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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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은 검소하다. 갖가지 치장을 하지 않고, 양념을 과하게 하지도 않고, 막 텃밭에서 뽑아 온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릇에 소복이 담겨져 있다. 소식을 통해 욕망을 절제하는 법을 익히게 하고, 채식과 자연식을 통해 생명 존중의 사상을 체득하게 하며 음식을 남기지도 않는다. 음식을 약으로 생각하고 수행자들의 깨달음을 돕는 수행식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식사도 수행과정인 것이다. 이렇듯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사찰음식 속에 담겨져 있으니, 스님들은 식사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가 일상적인게 아닌 경건한 의식처럼 보인다.

 

간이 나빴던 집안 내력 때문인지 선재스님은 조미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등 즉각적인 몸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20여년전엔 간경화 진단을 받고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됐다. 졸업 논문으로 《사찰음식 문화 연구》를 썼지만 병 진단을 받기 전까진 잊고 있었던 스님을 병을 계기로 사찰음식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했고 식단과 식습관을 바꾸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병이 호전되기 시작했고, 내가 먹는 음식 재료 하나하나가 내 몸을 만들고 생명을 유지시켜 준다는 걸 몸의 변화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됐다.

 

지금 우리는 화확조미료가 범벅인 음식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섭취하고 있다. 간편한 인스턴트 음식은 좋든 싫든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고, 최대한 줄이려고는 하지만 완전히 밀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생활이 바빠서, 음식 만들기가 귀찮아서, 맛있으니까 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병든 몸과 그 피해는 결국 자기가 감당해야 할 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현대인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암도 잘못된 식습관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달콤한 음식을 마다하는 건 고통스럽고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맛있는게 있으면 더 먹고 싶고 자주 먹고 싶어지는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책 속 일화를 보면 스님들도 대부분 병이 나기 전에는 좀처럼 식습관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데, 수행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싶다.

 

 

식습관은 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유방암, 빨리 먹는 사람은 위암, 육식을 많이 하면 대장암, 편식하는 사람은 자궁암에 많이 걸린다는 통계도 있다 한다. 이 말은 즉, 식습관을 바꾸면 그만큼 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뜻일게다. 그러나 잘못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몸에 좋은 약이 쓴 것처럼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사찰음식은 별식으로 한 두번 먹을순 있겠지만 그 맛을 오래 즐기기는 힘들기도 하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자꾸만 기름진 통닭과 피자가 생각나서 힘든데, 사찰음식은 건강식이긴 하지만 온전한 '맛'을 즐기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로 할 것 같다. 우리는 일단 첫 맛이 강하고 달고, 짜고, 매운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그게 맛있다고 여기니 말이다.

 

하지만 '음식이 곧 약' 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시작이 쉬울 것도 같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스님의 말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외식과 인스턴트 즉석식품을 먹으면서 건강을 바란다는 건 우스운 일이다. 술자리에서 "건강을 위하여!"하며 건배를 하고 고기를 먹는게 우스꽝스러운 것 처럼 말이다. 스님은 수고스럽더라도 제철 재료로 사랑이 듬뿍 담긴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고 한다. 인간의 탐욕 중 가장 큰 것이 식탐이기 때문에 음식을 절제하며 더불어 욕망을 줄이며 극복하는 수행을 통해 우리 몸의 병을 막기를 원하신다.

 

 

일체 만물이 부처님이고,

이 세상 모든 일이 부처님 일 아닌 것이 없다.

