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외계인: 폴 -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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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외계인에 관한 재미있는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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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5주

 

 

 

 

 

 

 

주연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송새벽의 맹활약이 펼쳐지는 이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결혼을 허락받으려는 커플의 이야기이다. 펜팔을 한 인연으로 수줍은 사랑을 하고있는 이 귀여운 커플에게 결혼으로 가기 위한 과정은 순탄치 않은데, 가장 큰 요인은 이들의 지역이 전라도와 경상도 라는 것이다. 지금은 덜 하지만 그 당시엔 이유도 없이 상대 지역 사람들과의 신경전이 심했는데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부산에서 해태껌을 찾아볼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엔 오로지 롯데껌만 있을 뿐이다!! 특히 다홍(이시영)의 아버지와 현준(송새벽)의 아버지는 과거에 악연이 있어서 전라도,경상도 사람과는 절대로 결혼할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금지된(?)사랑을 나누는 다홍과 현준. 급기야 현준은 서울말을 배우며 자신이 전라도 출신임을 숨기는데, 이 비밀이 언제까지 지켜질지 의문이다. '나의 출신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라는 임무를 띄고 미래의 장인어른에게 점수를 따야하는 현준의 눈물겨운 분투기가 재미를 선사해준다.  

   
 

시놉시스 

다홍(이시영 분)과의 사랑을 위해 페이스 오프도 마다하지 않을 일편단심 현준(송새벽 분)에게는 그 누구보다 무서운 오(五)적이 있었으니 바로 그들의 가족들! 범상치 않은 포스로 현준을 시험하는 아버지(백윤식 분)와 어머니(김수미 분) 그리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오빠(정성화 분)와 고모(김정난 분), 대식(박철민 분)까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현준의 작전이 시작된다.

 
   

 

 

 

 

 

 

 

그렉(벤 스틸러)은 사랑하는 팸과 결혼을 하기위해서 인생 최악의 고난을 겪게 되는데 그 모두가 장인어른 때문이었다. 애인의 가족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떨리고 긴장되며 자신감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렉의 장인어른 잭은 전직 CIA출신으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딸을 그렉에게 줘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수 없었다. 그렉의 모든 면이 마음에 안 듣고 작은 비밀까지 놓치지 않고 찾겠다는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는데 이 정도라면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덜덜 떨 것이다. 이 모든 고난을 팸에 대한 사랑으로 버티는데 역시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 어렵게 결혼에 성공한다. 그렇게 1,2편이 나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드디어 3편이 나왔는데 결혼한지 10년이 되도 잭의 눈엔 그렉이 못마땅 한가보다. 보통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결혼을 하게 되면 해피엔딩 일 테지만, 잭과 그렉은 여전히 티격태격하다. 그래도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버린 둘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이자 장인과 사위의 모습이다. 20년이 되도 잭의 눈엔 그렉이 완벽하지 않겠지만 99.999%는 만족스러워 할 것 같다. 자신의 딸을 그렉만큼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시놉시스 

위의 일거수 일투족이 못마땅하기만 했던 장인 ‘잭’에게 ‘그레그’가 받은 특명은 바로 가문의 주인 ‘갓퍼커’가 되라는 것! ‘잭’은 마침내 ‘그레그’를 사위로 인정하게 된 것일까?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가문의 주인이 되기 위한 유쾌한 빅매치!’라는 카피와 함께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사위를 감시하는 장인 ‘잭’과 더 이상 질 수만은 없다는 도전적인 눈빛의 사위 ‘그레그’의 한치 양보 없는 대결을 예고하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특히 ‘사위의 역습’이라는 부제는 ‘내 집안은 내가 지킨다!’는 ‘그레그’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업그레이드 된 스토리와 코믹코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김수미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일단 그녀가 나오면 사람들은 웃을 준비부터 하게 되고, 그녀만큼 맛깔스러운 욕을 하는 사람도 없으니까. 매번 비슷한 역할로 그녀의 이미지가 소비되는것 같고, 캐릭터의 독특함 대신 특유의 연기만을 요구하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서 김수미씨의 코믹 연기가 없었다면 더 심심했을지도 모르겠다. 유진의 첫 스크린 데뷔작, 시트콤에서 커플 연기를 했던 안영홍과 윤다훈의 연기,임채무와 하석진이 뒷받침을 하고는 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수미씨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호(유진)와 기백(하석진)은 우연한 기회로 인연을 만들고 양가 부모님을 만나지만 부모님 입장에선 자신의 집안과 정반대인 며느리,사위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부모님은 자식들이 잘 맞는 짝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길 바라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비슷한 집안을 원하게 된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중요한건 집안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었기에 입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제 은호와 기백을 헤어지게 만들려는 양가 부모의 방해동작이 펼쳐지는데, 과연 성공을 거둘수 있을까? 

