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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나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부터
나왔다
-험프리 데이비
20세기 최고의 우주 물리학자 호킹 박사에 대해 전 부인이 했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 그는 신이 아니라고요"
이 말은 수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늘 옳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멘트로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어이없는
주장을 우리가 <위대한 과학자>라고 여겼던 수많은 과학자들이
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은 과학자들의 흑역사라기 보다 때론 그들의 아집과 자만심이
바로 눈앞에 있는 진실을 가리는 경우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의 천재성에 대해 감탄할 수밖에
없고 늘 성공의 신화로만 봤던 과학자들도 인간이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호킹이 블랙홀이 검지 않았다고 주장한 야코브 버켄 슈타인의 주장에
약간의 분노와 호기심을 느낀 지점엔 아인슈타인이 겹쳐 보였고,
갈릴레이나 케플러 등 역사에 길이 남은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인데,
꽤 깊은 과학적 내용으로 생각보다 내용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천문학자, 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다양한 이론과 배경 등을
알 수 있어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만 과학적 이론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즐기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개인적으론 <2부 생물학자의 흑역사>가 제일 재미있었는데
잘 몰랐던 < 조르주 퀴비에> 비교해부학에 대해 남긴 업적이라든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비교해부학을 연구하고는 <진화론>을
배격한 점 등,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지 못할 그의 행보에
왜 이 책의 제목이 < 과학자의 흑역사>인지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그 외에도 박테리오파지를 찾아낸 델브뤼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의 편견 때문에 더 이상 분자 생물학을 연구할 수 없었음을,
고등학교 과학 책에도 나오는 <조지프 프리스틀리> 역시 그가
탄산수를 처음 만들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그 유명한
프리스틀리의 산소 실험을 교과서 외의 책에서 만나니 조금 더
자세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플로지스톤 설>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라부아지에의 <연 소설>에 밀리고 산소의 중요성을 오히려
놓치는 장면에선 정말 한 끗발 차이구나!! 확인했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의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인 모습과 함께 한계에 부딪치는 과정을
읽다 보니 성공한 과학자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교과서적 내용 이상의 다양하고 깊은 내용을 읽어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주는 데,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이 딱 맞는 부제임을 책장을 덮으며
느꼈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어느 정도의 기초 과학을 아는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과학은 진보하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