집니다.
덴마크의 아이 한 명은 부모, 교사, 주치의, 목사 등 몇 겹의 특별한 보호자를 갖게 되기에
높은 이혼율에도 그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있고, 그 신뢰를 기반으로 협동조합이나 마을 공동체가 구성되니
나와 가족만 잘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공동체가 더불어 잘 사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지겠어요.
물론 저자가 덴마크를 이상향으로 단정짓지는 않습니다.
그럴 수도 없지요. 사회, 경제, 정치 상황 등 언제든 지금의 상태에서 안 좋은 방향으로도 변화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의 자존감'과 '우리의 연대의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현재 덴마크 사회가 행복사회라는 생각에는 크게 공감이 됩니다.
덴마크의 학교 이야기를 하다보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그룬트비.
그는 깨어 있는 시민을 위한 성인용 자유학교를 만들었어요.
밥벌이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이 학교에서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졸업장이랄 수 있다는 말이 참 멋지다 생각 드네요.
대학을 가지 않으면 일단은 망신스럽고, 일자리 얻기가 힘들고 루저 취급 받게되는 게 싫어
너도 나도 죽기 살기로 어느 대학이든 진학을 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과는 너무도 먼 나라 이야기 같아요.
아이들끼리 경쟁을 시키지 않고 7학년까지 시험도 없고 등수도 매기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각자 할 일을 찾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감당할 수 있게 해 주는
덴마크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가장 부럽고 욕심 나요.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 키우고 싶다!
부모라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 들지 않을까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서도 그대로 지켜지고 통하는 그런 시스템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변화를 시도하면 좋겠네요.
5장 끝자락에서 행복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방법을 몇 가지 예로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 독서 모임을 만들어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토론하는 일도 의미있는 시작이라고 하더라고요.
학교 엄마들과 독서 모임을 만들어 월 1회 책 모임을 갖고 있고,
마침 이번 달 함께 읽기로 한 몇 권의 책 중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포함된답니다.
그저 우리 스스로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 행복사회를 만드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니
우리의 책 모임이 좀 더 의미있게 느껴지는걸요.
이미 영국 프랑스에서 시도된 것들 중 장점을 수용하고 믹스하여 자신들만의 특별함을 일구어낸 덴마크 사회를 보고 부러워하는 저의 이 마음이
언젠가 다른 어느 나라에서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그렇게 부러워하는 누군가의 마음이 되도록
좋은 것들을 배우고 받아들여 우리 사회도 조금씩 변화함으로 본받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