   
 

 시놉시스 

전통 계승을 몸소 실천하는 풍수지리가 지만(임채무)의 외동딸 은호(유진)와 강남 큰손 말년(김수미)의 외아들 기백(하석진)이 어느날 패러 글라이딩을 타다가 묘하게 얽혀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문제는 달라도 너무 다른 양쪽 집안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지만의 허락을 받기 위해 벼루를 사다 바치고 나오지도 않은 해병대 흉내를 내보지만 모두 실패한 기백은 은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급반전을 노려보지만 기백의 엄마 말년은 촌티 풀풀나는 은호가 마음에 들기 만무하다. 결국 두 사람은 지만과 말년의 친분 유도를 위해 몇 번의 자리를 마련해보지만, 기름과 물같은 그들의 신경전은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격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년이 소유한 땅을 둘러싼 또 다른 악연이 모습을 드러내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닺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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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시간 - 127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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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랠스톤이 겪은 감동적인 실화는 대니 보일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과 제임스 프랭코의 원맨쇼로 잊지 못할 작품으로 탄생했다. 보는 내내 입이 타 들어가고, 체험하지 않고는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는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겪지 않아도 되는 일 임에 안심하고 감사하게 됐다. 그리고 끔찍하지만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치룬 그의 용기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은 불가능한 일에 닥쳤을 땐 가끔 예쌍치도 못한 초인적인 힘을 낼 때가 있는데 주인공 아론이 그러했다. 만약 그가 바위에 손이 끼지 않았다면 자신의 팔을 자르는 자르는건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었을테고 미친 짓이라 여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릴순 없었기에 그는 미친짓을 감행했다. 푸른 색깔로 변하는 팔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자르며 기절하지 않기위해 애쓰는 장면은 정말 끔찍했는데, 그런 용기가 있었기에 아론은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캠핑을 하며 아침 해가 뜨는 장면을 봤던 기억은 그에게 여행을 취미 이상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지도를 펼쳐 들며 '이번 주말은 어디를 누빌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아론이 찾은 곳은 눈 감고도 지리를 파악할수 있는 그랜드 캐년으로 여행책에 나와있는 것 보다 시간을 단축하는게 목표였다. 아침에 짐을 챙길 때 시간에 쫒겨 스위스칼을 놓고 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자전거와 물, 로프와 칼(사은품으로 딸려온 중국제 칼)과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문제될게 없었다. 설렘과 흥분을 안고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으며 그는 이번에도 멋진 등반이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놓고온 스위스칼이 꼭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니, 이런걸 보면 참 얄궃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두가 앞일을 예측할수 없기 때문인데 아론 처럼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되면 더욱 더 놓쳐버린 상황들에 미련을 갖게 된다. 스위스제 칼을 미리 챙겨놨더라면,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더라면, 친구에게 행선지를 알렸더라면, 차 속에 있는 음료수를 가방에 넣었더라면 등등 말이다. 길을 잃은 두 여성에게 환상적인 장소를 제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때만 해도 몇시간 뒤에 바위에 손이 끼는 사고가 일어날줄 몰랐다. 처음엔 꿈 같은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500ml 물병엔 반 조금 넘게 물이 남아있고, 칼로 돌을 쪼개거나 로프를 이용해 바위를 움직일수 있을거라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바위를 혼자서 움직일수 없다는걸 깨닫게 되고 광활한 그랜드 캐년 깊숙한 곳에 떨어져있는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다는것도 확실하게 알게 된다. 이제 바라는건 기적이 일어나는 것 뿐이다.  
 


 

아론은 평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죽음이 가까이 온 상황이 되서야 되돌아보게 된다.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표현을 하지 못했고, 곧 결혼하는 여동생이 같이 축가 연주를 하자는 부탁에 대답도 안 했고,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온걸 후회한다.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줬던 일과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이 그의 뇌리를 스치고 캠코더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남기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예상하고 일종의 유언을 남기는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갈증과 허기와 싸우고 추위와 공포에 사로잡힌 아론은 점점 신경이 예민해져 가는데 어둠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상상은 그를 계속 괴롭힌다. 많은 비가 쏟아져내려 바위에 깔린 팔을 뺄수 있게 되어 탈출하는 상상은 영화에서 압권적인 장면인데, 그게 상상임을 알게됐을땐 관객인 나 조차도 엄청난 실망을 하게 만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했다.  

