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타르인의 사막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3
디노 부차티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타타르인의사막 #디노부차티 #한리나 옮김 #문학동네
2021년 북클럽문학동네를 신청하면서 구매한 책. 이제서야 읽다.
와우..이 책. 너무나 매력적이다.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드로고는 중위로 임관하면서, 국경 요새로 배치된다. 그 곳은 북쪽의 사막지역을 경계하는데, 시간이 멈춘 듯이 조용한, 그날이 그날인 곳이다. 군인으로서 드로고는, 그리고 그 곳에 주둔 중인 모든 군인들은, 전쟁이 일어나서 군인으로서 영웅적인 행위를 할 수 있기를 꿈꾸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첫 날, 요새에 도착한 드로고는 곧 도시로 돌아가려 하나, 모호한 그곳의 분위기에 매료되어 평생을 보내게 된다. 30년이 흐르고..
군대의 존재는 무엇인가? 군인의 가장 큰 목표는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 혹은 그 존재로 평화를 유지하는 것. 강한 군대가 있는 곳은 침탈을 당하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군인들이 강렬히 바라는 삶의 목표인데, 우리네 인생사로 비유하자면 여러가지가 해당될 수 있겠다. 이 소설은 1940년에 출간되었다. 세계 제2차대전이 발발하던 무렵. 작가도 참전했다고 한다. 무엇을 위해 피를 흘리는지 명목마저 모호하던 그 당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 왜 존재하는지, 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한다. 읽다보면 그저 무한정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 드로고의 삶이, 생각이,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기 때문에. 드로고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한정 오지 않는 적을 기다리는 대신에, 도시로 나와 다른 사람들처럼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또한 지나고 보면 별게 아니다.
요새의 사계절, 24시간을 묘사한 문장들이 너무나 멋지다. 결국은....시간이 승리한다.
˝그의 시선은 다시 한번 창 밖으로 향하고, 자신의 마지막 몫인 별들을 보기 위해 아주 짧은 눈길을 던진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아무도 그를 보지 않지만, 그는 미소짓는다.(p281)˝
사실, 작가에게 좀 유감이다. 주인공에게 조금은 더 아량을 베풀어주었으면 좋았으련만.
---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북리뷰로 기록될 듯.