요리도 불사요, 수행이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지극하게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만 진정한 요리사다.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고 먹는 사람도 음식을 부처님처럼 대한다면 그는 이미 성불한 존재라는 말을 통해, 음식을 만들고 먹는 과정이 한끼 식사를 하는 것 이상의 의미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선재스님의 레시피들을 따라 해 보면서 음식이 곧 나를 살리는 수행이라는 걸 우리 가족의 식탁에서 재현해 보면 어떨까 한다. 제철에 먹는 김치 한가지도 훌륭한 건강식이 될 수 있으니 사찰음식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처음부터 식습관을 확 바꿀 순 없겠지만 외식 5번 할걸 1번으로 줄이고, 인스턴트 음식을 먹을 때 한번 더 생각하다보면 조금씩 식습관이 바꿔질테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몸의 변화도 느낄수 있을 것이다. 내 몸에 좋은 것만 해주고 싶어 보약도 먹고 운동도 하며 몸을 챙기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음식에서 소홀했던것 같다. 내 돈 내고 나쁜 음식을 사서 몸에 넣었으니, 억울하지만 누구를 탓 할 수도 없는 내 선택이다. 이제 그 선택을 옳게 바꿔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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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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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할머니 혼자서 부지런히 팥을 심고 있었는데, 황소 만한 호랑이가 나타나 "어흥!! 할멈 잡아먹으러 왔다!" 하며 겁을 잔뜩 줬어요. 매서운 눈빛과 날카로운 이빨, 집채만한 발을 보니 오금이 다 저리는데 늙은 할머니는 오죽했겠어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바라 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할머니가 용기를 내서 말했어요. "팥농사 다 지어서 팥죽 쑤어먹을 때까지만 기다려 다오" 라구요. 그러자 놀랍게도 호랑이는 아무런 말 없이 산 속으로 어슬렁 어슬렁 들어갔어요. 할머니의 부탁을 들어준걸로 보아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았던 지, 할머니의 부탁이 재미있다고 여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위험한 순간을 잘 넘어간 할머니예요.

  

하지만 호랑이가 사라졌다고 할머니가 안전해지는 건 아니었어요. 팥죽을 만드는 그 순간까지만 유예기간을 둔 것뿐이었죠. 그러다보니 여름 내내 농사일을 할 때도, 가을에 팥을 수확해 광 안에 가득 넣었어도 할머니의 표정은 그늘지고 슬퍼보여요.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강아지도 걱정스러워 하네요. 할머니의 주름이 더 깊어지고, 등이 더 굽어 보이네요.

  

함박눈이 내리던 날, 할머니는 농사 지은 팥으로 맛있는 팥죽을 한 솥 가득 만들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와요. 이제 곧 호랑이가 나타나 자신을 잡아먹을 테니까요. 훌쩍거리는 소리에 자라가 엉금엉금 기어 들어와 그 이유를 물어요. 할머니의 사연을 들은 자라는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라며 팥죽 한 그릇을 얻어 먹고는 부엌 물 항아리 속으로 풍덩 들어가요. 아마 할머니는 자라의 말을 믿지 않았을 거예요. 황소만한 호랑이를 자라가 어떻게 이기겠어요? 할머니는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베푸는 마음으로 자라에게 팥죽을 주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밤톨과 맷돌, 쇠똥과 멍석, 지게가 오더니 자라와 똑같은 말을 해요.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할머니에게 팥죽 한 그릇을 얻어 먹자 밤톨은 아궁이로, 쇠똥은 바닥에, 지게는 대문 옆에, 멍석은 마당에 숨었어요. 무슨 계획이 있는 것 같은데 감이 안 오네요.

  

할머니의 팥죽 냄새를 맡았는지 호랑이가 결국 잡아 먹으려고 나타났어요. 그런데 호랑이도 추위를 타는지 연신 춥다고 투덜거려요. 방 안에 있는 할머니도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있는 걸 보니 정말 춥나봐요. 그런 호랑이가 안돼 보였는지 할머니는 따뜻한 아궁이에 가서 불을 쬐라고 하는데, 이렇게 착해도 되는 걸까요? 이번에도 할머니의 말을 잘 듣는 호랑이는 몸을 녹이려고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그런데...

  

아궁이에서 밤톨이 튀어나와 호랑이의 눈을 '탁' 맞추고, 눈을 씻으려는 호랑이가 물항아리에 손을 넣자 자라가 손을 '꽉' 물고, 놀란 호랑이가 쇠똥을 밟아 미끄러져 나자빠지자, 무거운 맷돌이 '퍽'하고 호랑이 머리를 쳤어요.

