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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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식객은 우리의 맛을 찾는 긴 여정이었다. 철저한 자료조사와 오랜 전통을 이어 내려온 식당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노하우를 통해 우리의 맛을 그려낸 허영만 작가의 노력이 담겨 있기에 더 맛있게 읽었던 것 같다. 전국의 맛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주인공인 성찬 캐릭터는 트럭에 각종 재료를 싣고 다니며 파는 장사꾼으로 그렸다. 넉살좋은 붙임성과 정직함을 지닌 성찬은 이런 사람만 있다면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살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할만큼 멋진 캐릭터였다. 그리고 성찬의 파트너인 진수라는 여성은 맛집을 취재하는 기자로 그려내 찰떡궁합 커플로 만들었다.

 

진수성찬 커플의 알콜달콩 사랑이야기와 주변 사람들과의 일상 속 에피소드가 재미있게 그려지면서도 가장 중요한 우리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대한민국 사람들의 주식인 쌀이 그 첫번째 였다. 소박하지만 우리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음식들을 통해 옛날 이야기도 꺼내 놓고, 음식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려주니 하나의 음식 주제를 밀도 있게 알게 됐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음식인데, 음식을 보면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화를 조금은 알수있다. 어떤 기후인지에 따라 음식 재료가 달라질 것이고, 같은 음식이라도 지방에 따라 다른 맛이 전해진다.

 

그런데 아쉬운 건 몸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이 많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거대 식품업계에서 만들어 낸 식재료들과 값싼 외국의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가득 채우는데 있다. 무조건 우리 음식을 고집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편리하고 싸다는 이유로 맛을 포기하는 것 같아 아쉽다. 더 이상 고추장과 된장을 집에서 만드는 집이 없고, 달달한 포장 고추장,된장을 먹으며 그 맛에 길들여진 우리이다. 진짜 맛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건 아닐까, 식객을 보면서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들다보니 "옛날엔 진짜 맛있었는데, 요즘엔 이 맛이 안나네"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콩나물도, 두부도 참 맛있었는데 요즘엔 그 맛을 도통 느낄수가 없다. 이런 말을 하면 딸은 "그땐 살기 어려웠고 맛있는게 별로 없었으니까 그렇게 느낀거 아니야?"라며 핀잔을 주지만, 아무리 그래도 옛날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내 입맛이 둔해진건지, 천편일률적인 맛에 길들여진게 싫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식객을 보면서 입에 침이 고이다보니 한께 떼우는 음식이 아니라 진짜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27권까지 보면서 우리나라 음식임에도 먹어보지 못한 것도 많고, 옛날엔 자주 먹었지만 지금 사는 곳에선 찾기도 힘든게 많은데 언제 한번 발품 팔아서 찾아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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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3주

 

 

 

 

 

 

 

 

 

 

 

 

 

 

줄거리: 한때 촉망 받던 뉴욕의 섹소폰 연주자였으나 지금은 월세 아파트에서조차 쫓겨난 실업자 로버트. 우연히 알게 된 건실한 세르비아 청년 브랑코가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한다. 그 일은 다름아닌 위장결혼! 로버트가 세르비아에 가서 브랑코의 애인과 결혼 후 그녀를 뉴욕으로 데려오면 5천 달러를 준다는 것. 고민 끝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로버트는 낯선 도시의 묘한 리듬에 흥미를 느끼고, 그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브랑코의 엄마, 올가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다. 5천 달러와 아름다운 여인 올가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위기의 중년 로버트. 바람처럼 찾아온 그들의 로맨스는 어떻게 될까?