이제 아론은 한계에 와 있다.물이 다 떨어져 오줌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그를 괴롭혔고 뭉툭한 중국제 칼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데 실망했다. 평소엔 따뜻한 햇살의 고마움을 몰랐지만 이젠 아침마다 18분간 내리쬐는 햇살에 샤워를 하며 추위를 녹였다. 처음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초췌하게 변한 그는 서있기조차 힘들어 보였는데, 마지막 힘을 짜내어 한 결정이 바로 자신의 팔을 자르는 것이었다. 한계의 끝 까지 왔기 때문에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죽느냐, 아니면 팔을 잘라 탈출하느냐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아있었다. 아론은 후자를 선택했고 결국 해냈다. 바위에 낀 잘린 손을 사진으로 남기는 걸 잊지 않고 그는 지옥같았던 그 곳을 탈출하게 됐다. 온갖 부유물이 떠 있는 흙탕물을 기뻐하며 마셨고 뜨거운 태양을 온 몸으로 느꼈고 희망을 봤다. 내 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들은 아론을 보며 불행한 사고가 생긴걸 안타까워 하고, 그가 그 순간에 그곳에 있었다는데 유감을 표할지 모른다. 그의 없어진 오른 손을 보며 불쌍하다고 여기며 운이 나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 말대로 아론은 분명 몸의 일부는 잃었을지 모르지만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실제 모습을 보면 이 사고를 통해 얻은게 더 많았다는것을 알수 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게 됐고 순간순간 삶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아마 그때 포기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아내와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여전히 등반을 즐기고 있는데 전과 다른 점은 반드시 행선지를 알린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그가 참 강한 사람이라는걸 알게 됐다. 아론 랠스톤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는 걸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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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 The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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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에플렉이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타운》은 척 호건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있는데, '리얼 범죄 액션' 이라는 포스터의 글귀가 영화와 너무도 맞지 않는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중 하나인《가라, 아이야,가라》를 감독 데뷔작으로 고른 벤 에플렉은 이번엔 범죄가 되물림 되고있는 도시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이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지 못했고 아버지의 아버지때 부터 범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거나 은행을 털거나 범죄에 연루돼 죽는게 일상이 되었다. 내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나도 살기 위해 손을 더럽히는게 마치 가업처럼 이어지는 모습속에서 꿈과 희망 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기도 힘든 유치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런 환경속에서 살아온 더그는 성공할수 있는 재능이 있었기에 이 곳을 탈출하는 특별한 사람이 될수 있었다.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어 모든 이들의 부러움과 자랑스러운 시민, 아이들에겐 비록 이 마을에 살아도 꿈을 놓지 않으면 성공할수 있다는 롤모델이 될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과의 다툼으로 유일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걸으며, 형제와도 같은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과 함께 은행 강도로 변신하다. 언제나 잘 짜여진 계획을 세우고 아무도 다치는 일 없이 돈을 챙기길 원하는 더그는 한 몫 단단히 챙겨 찰스타운을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범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빠져나갈 방법은 죽음 밖에 없다는걸 그 당시엔 몰랐다. 더구나 충동적인 성격의 친구 제임스 때문에 일이 자꾸 꼬여버리고,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될줄은.. 

친구 세명과 함께 케임브리지 은행을 순식간에 털 때만해도 모든 계획이 착착 들어맞았다. 흥분한 제임스가 인질 중 한명을 과하게 폭행한 것만 빼면 말이다. 이들은 클레어 지점장을 인질로 끌고 가 인근 해변에 놓아주는데 그녀의 신분증을 통해 찰스타운 근처에 살고있다는걸 알게 된다. 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클레어를 조사하려고 한다. 이 일을 제임스가 맡으려 하자 그의 난폭함을 알고있는 더그는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약속하고 클레어를 우연을 가장해 만나게 된다. 아직도 범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클레어는 더그가 범인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따뜻한 마음씨와 유머를 갖고 있는 그에게 호감을 품게 된다. 더그 또한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 하면서도, 그녀에게 고통을 준게 자신이라는 괴로움과 거짓말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힘들어한다. 그녀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고 사실을 말해야 하지만 점점 옥죄어오는 FBI의 수사와 또 한번의 은행강도를 하라는 조직의 지시등은 풀지못한 문제를 계속 쌓이게 만든다.    



"난 더 이상 이 일을 하지 않겠어."라고 말한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일거리를 제공해주는 조직의 보스는 더그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더그 또한 철저하게 이용하려고 한다. 만약 더그가 찰스타운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 또한 보스의 명령대로 움직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 반복되는 굴레는 죽음으로 밖엔 끊을수가 없는 모양이다. 하물며 클레어를  죽이겠다고 협박 하고 친구 제임스 또한 그를 압박해 오는 상황이 발생하니 그가 할수 있는건 무모한 범행을 시도하는 것 뿐이다. 나쁜 예감이 들지만 벗어날수 없는 더그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찰스타운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그리고 그 길에 클레어가 있었으면 했다.  

