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시 브뤼주
조르주 로덴바흐 지음, 임민지 옮김 / 미행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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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최근 오페라 #죽음의도시 원작 소설이다.
국립오페라단의 인스타그램 이벤트로 원작도서를 선물 받고, 오페라 보고 받은 감명이 잊혀지기 전에 얼른 읽었다.

벨기에 출신 작가 조르주 로덴바흐가 파리에서 집필한 상징주의 소설.
그래서 프랑스어로 서술했고, 벨기에 사람들은 플랑드르어로 쓰지 않아서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이 소설은 작품 속에 35장의 사진 삽화를 넣어,최초로 사진 삽화가 수록된 소설이 되었다고. 소설 속 사진은 모두 벨기에의 브뤼주 사진이고, 작가가 밝힌 것처럼, 도시 브뤼주는 그 자체로 등장인물이고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브뤼주에 살았던 적이 없다고 (작가 부모의 고향).

브뤼주는 아내의 죽음, 아내의 죽음으로 위그(주인공)가 겪는 죽음과 같은 고통, 또 아내의 분신같은 제인의 죽음 그 자체이다.
위그는 10여년간의 행복했던 결혼 생활을 아내의 죽음으로 마감하고, 왠지 자신의 현재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생면부지의 도시 브뤼주로 이사온다. 북유럽의 베네치아라는 브뤼주는 도시를 휘감는 검은 운하의 물결이 위그로 하여금 죽음을 동경하게 한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위그는 자살을 꿈꾸지만, 자살을 하면 분명 천국에 있을 아내와 영원히 헤어지게 될까봐 자연스러운 죽음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살았지만 죽은 듯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거리에서 아내를 똑닮은 여인을 만나고 그녀에게서 생의 다른 면을 발견한다. 그녀 제인은 여배우로, 죽은 아내와는 딴판이다. 제인은 위그를 유혹해서 (위그가 오래지않아 죽을 것이라고 믿고) 한 몫 단단히 챙기려 한다.  그런데..

확실히 책을 읽으니, 오페라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위그의 감정선을 보다 분명히 보여준다. 그가 걷는 길 하나하나에서, 구비구비 흐르는 검은 물결에서, 심지어 날아오르는 백조 한 마리에 그리움이, 아쉬움이 담겨있다.
소설을 읽어가며, 수록된 사진을 보면, 회색빛으로 촬영된 도시 이곳 저곳이,  소설 속 안개가 끼고 정체되고 예비된 죽음을 의미하는 듯한 거리 여기저기가 ‘더이상 말하지마, 여기를 봐!‘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정작 브뤼주에 살던 주민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똑같이 여기고 있는지, 조르주 로덴바흐가 죽음의 도시라고 칭한 것에 혹여야 반발은 느끼고 있지 않은지. 나라면....정말 싫었을 것 같다. 소설을 덮고, 인터넷으로 벨기에의 도시 브뤼주 (브뤼헤)를 검색해 본다. 붉은 벽돌건물이 고색창연하게 펼쳐진 중세의 도시, 커다란 성당 건물과 드높은 종탑, 거리를 감싸는 운하 등 칼라로 보는 브뤼주는 너무나 아름답다. 다시 유럽을 방문하게 되면 브뤼주도 들러보고 싶다.

오페라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정말 애도의 기간은, 애도의 깊이는 어느정도가 알맞을까? 사람마다, 그 상실감마다 다르겠지만. ‘그럼에도..‘라고 감히 단언해서 말할 수 있을지. 또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 자신의 소설과 거의 100% 일치하는 사진을 올리는 작업을 할 수 있었는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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