감상평: 백수 신세가 되어 집도 없이 떠도는 로버트는 우연히 위장결혼 취업 제의를 받게 된다. 제의한 사람은 브랑코로, 로버트가 세르비아에 가 자신의 애인과 결혼해 비자를 받아서 돌아오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박했던 로버트로선 5천달러에 혹할수밖에 없었고 제의를 수락하지만, 일 때문에 간 세르비아에서 브랑코의 엄마인 올가와 사랑에 빠져버린게 문제였다. 집도 돈도 없는 로버트 이지만 사랑이 찾아오는 걸 막을수는 없었던 것. 더구나 낯선 공간, 낯선 문화가 있는 곳에 가면 사람의 마음은 좀 더 여유로워 지게 되고 별거 아닌 일도 낭만적으로 느끼게 된다. 미국과 세르비아 사이의 적대 관계와 다른 문화를 가졌고 젊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따스한 분위기의 사랑이었다. 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감동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는, 작지만 큰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 연길에서 출발해 한국, 인천으로 향하는 훼리 안. 눈발에 뿌옇기만 하던 인천항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설레임이 점점 두려움으로 변해가는 채린(문근영). 어른스럽게 화장을 하고 잔뜩 멋을 부려봤지만 어색하기만 하다. 배가 멈추면 채린은 <조선자치주 댄스선수권대회>에서 계속 우승을 해왔던 언니가 되어야 한다.

한때 최고의 선수로 촉망 받던 영새(박건형). 영새에게 파트너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2년간 포기하고 있었던 자신의 꿈을 다시 찾겠다는 것과, 첫 사랑 세영을 잊겠다는 다짐. 어쩌면 이번 새로운 파트너와 3달 후에 있을 선수권대회에서 재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니 대신 온 것이 밝혀지고 채린의 입국에 돈을 썼던 영새의 선배 상두는 채린을 술집에 팔아 넘긴다. 이백만원의 월급과 춤을 가르쳐 준다는 말에 희망을 잃지 않는 채린. 영새와 지냈던 며칠간의 따뜻했던 추억과, 연습실에서 본 아름다운 드레스와 슈즈를 기억하며 견뎌 내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처절하다...

감상평: 이때 사진을 보니 문근영양은 정말 애기 같다. 지금도 소녀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때는 정말 뽀송뽕송 애기 같아서 박건형씨와 삼촌 조카 느낌이 난다. 풋풋한 근영양을 만날수 있는 영화 였는데, 놀라운 댄스 실력이 더 큰 화제가 됐던 것 같다. 무엇보다 예쁜 체형을 만드는데 효과가 탁월하다고 해서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던 영화였다.

 

