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 The Tow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벤 에플렉이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타운》은 척 호건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있는데, '리얼 범죄 액션' 이라는 포스터의 글귀가 영화와 너무도 맞지 않는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중 하나인《가라, 아이야,가라》를 감독 데뷔작으로 고른 벤 에플렉은 이번엔 범죄가 되물림 되고있는 도시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이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지 못했고 아버지의 아버지때 부터 범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거나 은행을 털거나 범죄에 연루돼 죽는게 일상이 되었다. 내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나도 살기 위해 손을 더럽히는게 마치 가업처럼 이어지는 모습속에서 꿈과 희망 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기도 힘든 유치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런 환경속에서 살아온 더그는 성공할수 있는 재능이 있었기에 이 곳을 탈출하는 특별한 사람이 될수 있었다.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어 모든 이들의 부러움과 자랑스러운 시민, 아이들에겐 비록 이 마을에 살아도 꿈을 놓지 않으면 성공할수 있다는 롤모델이 될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과의 다툼으로 유일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걸으며, 형제와도 같은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과 함께 은행 강도로 변신하다. 언제나 잘 짜여진 계획을 세우고 아무도 다치는 일 없이 돈을 챙기길 원하는 더그는 한 몫 단단히 챙겨 찰스타운을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범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빠져나갈 방법은 죽음 밖에 없다는걸 그 당시엔 몰랐다. 더구나 충동적인 성격의 친구 제임스 때문에 일이 자꾸 꼬여버리고,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될줄은.. 

친구 세명과 함께 케임브리지 은행을 순식간에 털 때만해도 모든 계획이 착착 들어맞았다. 흥분한 제임스가 인질 중 한명을 과하게 폭행한 것만 빼면 말이다. 이들은 클레어 지점장을 인질로 끌고 가 인근 해변에 놓아주는데 그녀의 신분증을 통해 찰스타운 근처에 살고있다는걸 알게 된다. 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클레어를 조사하려고 한다. 이 일을 제임스가 맡으려 하자 그의 난폭함을 알고있는 더그는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약속하고 클레어를 우연을 가장해 만나게 된다. 아직도 범행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클레어는 더그가 범인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따뜻한 마음씨와 유머를 갖고 있는 그에게 호감을 품게 된다. 더그 또한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 하면서도, 그녀에게 고통을 준게 자신이라는 괴로움과 거짓말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힘들어한다. 그녀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고 사실을 말해야 하지만 점점 옥죄어오는 FBI의 수사와 또 한번의 은행강도를 하라는 조직의 지시등은 풀지못한 문제를 계속 쌓이게 만든다.    



"난 더 이상 이 일을 하지 않겠어."라고 말한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일거리를 제공해주는 조직의 보스는 더그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더그 또한 철저하게 이용하려고 한다. 만약 더그가 찰스타운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 또한 보스의 명령대로 움직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 반복되는 굴레는 죽음으로 밖엔 끊을수가 없는 모양이다. 하물며 클레어를  죽이겠다고 협박 하고 친구 제임스 또한 그를 압박해 오는 상황이 발생하니 그가 할수 있는건 무모한 범행을 시도하는 것 뿐이다. 나쁜 예감이 들지만 벗어날수 없는 더그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찰스타운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힌다. 그리고 그 길에 클레어가 있었으면 했다.  

찰스타운은 그의 고향이었지만 한번도 좋은 기억을 남겨주지 않았다. 아버지 때문에 자신을 떠난줄로만 알았던 어머니에 대한 진실까지 알게 된 마당에 그가 찰스타운에 산다는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다. 비록 잘 살진 못하더라도 더그는 이 곳을 떠나야만 했고, 제임스가 자신을 총으로 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이 곳에 있는 한 할수 있는건 범죄를 저지르는 것 밖에 없을테고 아버지가 그러했듯 감옥에 가는 일만 남게될 테니까. 그러면 보스는 또 다른 아이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찰스타운에서 은행 강도는 대물림되는 기업과 같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것이다. 만약 더그가 이곳이 아닌 다른 평범한 도시와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어 법을 어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떳떳하고 당당한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찰스타운의 은행강도 였고, 친구들 중 유일하게 이 곳을 벗어날 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곳으로 가던지 찰스타운에서 했던 모든 일과 사람들은 결코 잊혀지지 않고 그의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나쁜 기억밖에 없는 곳이지만 그의 생에 전부가 있는 곳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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