 

정신을 잃은 호랑이를 멍석이 둘둘 말았고 지게가 냉큼 져다가 강물에 풍덩 빠뜨렸어요. 할머니가 열심히 만든 팥죽 한 그릇이 결국 할머니의 목숨을 살린 셈이네요. 각자 흩어지면 호랑이를 절대 이길 수 없겠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계획으로 호랑이를 무찔러버린 자라, 밤톨, 쇠똥, 맷돌, 멍석, 지게 였어요. 목숨을 살리게 된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출 만큼 정말 기쁘고 행복해요. 무거운 멧도로가 멍석까지 등에 질 만큼 기운이 펄펄 나는 것 같아요. 팥죽이 정말 큰 일을 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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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만세 그림이 있는 동시
이상교 지음, 이혜리 그림 / 미세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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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재밌다!재밌다!! 곤충의 생김새를 간결하고 톡톡 튀게 표현한 동시를 읽으면서 쿡쿡 웃기도 하고 와~하는 감탄사도 내뱉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림이 마음에 쏙 들어 자꾸만 보게 된다. 개그맨 최효종 말투로 "동시, 어렵지 않아요~. 곤충, 무섭지 않아요." 라는 감상평을 쓰고 싶다. 곤충들의 생김새와 특징을 잘 잡아낸 그림을 보고 동시를 읽다보면 직접 보지 않았음에도 생생함을 느낄수 있고, 절제되면서도 풍부한 언어로 재미있게 표현한 시 안에 순수함이 담겨져 있어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이 책에 그려진 곤충들은 마치 인간처럼 다리엔 신발이 신겨져 있고 옷을 입고 있는 듯 하다. 곤충 생김새의 특징을 잘 포착해냈는데 개미는 가느다란 허리를 돋보이게 하는 벨트를 맸고, 사람들한테 미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바퀴벌레의 다리엔 '바퀴'를 그려넣어 바퀴벌레의 빠른 움직임과 이름을 빗댄 재미있는 농담을 했다. 금세라도 붕붕~시동을 걸어 질주 할 것만 같은데, 웃는 개미와는 달리 눈이 매섭다.

   
 

틈 없었다. 

어두컴컴 싱크대 밑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도르르르 굴러 나왔다.  
내가 있는 걸 알고는/ 도르르르/ 도로 굴러 들어갔다.  
어찌나 빠른지/ 바퀴는 못 봤다/ 몇 개인지/ 세어 볼 틈 없었다.
  

 
   

 

여름하면 매미의 울음소리를 빼놓을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매미의 울음소리는 시끄러운 소음으로만 들린다. 하지만 시에선 매미의 울음소리를 소나기 소리에 비유한다. 그러고보니 많이 닮았다. 매미의 입에서 아름다운 빗소리, 멜로디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듣기 싫은 소음으로 여기지 않을 것 같다. 2~3일 정도 짧은 시간만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하루살이. 흔히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불안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자신을 '하루살이인생'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림에도 똑딱똑딱 흐르는 시계를 그려넣었다. 하지만 동시는 재미있게도 "콧구멍을 조심해!'라는 익살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 숨 한번 잘 못 쉬면 콧구멍에 훅, 때로는 눈과 입에도 들어가는 하루살이떼들! 조심하지 않으면 하루살이를 먹을수도 있다!

   
 

콧구멍을 조심해! 

단 하루 살아도 /다리/ 날개/ 몸통/있을 건 다 있다.  
조심해,조심해 / 하루살이를 조심해/숨을 크게 들이쉬면/콧구멍 속으로/ 휙, 빨려 들지 몰라.
콧구멍을 조심해!
 

 
   

  

곤충 중엔 징그러워 만지는데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 있는 반면, 아름다운 색깔과 귀여운 모습으로 마음을 쏙 훔쳐내는 곤충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반질반질 윤기를 머금은 무당벌레 인데, 이 시에선 옷에 달려있는 단추에 비유했다.  