영새에겐 이번 대회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춤 출수있는 기회였다. 그래서 선배의 소개로 연변의 최고 댄스 파트너와 함께 하기로 하고 위장결혼 이라는 불법적인 방법까지 썼지만 채린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무리 봐도 댄스의 댄 자로 모르는게 분명했고 나이도 속인게 분명해 보였다. 아무리 짙은 화장과 구두를 신었다고 해도 앳된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니까. 결국 채린의 정체가 들통나며 둘은 헤어지게 되지만 그 사이 든 정 은 무시할수 없었기에 둘은 의기투합한다. 목표는 오로지 댄스스포츠 대회였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둘은 사랑을 느끼게 되니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되지 않을까~스토리 보다는 댄스 장면에 더 공을 들인 것 같고, 아무래도 문근영양의 귀여움에 많은 포커스를 맞춘터라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래도 동화같은 이야기 같아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줄거리: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법적으로 클로디가 남편인 로나. 로나는 단지 벨기에 시민권을 얻기 위해 클로디와 위장결혼을 했다. 처음부터 사랑이란 감정은 존재하지 않았던 그들의 결혼...로나는 이혼을 준비한다. 러시아인과 결혼해 그에게 시민권을 얻게 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친구와 식당을 운영할 꿈을 꾸며 행복해하는 로나에게 언제부턴가 클로디의 모습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클로디에게 냉정하고 삭막했던 로나지만, 어느 순간 그에게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감상평: 위장결혼을 하는 이유는 거의 다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데,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시민권 때문에 위장결혼을 선택한 로나라는 여성이 있다. 그와 클로디는 법적으로는 부부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개입되지 않는, 철저히 서로의 이득만은 챙기는 관계였다. 그렇기에 다른 남자와 또 다른 위장결혼을 순순히 선택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오로지 살기위한 돈을 버는게 중요한 일이었다. 다른 감정이 개입할 여지는 없이 삭막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그렇게 또 다른 돈을 위해 클로디와 이혼하고 새로운 위장결혼을 결심하는 로나. 반면 클로디에게 로나는 마약을 사기위한 돈거래로 한 결혼이었지만, 그녀 때문에 마약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존재이다. 하지만 둘은 너무도 지쳐있었고 서로에게서 위안을 잠시나마 얻지만 그것도 동화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진 않는다. 삶은 그렇게 쉽게 행복을 건네주지 않으니까. 특히 이들처럼 사회적 약자들은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도, 존엄을 지키는 것도 힘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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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즐거움 -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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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가족, 친구, 동료, 이웃 등등 끊임없는 관계의 연속성 속에서 삶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 관계에서 잠시만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쓴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다"라고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일터에서, 집안에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주말도 온전히 내 것이 되진 못한다. 특히 엄마들은 품 안에 있던 자식들이 성인이 되어 하나 둘 떠나갈 때 많은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자신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살았는데, 독립을 하고 나면 갑자기 남는 시간을 어쩔줄 몰라 하거나 괜히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다. 갑자기 시간이 생겨도 그걸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쩔쩔 매기도 한다. 한번도 '혼자 사는 즐거움'을 맛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 제목만 보면 독신으로 살면 좋은 점을 열거한 책인가 싶었는데, 결혼 유무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삶을 즐기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내용이었다. 관계를 벗어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며 나를 사랑하는 방법 등이 소소한 것부터 열거 되어 있다. 나를 만족 시킬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엔 없다. 아무리 주위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배려해준다고 해도 온전한 만족을 얻는건 힘들다. 내가 원하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나 이고, 고로 그 방법을 실천할 수 있는 이도 바로 나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꾸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충족시키려고 하니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 남들의 칭찬에 목말라하고 인정받기를 바란다면 결국 실망감을 더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나에 대해서 잘 모른 채로 죽는다면 그것만큼 큰 비극이 또 있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그래서 명상하며 나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 사는 것, 당연한 말이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처럼 "오직 나만을 위해 내 에너지를 완전히 탈진해 본 경험은 정녕 소중한 내 인생의 자산이었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혼자 사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가 추천하는 방법들 중 가장 간단한 것부터 실천해보자. 혼자 걷는 시간을 통해 주변의 아름다움을 넋놓고 감상 해보고, 집 안에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 일기장을 준비해 매일 일일대화를 써보고,  내 외모를 한번 돌이켜보자. 머리카락을 예쁘게 정돈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인데, 여자들은 그 기분을 잘 알 것이다. 자신의 머리카락과 몸을 방치하는 대신 아름답게 꾸미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 지를 말이다. 정신적인 허기를 과식이나 나쁜 습관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텔레비젼 시청 대신 그 황금시간대를 나만의 것으로 보내보자. 이렇게 별거 아닌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된다.

 

'혼자 살아가는 즐거움을 얻는 열쇠는 진정 자신이 사랑하는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이다. 내 앞에 펼쳐진 소중한 하루의 매 순간마다 빛나는 즐거움을 포착하며 살면 그 어떤 성취감보다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삶을 낭비하는 대신 주변의 일상을 돌아보고 기쁨을 얻는다면 삶이 즐겁지 않겠는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어제와 똑같은 오늘임에도 새롭게 보일게 분명하다. 실패하는게 겁나고,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기 인생의 주인공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과 같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면 엉뚱한 것, 예를 들어 소유물에 집착하고 만족을 느끼려고 발버둥을 치게 된다.

 

나를 인정하고, 내 삶의 주인이 나라는 걸 깨닫는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작가가 전해주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인간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기에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짬을 내 보는게 어떨까. 저자가 추천하는 79가지의 방법들 중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가 하기엔 버거운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결국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건 본인이기 때문에 길만 제시 받은 정도로 참고하면 될 것이다.

 

 

영화배우 루시 볼- 먼저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간다.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싶다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

 

무용수 마사 그레이엄- 몸은 신성한 옷이다. 몸은 당신의 첫 옷이자 마지막 옷이다. 그 몸으로 세상에 와서 그 몸으로 떠난다. 따라서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우 해야 한다.

