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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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 책이 생각났다.

짧은 단문 위주의 글이 실려있고 (추측건데, 트위터 대통령이란 별명이 있는 만큼, 트위터에 올린 글을 모은게 아닌 가 싶다), 정태련 님이 그린 한국의 민물고기 세밀화가 함께 실려있다. 총 65종의 민물고기가 실려있다 한다.

촌철살인의 글솜씨로 유명한 작가답게, 짧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가지 자세에 대해서, 인터넷에서의 처세에 대해서,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가장 기본적인 사람의 말, 행동 가짐에 대해서 유머러스한 충고들이 담겨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있다."

"산은 정지해 있으되 능선은 흐르고 있고, 강은 흐르고 있으되 바닥은 정지해 있다. 그대가 두 가지를 다 보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산과 강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다고는 말하지 말라.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고인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존버’하라고 외치며, 가벼운 듯 하지만 삶의 정수를 우리에게 던져준 재능은 높이 산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책에 실린 정태련님의 민물고기 그림은 그야말로 정감있고 생생하여, 종이 위에서 금방이라도 뛰어 오를 것 같다. 물고기 이름이 궁금했는데, 책의 말미에 실려있었다. 이외수라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물고기 세밀화만으로도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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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파리는 언제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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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이야기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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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사실주의 소설가로 찰스 디킨스, 샬럿 브론테, 존 러스킨 등과 교류한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다양한 계층의 삶을 섬세하게 그렸으며, 고딕 문학에서도 존재감이 크다고 한다. 문학에서 고딕은, 초자연적인 현상, 유령의 두려움, 현재에 드리워진 과거의 공포 등을 이야기한다.

에세 시리즈에서 네번째로 나온 작가의 ‘고딕 이야기’는 지금도 무시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며 인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두려움, 공포를 반영한 이야기들이다. 7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
사람들은 어떤 것에 공포를 느낄까? 이 소설집에서 다룬 소재들을 보면 뜬금없는 상상 속의 공포가 아니라, 익숙한 어떤 것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두려움을 다룬다. 언제나 그 속에 있을 것 같던 환경이 바뀌면서, 보호받지 못하고 내처지면서 초래된 죽음과 그 이후를 다룬다.

실종 (예전일수록, 고향 또는 집을 떠나 아는 이 없는 어떤 곳으로 간다는 것은 생존 그 자체에 대한 위협이었고, 떠나는 이 또는 떠나 보낸 이는 미래를, 그 향방을 모른다는 것에 대해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 신분 차이가 나는 결혼 (신분체계가 뚜렷했던 과거 영국 사회를 비추어보면, 다운 그레이드된 결혼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의 외면을 받았고, 더구나 다중의 축복을 받지 못한 또는 비밀 결혼의 경우 거의 늘 그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 , 신분이 불확실한 사람과의 얽힘 등이 두려움을 가져온다.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늘 두렵다.

이 소설집에서는 특히 여성을 주인공으로,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다수 실려있다. 자신의 삶이 가장의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 되었던 시절. 사랑은 선행조건이 되지 못했던 시절. 우리나라도 그러했었다.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삶을 살아야했던 많은 여인들의 한이 귀신으로 표현되기도 했는데, 똑같았다. 저자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사실주의 작가로 꼽히는데, 이러한 여성들의 억울함, 한을 ‘고딕 문학’이라는 장르에 의지해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잘 알려진 고딕 소설로는, ‘프랑켄슈타인’, ‘폭풍의 언덕’, ‘드라큘라’, ‘지킬 박사와 하이드’ 등이 꼽힌다고 한다. 이 소설들을 공포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ㅎㅎ 살다보니..사건 사고 뉴스만 봐도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가능한, 업을 쌓지 않고 살아야지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에세서포터즈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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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한계는 있지만 적절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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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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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하..소설인지 다큐인지. 진짜 추천사에 나온 표현처럼 ‘하이퍼리얼리즘’ 그대로 이다.
잠실 주공아파트가 재건축되고 들어선 고층아파트에 입주해서 살고있는 중산층 입주민들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초등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대치동에 진입해서, 자신의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고, 최고의 학교로 진학해서 이 나라의 상류층에 당당하게 입성하기를 원한다. 그들과 그들의 주변 인물들, 학습지 선생님, 과외선생님, 학교, 교사, 도우미, 고학생 들의생활, 생각을 극명하게 대비하여 그리고 있다. 그리고 사람만이 아니라 길 하나만 건너면 환경이 완전히 (?) 바뀌는 빌라촌에 대한 대비도 치밀하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읽는 내내 숨이 막혔다. 언급되는 여러 사건들도 뉴스로, 풍문으로 들었다. 그 치열한 상황을 나도 겪어 봤기 때문에 갑자기 훅, 10여년 이전으로 돌아간 기분마저 들었다. 나의 모습은 그 중 누구였을까.아이 셋을 키우면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서야 온몸으로 겪고 아파한 후에야 알았다. 그리고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볼 수 있는 나이가 되고, 아직도 그 상황은 여전히 진행중임을 알기에 안타깝다. 아마도, 내 아이들도, 자신의 아이를 가지면 또 그렇게 안달복달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이 떠올랐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인간애를 보여주며 희망을 보여줬던 정세랑의 소설과 다르게, 이 소설, ‘잠실동 사람들’은 담담히 현실 그대로를 묘사한다. 그래서 희망도 없다.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이 그 곳을 떠난 모습만 그리고 있다.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 사회는, 우리 시스템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운용되고 있는가?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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