   
  반들반들 빤들빤들 

주황 빛깔 바탕에/ 까만 동그라미 점이/ 콕,콕,콕,콕콕콕콕
반들반들 빤들빤들/ 일곱 점 무당벌레
내 흰 블라우스 단추와/ 바꿔 달고 싶구나.
 
   

  

반면 벌 은 멀리서 봤을 땐 예쁘게도 생겼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언제 맞을지 모르는 벌침은 따끔하고 아파서 겁부터 나는데, 이 벌이 꽃한테만은 먼저 다가간다. 벌이 꽃의 꿀을 먹는 장면을 입맞춤이라는 로맨틱하고 귀여운 행동으로 변신한 시가 마음에 쏙 든다. 쪽! 

   
  입맞춤

붕,부우웅-/ 부웅,붕붕-/ 가까이 오면/ 침 한 방 콱 놓을 테다/붕,부우웅-.
내게는 그러면서,
꽃에게는 다가가/ 붕 부우웅-/ 부웅부웅-/ 달콤한 소리로/ 어르고 달래며 입맞춤한다. 
쪽!
 
   

  

잘 보기 힘든 곤충인 물자라는 암컷 대신 수컷이 알을 키우는 모양이다. 동물의 세계를 관찰하다보면 종종 이런 경우를 발견할때가 있는데,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마지막 일생을 새끼들을 부화시키는데 쏟는 걸 보면서 오히려 인간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자신의 아이들을 끝까지 지키려는 그 마음이 참 예쁘다. 홀아비 물자라의 등엔 30여마리 정도의 새끼들이 업혀 있고, 아비는 조심조심 헤엄치면서 오리인형과 우유병까지 신경써야 한다. 싱글파파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면 곧 멋진 물자라들이 이 강을 헤엄쳐 갈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아비가 그랬듯, 수컷 물자라들도 자신의 새끼를 등에서 키울테지.  

   
  홀아비 물자라

어미 물자라가/ 아비 물자라 등에/ 알을 낳아 놓았다/ 보골보골/ 소복이 낳아 놓았다. 
아비 물자라는/ 등에 아기 업고/ 가만가만 헤엄쳐 다닌다/ 물살 세지 않은 데를 가려/잔잔 떠다닌다.
둥게둥게 물자라 아기/ 아비 등에 업혀 보골보골 큰다/ 오뉴월 볕에 옴속옴속 큰다/ 어미 물자라 없이도/ 울멍술멍 잘도 큰다.
 
   

이 외에도 파리,좀벌레,집게벌레,사마귀 등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곤충들의 세계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놓아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젠 이 책에 소개 된 곤충들을 만날 때마다 동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자신만의 동시를 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시라는게 결코 어렵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배웠으니 한번 시도해 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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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락 몬트리올 - Queen rock Mont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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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복원된 퀸의 콘서트 실황. 가슴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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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4주

  

 

 

 

 

  

 

줄거리: 하필, 27살 ‘아담’(조셉 고든 레빗)이다.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멀리하며 건강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던 ‘아담’이 척추암에 걸렸다. 헌데, 억울할 새도 없이 애인은 금새 바람이 나고, 긍정종결자인 절친 ‘카일’(세스 로건)은 병을 이용해 여자를 꼬시라며 ‘아담’을 더욱 피곤하게 한다. 게다가, 초보 심리치료사 ‘캐서린’(안나 켄드릭)은 치료대신 묘한 설렘을 전해주는데… 