찰스타운은 그의 고향이었지만 한번도 좋은 기억을 남겨주지 않았다. 아버지 때문에 자신을 떠난줄로만 알았던 어머니에 대한 진실까지 알게 된 마당에 그가 찰스타운에 산다는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다. 비록 잘 살진 못하더라도 더그는 이 곳을 떠나야만 했고, 제임스가 자신을 총으로 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이 곳에 있는 한 할수 있는건 범죄를 저지르는 것 밖에 없을테고 아버지가 그러했듯 감옥에 가는 일만 남게될 테니까. 그러면 보스는 또 다른 아이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찰스타운에서 은행 강도는 대물림되는 기업과 같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것이다. 만약 더그가 이곳이 아닌 다른 평범한 도시와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어 법을 어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떳떳하고 당당한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찰스타운의 은행강도 였고, 친구들 중 유일하게 이 곳을 벗어날 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곳으로 가던지 찰스타운에서 했던 모든 일과 사람들은 결코 잊혀지지 않고 그의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나쁜 기억밖에 없는 곳이지만 그의 생에 전부가 있는 곳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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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 Black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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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뚫고 더이상 조연이 아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주연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예체능 계열은 유독 그러해 보이는데 나이에 대한 제약도 많고 젊은 나이에 재능을 인정받아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어느 새 재능있고 나이 어린 후배들에 의해 뒤로 밀리기 쉽상이다. 그러다 서서히 잊혀지거나 세월에 의해 강제적인 은퇴를 당하기도 한다. 그나마 한번이라도 빛날수 있었던 무용수는 행운아 일지도 모르겠다. 이 엄격한 승부의 세계에서 삼류 댄서가 되느냐 프린세스가 되느냐는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로 갈리게 된다. 어쩌면 한번도 찾아오지 않을 그 기회를 잡기위해 땀과 눈물을 쏟으며 혹독하게 자신을 다그치는 이들은 과거에도,지금도,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뉴욕 발레단의 니나(나탈리 포트만)또한 기회를 잡고 싶어하는 수많은 발레리나중 한명으로 어머니의 지극한 지원을 받으며 오로지 발레만 생각하며 산다. 애인도 없고 극단과 집 만 오가는 단순한 삶 속에서 니나는 춤을 통해 자신을 꽃피울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오랫동안 바라던 기회는 단장이 새롭게 재해석한 '백조의 호수'을 새 공연으로 택하면서 찾아오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별 희망이 없어 보였다. 감독 토마스(뱅상 카셀)는 순수하고 연약한 백조만을 연기한다면 니나를 주저없이 택하겠지만, 흑조를 같이 연기해야 하기에 그녀를 선택할수 없다고 했다. 니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지만 흑조의 어두운 면을 연기하기엔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많이 부족해 보였다. 니나에겐 범생이 이미지만 있을 뿐, 도발적이고 유혹적인 흑조의 이미지는 찾아볼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토마스의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니나가 깨물어 버리자, 토마스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그녀를 주인공으로 택하게 된다. 그야말로 충동적이고 무모한 결정이었는데 토마스는 니나에게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면을, 도발적이고 유혹적인 면을 볼수 있을 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본 모양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엄마의 품 안에서 공주님으로 살아온 연약한 니나에겐 릴리처럼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흑조를 연기한다고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백조를 연상시켰고 숨겨진 잠재력을 끄집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점점 릴리와 비교가 됐다. 그토록 꿈꿨던 역할 이었지만 이젠 릴리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는 생각과 내게 언제나 헌신했던 어머니에게서 같은 무용수로서의 질투심을 느끼며 점점 겉잡을수 없는 상태가 되버린다. 어머니의 말을 잘 듣던 착한 딸은 이제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욕망을 분출하며 흑조가 되어가는데 등에 난 상처에서 깃털이 나오는 환상까지 합쳐지며 완벽한 흑조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간다. 그러면서 니나는 지금 모습이 실제인지 환상인지 헷갈려한다. 안 좋게 표현하면 반 미친 상태로, 한번의 공연을 위해서 올인하게 되는데 그만큼 절실했던 것 이다. 마치 내일의 해는 뜨지 않는다는 사람처럼 아픈것도 잊고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는 것도 잊은 채 황홀경의 상태에서 연기를 하고 춤을 춘다. 가녀린 백조의 모습에서 약간의 실수를 했지만, 2막이 시작되고 흑조가 되어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 돋게 하고 그 감동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녀 말대로 정말로 완벽한 공연이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 한번의 공연을 위해 그녀가 치른 댓가는 무척 컸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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