 

작가 앤 윌슨 세프- 완벽주의는 최고의 자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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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 - 짖기, 물기, 대소변가리기, 유기동물 입양교육
잰 페넬 지음, 정재경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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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프로그램을 보면 아이의 잘못된 태도는 결국 부모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된다. 부모는 자신의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채, 아이가 극성스럽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걸 안타까워하고 화도 낸다. 정말 누가 봐도 콕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아이가 부모가 변하자 곧바로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많이 배우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이 생각난 건 개의 경우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공격적이고 사나운 개를 만나거나 말썽을 피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골칫덩어리라 여겨 쉽게 포기하거나 때로는 안락사를 시키려고 한다. 개의 행동의 책임을 온전히 개 에게만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폭력적인 개의 곁엔 폭력적인 사람이 있다며, 반려인이 차분하고 편안하면 개도 평안하고 즐겁게 뛰노는 것을 볼수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개를 훈련시킬 때 목줄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끌어 당기거나, 엉덩이를 땅에 닿도록 억지로 누르거나 "앉아!" "손!" 하는 강압적인 명령어를 사용해 복종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이게 당연하고 유일한 교육방법이라 생각한다. 주인의 명령을 잘 들으면 착하고 순종적인 개라 여기고, 자신의 말을 개가 이해하는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복종훈련' 방법은 지극히 인간의 편의성만 높일 뿐, 개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개가 "앉아" 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앉는게 아니라 그저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단어와 자신의 행동을 연계시켜 학습할 뿐이었다. 개의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폭력적이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것 뿐이다.

 

이런 훈련방법에 의문을 품은 잰 페넬은 부드럽고 온화하게 다가가는 법을 접목시키며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냈지만, 그렇다고 강압적인 전통 교육방법의 핵심이 사라진건 아니었다. 이런 딜레마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몬티 로버츠의 말 교육법인 조인업(join up) 은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다. 이 방법은 자연 상태의 말을 유심히 관찰해서 배운 지식이라 공포나 강압성이 없었는데, 그와 함께 한 말들이 마음을 열고 온순해지는 걸 보면서 개 에게도 접목시키자고 생각했다. 동물이 마음을 열지 않는 상태에서 인간이 어떤 행동을 요구하면 이는 강압적일 수밖에 없다는걸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잰 페널의 실험은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를 아미시엔봉딩 교육법 이라고 한다. 일단 그녀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들에게 적용해 봤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개가 자신을 우두머리라 여기는 것 부터였다.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중 하나가 '개를 키우는 건 나니까 내가 이집의 우두머리라' 라는 것인데, 만약 개가 자신이 우두머리고 사람은 자신을 따르는 여러 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개가 반려인을 우두머리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말썽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한 잰 패널은 개의 행동양식을 따라 해보기로 하면서 개들 스스로 개들 스스로 나를 우두머리로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내 권위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때 중요한 건 침착함과 일관성을 중요 원칙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개에게 어떤 경우든 소리를 지르며 윽박지르는 것은 신경이 예민한 개로 키우는 지름길 이라는걸 염두해 두자. 반대로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땐 바로 칭찬을 해주는게 중요하다.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개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개들이 돌진하는 걸 멈추고 나를 존중한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내 진로를 방해하는 대신 내가 편히 지나갈 수 있도록 물러서는 행동을 했다.

 