감상평: 제목인 50/50 처럼 아담이 살고 죽는 확률은 50/50 이었다. 언제나 건강만은 자신있었던 27살의 아담은 말초신경종양 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병에 걸려버렸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인 윌 라이저는 실제로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에 이 스토리를 썼다고 한다.) 자, 이제 세상이 무너질테고 가족들은 울면서 그를 중심으로 하는 삶을 살테고 주변 친구들과 동료들은 아담을 도와줄테고, 그렇게 아담은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과 싸워 나갈 것이다..라는게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겠지만 영화의 기본 코드는 의외로 코미디 이다. 특히 단짝친구인 카일은 50/50이면 카지노에서 돈을 딸 확률보다 높지 않냐고 하는, 그야말로 초긍정적인 사람이다. 죽을 확률 50%에 기대기 보다는 살 확률 50%를 생각하고 삶을 대하는 이 영화를 보고있으면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직시하고 담담하게 사는 모습이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암선고를 받는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어차피 우리들은 죽음도 삶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니 말이다.  

 

 

  

 

 

 

 

 

줄거리: 리버풀에 사는 단짝친구인 지기와 로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지기는 방학을 맞아 로비의 부모님을 따라간 바닷가 여름캠프에서 즐거운 마지막 밤을 보낸다. 다음날 캠프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간 로비, 지기는 전날 밤 몰래 마신 술 때문일 거라 생각하는데...

진찰결과를 쉬쉬하는 부모님의 심각한 표정을 감지하고 답답해서 참을 수 없는 로비는 씩씩거리며 지기에게 간호사 몰래 진찰차트를 훔쳐오라고 시킨다. 차트를 훔쳐보고 깜짝 놀란 지기, 로비 앞에서 눈물을 보이던 지기는 어쩔 수 없이 시한부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여전히 씩씩한 로비는 이대로 죽기는 억울하다며 여자친구를 구해달라고 조르는데...

감상평: 15살인 지기와 로비는 형제보다 더 가까운 친구이다. 한창 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 둘은 16살이 되면 총각 딱지를 떼기로 약속을 하는데, 여행을 마치고 난 후 로비가 갑자기 쓰러졌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16살 생일을 맞기도 전에 죽을수도 있는 슬프고 눈물나는 상황인데, 오히려 당사자인 로비는 예전처럼 장난이 넘치는 모습이다. 거기에 더해 숫총각으로 죽을순 없다며 지기에게 말도안되는 부탁을 하게 되는데, 처음엔 황당해하던 지기도 단짝친구의 마지막 소원이 될수 있는 그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야말로 온 몸을 불살르며 여기저기서 도움을 청한다. 10대 친구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를 보면 영화 '굿바이 마이프렌드'처럼 가슴 찡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황당하고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그러면서도 당순이 10대 남자의 치기어린 행동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로비와 지기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단순히 웃고 즐기는 내용을 넘어서 생각할거리를 던져주었다.   

 

 

 

 

 

 

 

 

줄거리: 부모님의 죽음 이후 세상에서 숨어버린 ‘에녹’. 말기 암 판정을 받고 3개월의 시간만이 주어진 ‘애나벨’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에녹의 오랜 유령 친구 ‘히로시’.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이끌린 ‘에녹’과 ‘애나벨’은 서로의 상처와 두려움을 보듬어 주지만…즐거운 만남이 이어질수록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 ‘히로시’는 ‘에녹’에게 찾아온 눈부신 삶과 ‘애나벨’이 맞이할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빛을 밝혀 주는데…

감상평: 구스 반 산트 감독의 14번째 장편영화인 '레스트리스'는 죽음과 연관있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녹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셨고 그 또한 죽음의 덫에서 이제 막 빠져나왔고, 애나벨은 자신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심지어 그들이 만난 곳은 장례식장 이었다. 죽음 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곁에 두고 사는 두 사람은 아픔과 상처를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애나벨의 마지막을 의식해야만 했다. 애나벨이 죽음과 영원히 이별할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죽음 가까이를 경험했기 때문에 빛나는 삶과 사랑에 대해 더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보낼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둘은 찰나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즐겁게 놀면서 보낸다. 다가오는 죽음에 두려워하고 훌쩍 우는 대신, 그들은 이 짧은 생의 인연을 온몸으로 만끽한다. 그들의 용감한 사랑이 참으로 예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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