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우리 밥상에 얼마나 많은 나라의 농산물들이 올라와지는 가를 실험해 보는 장면을 보곤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나라들 로부터 다양한 농산물이 와 우리 밥상을 점령했다(?)는 것이 그 프로그램의 주제였는데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공산품도 이리 많은 여행을 통해서 우리 손에 올려진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묘한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여행은 마치 동화 같은 분위기의 표지때문에 어린이 동화라는 선입견을 갖게 하는데 실은 주인공이 ’세계화’를 주제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 소재를 찾던 중 자신이 재활용센터로 간 인조 양털로 만들어진 빨간 조끼를 티브이 속의 아프리카 난민 청년이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 이 빨간 조끼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를 마치 일기처럼 이야기 해주는 매우 독특한 형식의 책으로 이 글을 읽기 전까지 세계화에 대해 따로 생각해 본 적도 또 내가 쓰던 물건이 어느 나라 제품인지 정도만 확인했지 사실 그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올까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기에 책의 내용 자체가 신선했으며 술술 읽기엔 전문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물건들이 더 싼 가격을 위해 세계를 돌며 물건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하며 가족과 자신을 위해 엄청난 양의 노동을 견디는지까지, 그리고 세계화란 명목으로 잘 살지 못하는 나라들 이 빼앗기는 것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등의 실상을 느낄 수 있어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간간이 등장하는 우리 나라의 이름 앞에서 나 또한 싼 물건을 살 수 있다고 좋아하기만 했지 그 물건안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이해 하지 못했음을 반성해 보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에게 책을 권해 읽은 아이는 예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며 물건을 아끼는 것 이외에도 물건 속에 담긴 세계 여러 나라 노동자와 국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 을 가졌다고 했으며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에 대해 엄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 었습니다. 독특한 구성과 주제 등이 무겁지만 무겁지만은 않게 잘 서술 되었고 우리가 몰랐던 세계여러 나라의 무역과 어업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강추합니다. 초등 고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꼭 읽도록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