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쟁기 마르코폴로의 도서관
이타마르 비에이라 주니오르 지음, 오진영 옮김 / 마르코폴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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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의 최종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궁금했던 이타마르 비에이라 주니오르의 소설 ‘휘어진 쟁기‘는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2019년 포르투갈어권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레야 상과 지부티 상, 오세아노스 상을 수상했고 현재 브라질에서최고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작가는 지리학을 전공하면서, 바이아 주의 도망 노예들의 공통체인 킬롬보를 주제로 해서 박사 논문을 쓰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침, 이 소설도 노예생활에서 놓여난 흑인 후예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현지 조사 활동을 하던 중에 느꼈던  주민들의 오랜 세월 토지에 대해 간직해 온 사랑을 문학적 형태로 남기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현지 조사를 통한 탄탄한 정보에 저자의 피조사자들에 대한 애정에서 이 소설이 나왔다.

이렇게 서두가 길어지는 이유는 (나는 독서기록을 짧게 남기는 편인데), 사실 서두에 쓴 것이 이 소설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브라질 샤파타 지아만치나 지방의 역사를 배경으로, 두 주인공 자매인 비비아나와 벨로니시아의 목소리를 통해, 이 지역주민의 역사인식을 대표하는 한 신령의 목소리를 통해 이 지역 사회 모습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호기심이 불러온 참사로 비비아나는 혀에 상처를 입고 벨로니시아는 혀를 잃는다. 그들이 사는 곳은 아구아 네그라 농장으로, 해방된 흑인들이 소작인으로 일하며 사는 곳. 주인은 흙과 짚으로 지은 집과 집 주변의 작은 땅에서 야채를 기를 수 있게만 허락한다. 그곳 주민들은 소작으로 얻은 수입으로 근근히 살다가 집이 허물어질 무렵 세상을 떠나는 강요된 무소유의 삶을 산다. 자매의 할머니는 산파(엄마가 이어서), 아버지는 신내림을 받은 치료사로 주민들의 존경을 받지만 다른 주민들과 똑같은 소작인의 삶을 산다. 그런데 세상은 변해가고 주민들의 그 땅에 거주할 권리 요구가 거세지는 와중에 자매 가족들의 삶도 거센 풍랑에 휘몰린다.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아프리카로부터 시작되는 그들의 신앙, 생활 습관, 사고 방식 등을 묘사했는지, 소설을 읽다보면 눈 앞에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불쑥불쑥 펼쳐지는 것을 느낀다. 눈 앞에서 자레 의식이 펼쳐지고, 그들의 초라한 흙집 안 제단에 놓여진 각종 신상들- 토속 신상의 대상 뿐 아니라 카톨릭 성인들의 신상도 나란히, 사이 좋게-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공을 따라 땅에 누워 하늘과 땅과 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주인공들의 서사도 어떻게 이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되고 (할머니로부터 손녀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은 순환적이고 이어져있다), 그들과 주민들의 삶은  사는 곳의 자연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통째로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강력한 생존 의지. 아무것도 없지만 그들은 살아낸다.

너의 행동이 네 힘과 인생행로를 만든다. p92
강한 자는 이 땅 위에서 언제나 살아남는다.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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