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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정치·직업으로서의 학문 ㅣ 현대지성 클래식 57
막스 베버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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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제국은 11월 혁명으로 무너지고 바이마르 공화국이 세워졌다. 독일의 대학생들은 혼란한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와 학문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당대 존경받던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에게 물었다. 학생들은 베버가 당시의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해주길 기대했는데, 베버는 정치적 사견보다는 변화하는 시대에 직업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이 갖는 의미를 피력했다.
막스 베버는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가 진정한 ‘예언가‘로서 책임 윤리를 바탕으로 시대의 소명에 따라 사람들을 조직하고 국가에 부여된 강제력으로 과제들을 해결해야한다고 보았다. 반면 학문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학문적 영감과 열정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한다고 본보았다. 학자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따라 학문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베버가 자유학생연합이 주최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이라는 대중 강연회에서 행한 두 번의 강의를 담은 것이다. (~학문은 1917년 11월 7일, ~정치는 1919년 1월 28일) 강의 날짜를 더듬어보면 당시 유럽의 상황이 얼마나 급변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베버는 감정적인 흥분과 격적으로 이루어진 혁명운동이 가져올 미래의 결과를 암울하게 예측했지만, 그럼에도 날마다 주어지는 일을 성실히 해나가는 사람에게는 미래의 희망이 있다는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우리가 알다시피, 얼마되지 않아 독일에는 나치당이 등장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지구인은 지옥을 경험한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다시금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공화국인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현실, 나아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및 세계 여러나라에서 보이는 혼란상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것인가. ‘세계화‘의 흐름을 낙관적으로 본 나는 개개의 나라는 의미 없어지고, 인류는 ‘지구인‘으로서 자유롭게 오가며 다같이 잘 사는 미래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적자생존의 자연 법칙은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변하지 않은 듯하다. 정말 베버가 생각한 것처럼, 통찰력있는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가 짠하고 나와야할 것인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설령 그런 지도자가 나타난다해도 100%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텐데. 더구나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선동가들의 거친 또는 달콤한 언사에 언제까지 휘둘릴 것인지. 베버가 주창하는 학자로 행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귀한지.
막스 베버의 이 책은, 정말 절절하다. 베버의 안타까움이 절로 읽혀진다. 유럽의 정치사를 함께 훑고 있어서 읽기 쉽지 않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이해하기 한결 수월하겠지만, 옮긴이의 해제는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베버의 절절함을 함께하며 이 책을 읽었다. 베버가 있었어도 독일은 그런 길을 갔다. 우리는...??? (다행이도, 베버는 1920년에 사망했다.) 추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