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연 뮤지컬 <빅 피쉬>의 원작, 팀 버튼 감독의영화 <빅 피쉬>의 원작.
책을 덮고 상상해 본다. 팀 버튼의 영화는 어떤 색깔일까.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그간 봐 왔던 팀버튼의 색채가 있어서인지, 내 상상과 다르지 않다.
알록달록 환상적인 색채와 마법이 어울어진 화면이 이 책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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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페이지에, 아버지의 생이 다해갈 무렵, 아버지와 마지막 자동차 여행을 한 기록이 나온다.어느 강가에서 아버지와 강물에 발을 담궜는데 문득 아버지는 ," 어릴적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그 말에 한번도 아버지도 소년이었고, 젊은 청년이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음을 자각한다. 그 순간, 아버지는 새로운 존재로 각인된다.
샐러리맨으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는 장기간 집을 비웠고, 돌아와서 그동안의 모험을 아들에게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상상과 유머와 합쳐져 새로운 이야기가 잉태되곤했다.
이야기 속에서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였고, 위대한 사람이었고, 영웅이었고, 신화같은 존재였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
이제는 돌아와 집에서, 가족들 곁에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 아버지는 고백한다. "나는 아버지로 네게 한두가지는 가르치려고 했다. 정말 노력했다...그래서 알고 싶은게 있는데, 내가 내 일을 제대로 한 것 같니?.....내가 죽기 전에만 말해다오. 내가 네게 가르친 것이 무엇인지 말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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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허황된 이야기만 늘어놓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였음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아버지는 위대한 사람이, 큰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고 싶어했지만, 아들은 삶을 함께 나누는 것에 의미를 둔다.
" 한 남자가 자기 아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위대하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대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나의 아버지요, 위대한 남자 에드워드 블롬이로다."라고 기사(?)수여를 한다. 아마도, 아버지의 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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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진리, 진실을 아버지와 나누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농담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한다. 이야기 속에서 영원히 사는 삶을 택한 아버지. 아들이 그렇게 이야기속의 위대한 인물로 기억해 주기를 원하는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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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나는 부모님을 어떤 존재로 이해하는지 생각해 본다. 어릴때는 완벽한 존재였던 부모님이, 함께 나이 먹어가면서 더이상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때 느꼈던 실망감이 지금은 연민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도움을 주기 보다 내 도움이 더 필요한 존재. 너무나 연약해지고, 그래서 안타까운 존재. 하지만 그러면서 점점 나 자신이 부모님을 닮아가고 있음을 (신체,외모, 기질 전부 다!) 자각하게 되는 아이러니.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낳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또한 나는 내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될지. 그냥,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너희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준 엄마였다고 기억해 주길. 그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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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4일부터 예술의 전당 토월 극장에서 남경주, 박호산, 손준호등의 출연으로 뮤지컬 <빅 피쉬>가 공연된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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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