이 교육법의 핵심은 개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동안 개의 규율과 행동원칙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인간의 규율만을 강요했다. 언어와 생각, 행동 습관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을 계속 해 올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발생된 문제를 오로지 개 에게만 떠넘겼다. "이 개는 참 폭력적이야, 정신이 없어, 왜 사람을 무는건지 모르겠어" 하며 말이다. 하지만 개가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딱 하나, 바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에게 입양됐다 파양되는 개의 99.9%가 학대때문 이었다는 사실도 결국 인간의 잘못된 행동이 문제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인간이 개를 키우는 것은 명령을 잘 듣는 똑똑한 애완동물을 원해서가 아니다. 친구처럼, 가족처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개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임을 잘 모르고 있다. 개의 시각으로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함에도 인간의 시선으로만 보니 화내고 실망하고 하는 것이다. 개와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인간의 진심어린 이해라는 걸 이 책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수 있었다. 잰 페넬에게 도움을 요청한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가는 걸 보면서 '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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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원장의 Q&A 산부인과 - 임신 출산,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속 시원히 물어보세요
이재준 지음 / 여름언덕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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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신경써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이 있다. 그래서 산부인과를 가서 진료를 받을 때 궁금한 걸 의사선생님께 묻는다거나 관련 책을 읽거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많이 들고 매번 찾기도 번거롭고 원하는 답을 얻기도 힘들다면 이 책을 읽으며 궁금증을 풀어보는게 어떨까.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심각한 것까지, 이재준 원장이 임산부들에게 자주 들었던 질문과 걱정거리들을 간추렸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 5chapter와 부록 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임신 단계에 따라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궁금증을 찾아 읽을 수 있다.

 

임신을 하면 감기약 하나 먹는것도 혹시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나 싶어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약에 관한 질문들이 많았는데 약물이 태아 기형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전체 기형의 1퍼센트에 해당되고, 임신 4~10주 기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임신 중,후반기에도 약 복용은 신중해야 하는데, 감기약 처럼 통상적으로 처방되는 약이라면 영향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속 쓰릴 때 먹는 겔포스도 필요하다면 먹어도 되고 아기에게 별다른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다는데 약을 먹는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리하다면 먹는게 좋단다. 갑상선 약도 괜찮은데 오히려 갑상선 기능 저하나 항진이 있는 경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산모에게 위험이 닥친다고 한다. 심지어 우울증 약을 처방할수 있고 잘 선택해 먹는다면 괜찮다고 하니 모든 약을 멀리 할 필요는 없겠고 전문가의 상담후에 안심하고 먹으면 될 것 같다.

 

하지만 한약은 조심해야 하는데 한약재 속에 포함된 스테로이드 성분이 여러가지 호르몬으로 바뀌기 때문에 임신 중인 사람도, 배란을 유도하려는 분들께도 권하지 않는다 한다. 피치 못할 상황이라면 임신 초기만이라도 피해야 한다는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약들도 많으니(이 약을 먹으면 아이의 성별이 바뀐다거나 하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약에 이어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게 음식에 대한 것이다. 참치캔을 많이 먹으면 수은중독이 된다는 이야기를 외국사례에서 접했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데,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참치는 대부분 수은 함량이 매우 낮아 심하게 많이 먹지만 않는다면 수은중독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다. 그리고 임산부는 일반인들에 비해 배탈이나 설사 빈도가 잦아 회를 비롯한 날것을 먹지 말라고 한 것인데, 회를 좋아하고 먹고 싶다면 싱싱한 것으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굳이 참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중절 수술에 대한 질문처럼 조심스럽거나 병에 관한 심각한 질문부터 출산 후 언제부터 하이힐을 신을 수 있는지( 출산후 2~3 개월 이후 정상적인 회복상태라면 신어도 되지만 통증이 있다면 굽 낮은 것으로) 같은 재미있지만 궁금했던 질문들이 있었다. 또 수유를 하면 월경은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처럼 궁금하고 꼭 필요했던 것등이 들어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다.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지만, 평균적인 배란일 측정 방법에 대해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 잡아주는게 많았는데 임신 기간에 왼편으로 돌아누워 자야 태아에게 좋다거나 (엎드려 자지만 않는다면 산모에게 편한 자세가 아이에게 좋다.) 초산일 때는 대개 분만 예정일이 지나야 아기가 나온다거나(모든 임산부들에게 공통적인게 아니다.) 철분제는 임신하자마자 바로 먹어야 한다(빈혈이 있다면 그래도 되지만 정상적인 혈액 수치라면 오히려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등등이 그 것이다. 대부분 의학적인 근거가 없고, 결국 중요한 건 산모가 얼마나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잘 먹고 잘 쉬는지 여부이다. 산모가 편안해야 아이도 편안하게 자랄 수 있으니 말이다. 근거없는 상식에 기대기 보단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찰을 잘 받고 답을 얻는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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